정월 말날(午日)에 장 담그기
(민조시)

박 민우

1.

마누라
정월 말날
장 담기로,
메주 닷 되,
소금 서너 되
샘물 한 말 두되.

국산콩
10만원에
소금값 만원
샘물값 8천원.

2.

옆 동리
시어머니
메주 닷 되,
소금 서너 되
수돗물만 사용.

수입콩
3만원에
소금 6천원
수돗물 됴오타.

검정 숯
빨간고추
새끼줄 솔잎
그놈 구하러,
쨍쨍한 땡빛에, 
종일 헤메였다. 

신년원단(新年元旦)
(민조시)

박 민우

수리라(surila)
수라(sula) 수라(sula)
태양 생날(生日) 라(La)
설 수라 날 수라,
갑오신년원단(甲午新年元旦).

설날
(민조시)

박 민우

차(茶)
례(禮)
향(香)
드리옵고
아침 한밝해,
잔속에 비치네.
 

* 수라(sula), 수리라(surila) : 설은 원래 '태양의 날' 이라는 뜻이다. 천축 실담어로 '수라 sula' 또는 '수리라 surila'라고 한다. 그 밖에 왕, 영웅의 뜻도 있다. 신성하다는 뜻도 있다.
 신년원단(新年元旦)이란 말도 해가 처음 뜬다는 뜻이다. 영어 Sun(태양)의 어원도 실담어 수리라(surila) 이다.

* 라(La) : 태양의 神, 왕, 영웅. 수메르어, 이집트어, 실담어 공통. 한자로는 日(날).

* 於冬至 一陽始生  一聲鷄 已報春風(어동지 일양시생 일성계 이보춘풍) : 동지 때가 되니 양의 기운이 처음 생겨나고 새벽 첫닭 울음소리가 이미 봄이 왔음을 알리는구나.

[자유문학] 2014년 봄 . 91호 민조시 원고 및 자유시 응모 원고 제출

제출 날짜 : 2014년 2월 2일

주소 : 대구시

성 명 : 박 민우

생년월일 : 1961년 생, 만 53세

 *** 민조시 부문 원고

1.
보석같은 사랑
(민조시)

박 민우

사랑은
비누풍선

빛깔은 보석
실체는 물거품.

2.
해바라기
(민조시)

박 민우

소금꽃
한듸에서

돌아 쨍쨍
누우며 쨍쨍
햇볕을 쪼인다.

3.
거꾸로 쓰는 詩
(민조시)

박 민우

방향을 잃었나 거꾸로 쓰는 詩,
가슴은 팔딱팔딱 오갈데 없네
그리운 님 찾아, 돌아서 갈까나.

방향을 잃었나 거꾸로 쓰는 詩,
돌아서 갈까나, 님 찾아 갈까나.
오갈데 없네 팔딱팔딱 내가心

4.
커피 마시는 법
(민조시)

박 민우

커피를
마실 때는

첫사랑처럼
뜨겁게 마시자.

사랑을
할 때는,

천사의
눈빛 같은
함초롬 커피
사랑 차랑 초롱.

사랑이
끝나면,

나찰의
얼굴 같은
블랙커피로
한잔 핫(Hot) 한잠 쿨(Cool).

*** 나찰(羅刹) : 불교용어, 악마의 이름. 푸른 눈과 검은 몸, 붉은 머리털을 하고서 사람을 잡아먹으며, 지옥에서 죄인을 못살게 군다고 한다. 나중에 불교의 수호신이 되었다.

5.
달 그림
(민조시)

박 민우

달 보고
별 보고

추야월명(秋夜月明)
임 보이는 밤

뜨는 해 무정타.

6.
타타 따
(민조시)

박 민우

동방에
빛의 나라

환 단 한(桓 檀 韓) 불빛,
영원히 타타 따(地).

7.
烏瞰圖를 푼詩
(민조시)

박 민우

十三人
십삼아해
좃쌈일이오
一은1三은3.

막다른
골목길이
適當한事情
안하야도좃소.

8.
옴(悟) 詩
(민조시)

박 민우

해뜨라
해뜨라

一 中 無

中은 一
中은 六
中은 無

六은 一
六은 中
六은 無
六은 옴
六은 人
六은 育

잘자라라

그中에 六
中中에 中

心中에 一
心中에 中
心中에 六
心中에 無

一中 六 一無

나는 宇宙 中心,
天符印 八十一.

9.
이상난동(2009.3.19)
(민조시)

박 민우

오늘은
하루 종일
무료함 때문
거리에 나갔다.

오가는
그 길가에
목련화 매화
동시개화 한창.

삼월이
들린 가슴
빗장 걸린 창
때 아닌 개화는,
개벽의 뜻인가.

10.
메밀꽃은 피는가
(민조시)

박 민우

한잔 핫
한잠 쿨

밤은 짧고
새벽은 길다

밤의 나그네,
새벽의 화신,

메밀꽃 피는 밤.

이하
자유시 부문 응모작

1.
메밀꽃은 피는가
(자유시)

박 민우

그대 한잔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나는 새벽바람에 잠 설친다.

늘 그리운 밤은 짧고
그대의 새벽은 길다.

밤의 나그네 길 떠나면
새벽의 화신 만종을 울린다.

긴 것은 긴 대로
짧은 것은 짧은 대로

메밀꽃 피는 밤.

*그대는 까페‘메밀이야기’의 女주인.

2.
莫逆하오
(자유시)

박 민우

섬섬옥수 이른 아침에
진눈깨비 맞으며 산으로 갔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엔
진눈깨비가 미워진다.

눈인지 비인지 알 수 없는 진눈깨비,
실연의 날들이 사연이 되어가는,
우린 莫逆하오.
 

3.
회신
(자유시)

박 민우

삶이고단하시다니그러다우울증이라도걸리면곤란해요40대후반에갱년기가오고쉽게우울증에빠질수가있습니다그러니긍정적으로살려는마음이필요합니다누군가와다툰다는것은정말피곤한일이지요한잔하던지아니면푹쉬는것이좋을것같습니다이런회신처럼때로는정해진법칙을벗어나는것도삶의활력소가될것같네요세상살이힘들다는말은너무흔하지않던가요이회신에는마침표가없습니다

4.
추억
(자유시)

박 민우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빛바랜 사진 속에 시들지 않는 사랑,
시방도 그리움이 친구처럼 속삭인다.

5.
안개 낀 밤의 데이트
(자유시)

박 민우

경희궁 늦은 밤
안개 자욱한 밤
커피 한잔 오백원.

6.
쓰고 싶다
(자유시)

박 민우

나는 네가 이 편지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내가 말하고 싶을 때 언제나 내 곁에 없는 사람처럼
대답도 없고 말도 없고 인상도 찌푸리지 않으니
내가 이 편지를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알 수 없어 가슴 졸이는데
또 한편 우리가 언제 만났는지 아니 만났는지
그것이 그토록 그리운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며
안녕을 말하고 싶지만
너의 마음조차도 알 수 없으니
이런 의미 없는 편지는 그만 쓰고 싶다.

7.
오월애(五月崖)
(자유시)

박 민우

노랑 꽃 떨어져
어느덧 두 해

슬픈 5월崖
새꽃 피었네

작은 비석 하나
홀로 외로울까,

그 이름 부른다
오월의 사랑.

*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을 추모하며...   2011.5.23

8.
술 詩
(자유시)

박 민우
술은 영혼의 각성제,
한잔 하면 간에 도달하고,
두잔 하면 골수에 이른다.

세잔 하면 영혼이 깨어나고,
네잔 하면 사망이다.

영혼과 만날 수 있는 시간,
후회하지 마라 세잔이면 족하다.

9.
병 詩
(자유시)

박 민우

한잔 술에
취하면,
병이 뭔지 몰라.

두잔 술에
취하면,
병이 병인 줄 알고.

세 잔 술에
취하면,
병이 병이라.

10.
겨울에 떠난 3人에게
(자유시)

박 민우

떠나는 사람
눈길 위에 발자국 남기지 마오.

찬바람 불면
옷섶 깊숙이 넣은 두 손 흔들지 마오.

십 리 가시밭 가는 길에
눈물일랑 흘리지 마오.

그리움도 설움도 다 잊고
돌아올 기약은 하지 마오.

긴 겨울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편지 한 장 써서 부치니 그대여 잘 가소.

*2011년 겨울에 별세하신 율곤 이중재선생님, 서춘화 처형, 엄순연 장모님을 추모하며 이 詩를 바칩니다.

11.
種의 사망
(자유시)

박 민우

2012년 12월 31일, 짧은 시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야후가 죽었다.
때마침 새해를 알리는 대포에 저격당했다고,
오늘 아침 신문에 대서특필 될지라도
나는 너를 죽이지 않았다.

12.
나를 부르는가
(자유시)

박 민우

서창 붉은 노을이
할 일 없이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가

내일 나의 일이 끝나면 나도 그대처럼
서쪽에 해가 되어 그대 마음 비추리.

13.
절망하는 이에게
(자유시)

박 민우

기적을 팝니다.
아쉬운 마음, 절망하는 이에게,

7월의 태양보다 뜨거운 강심장을 울리며 먼 길을 달려온 사람,
장대처럼 쏟아지는 소나기에 피할 곳 없어서 그냥 서 있는 사람에게,
기적을 한 움큼 두손에 담아 드립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최초의 기적입니다.
못생긴 핏덩이 하나 자라서 기적처럼 살아왔습니다.
그것이 당신입니다.

쭉정이 가득한 묵정밭에서,
한 움큼 기적을 손에 쥐고 외치세요.

"모래 위에 쌓은 성은 언젠가 무너져 내린다."

나의 기적은 그것이 값입니다.

 
14.
유리문에 걸린 OPEN  & CLOSED
(자유시)

박 민우

지금은 오전 7시 4분, 비는 밤새도록 문밖에서 주인장을 외치고 있었다.
" 어찌 내가 왔는데 Welcome이라 하오.
나는 밤새도록 주인장을 깨우려고 천둥소리를 울렸소.
어둠이 무서워 번개를 치고 또 쳤지요.
주인장은 빗장을 걸어두고 어찌 Welcome이라 하는 것이오.
차라리 Closed를 걸어둔 것이 더 반갑구먼요.
나 못 들어오게 화분을 놓아두었군요.
난 밤새도록 난초의 속옷 깊은 곳까지 들어가 자양분을 부수고 똥구멍으로 빗물을 펑펑 흘려보냈다오.
이토록 지독한 비는 예전에는 본 적이 없었을 거요. 이제 가리오만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할 것 같소. "
나는 객이오만 그대의 등 뒤에는 Open만이 보이는구려. 아마도 이 집이 헐리고 나면 나 또한 그대를 평생 잊지 않을 것이오.

*까페 ‘메밀이야기’에서

15.
詩의 홍수
(자유시)

박 민우

2012년 3월 5일, 하늘에서 홍수 같은 비가 쏟아진다.

어느 날이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매일 이 비를 맞으며 쏟아진 쓰레기 더미에서 아주 가끔은 천재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내심 詩의 의미를 말하고자 하면, 주꾸미 드러누운 솥뚜껑 위에도 한바탕 땟국이 쏟아지는데, 쓰레기의 홍수는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타오르다 곱창, 막창, 똥집, 소주 그리고 친구, 모두가 뒤엉켜 집으로 간다.

아침이라 하기가 무섭게 홍수는 시작되었다.

밤새도록 내린 詩 때문에 지구촌 곳곳이 홍수에 잠기며 그 운명 조차도 작가의 손을 떠나고 이제 종말을 준비한다.
내 평생 사막을 걷다가 곰보를 만나든 째보를 만나든 사람만 보면 반가운 것을 매일 보는 마누라 얼굴은 쓰레기 같더라.

시인은 쓰레기 더미에서 천재성을 발견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쓰레기만 보일 뿐이다.

16.
詩의 역습
(자유시)

박 민우

말하자면 당신은 농부이오만
나는 광부올시다.

詩를 써놓고 보면
농부의 마음은 자연에 순응하고
광부는 맥을 찾는 것

둘이서 바라는 바는 같지만
동짓달 매서운 바람 부는 아침에
그대 아랫목에서 움츠릴 때
광부는 40도 무더운 동굴 속으로 흔쾌히 들어간다오.

詩의 난해함이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파 내려간 동굴 속에서 맥을 찾는 기쁨이라 하겠소.

17.
水源客(수원객)
(자유시)

박 민우

마침 비가 내려서 오늘은 水의 근원을 찾으러 나섰다.

흐르는 水의 根源을 찾으려 깊은 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水의 근원이 아니었다.
水는 구름을 타고 神壇樹 아래 옛터로 내려왔다.

五加의 우두머리는 팔백 무리를 이끌고  波奈留에서 天海의 동쪽으로 흘러 十二國 朝鮮의 深山幽谷에 이르니 비로소 山川樹木은 活生하더라.

나그네 쉴 곳은 찾지 못하였다.

*수원객(水源客): 물의 근원을 찾는 사람, 역사를 물의 근원에서 찾는다.

18.
물의 근원
(자유시)

박 민우

물의 근원으로부터 역사는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수많은 존재의 한계를 넘어 한수(漢水)가 되고,
우주의 끝을 향하여 날아간 사람은 은하수(銀河水)가 되었다.

물과 같은 것은 무색하다.

물이 검은지 하얀지 알지 못하고,
북방의 주인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19.
자작나무에게
(자유시)

박 민우

내 구차한 것은 자작나무 숲으로 가리라
나는 그곳에서 오로지 이파리 하나 되기를 바란다.

구만리 향한 웅상(雄常)은 하늘에 닿고
속살까지 하얗게 흰 옷 입었거늘

자작나무가지 끝에 어린잎 되어
삭풍에 눈비 맞아도

나는 백의민족이었음을 기뻐할 것이다.

20.
웅상(雄常)과 부상(扶桑)
(자유시)

박 민우

 숲은 대자연의 정기로 가득차 있다. 북쪽 하늘아래서 수정자(水精子)의 사명을 받은 자작나무는 죽은자의 영혼을 거두고, 새 생명을 잉태하여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긴 겨울이 시작될 무렵, 일침을 드리운 송백(松柏)이 만방의 미소를 띠며 머리를 빗는 동안, 자작나무는 속살을 드러내며 하얀 옷을 벗어 망자에게 입혀준다.

 외 뿔 기린이 하늘로 날아 오를 듯 무덤 속에서 날개를 펼칠 때, 자작나무는 붓을 쥔 화가에게 끝내 속옷까지도 벗어 보였다.

 자작나무의 위엄이란 대체로 겨울이 시작된 후에 알 수 있다. 추운 겨울이 올 때까지 노란 단풍을 차려입고 해발 2,000미터에서도 층층이 군락으로 서 있는 자태를 보면 '숲의 여왕'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세한(歲寒)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는 것처럼, 활엽수의 몸으로 영하 70도까지 곤두박질치는 시베리아에서도 강하게 살아남는 생명력을 보노라면 과연 웅상(雄常)이로다.

 그대가 백의(白衣)를 입은 것처럼 한民族의 기상도 자작나무 숲에 깃들어 있다.

 청정자(靑精子)는 태목(太木)의 힘으로 동방을 다스리니, 봄이 오기 전부터 해중(海中)에는 부상(扶桑)이 자라고 있었다.

 빛은 동방에서 시작되어 봄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희망을 가득 안고, 뽕나무 가지에 잎이 되어 미소를 띤다.

 그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면 여름이 시작되고, 한잎 두잎 일만 번의 꿈을 따도 무성한 가지에는 '오디'가 열린다.

 오감(五感)의 정기가 뭉쳐 검은빛을 발하니 과연 부상(扶桑)은 동녘에서 태양을 싣고 온 것이다.

 여름, 그것은 대동이(大東夷)가 걸어온 문명의 발자취, 불함삼역 발해 천지에 뽕나무가 자라서 마고의 전설이 되기까지, 실로 동이(東夷)는 청정자(靑精子)의 사명을 다하였다.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 그러나 대동이(大東夷)는 10,950년 환인씨(桓因氏)의 역사(歷史)와 만대(萬代)의 영화(榮華)를 후세에 길이 전할 것이다.

 해를 안고선 동녘의 부상(扶桑)나무에 동이(東夷)의 잎들이 돋고, 천산(天山)에서 황궁씨(黃穹氏)의 조음(調音)이 길게 울리면, 마고(麻姑)의 예언은 이루어지리라.

 " 왕방평(王方平)이여 동해가 다시 흙먼지를 일으키니, 하시(何時)라도 봉래(蓬萊)가 다시 솟아오를 것이오이다. "

21.
봉래산 금동 향로
(자유시)

박 민우

 봉래산(蓬萊山) 령봉(靈峯) 부상나무에, 고요히 서 있는 저 주작(朱雀)만이, 그 옛날 발해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을 뿐, 그 누구도 우리 역사를 알지 못하는 구나.

 신선의 발자취는 바다 속으로 사라졌으니, 파도는 쉼없이 물결치며, 남명(南冥)으로 날아간 붕새(鵬鳥)가 있는 곳으로 흘러간다.

 구만리 하늘 아래 붕새(鵬鳥)가 있으니, 아! 세월은 더디기만 하여라.

22.
학(鶴)
(자유시)

 
 박 민우

 시베리아의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두루미는 태양빛 물든 빛깔호수를 떠나 먼 길 남쪽으로 날아간다. 그들의 여정이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 오로지 2만 5천 리 밖 남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두루미는 몽골 초원을 지나 천산(天山)을 넘고, 탑리목하(塔里木河)에 내려와 잠시 옥빛 물든 지유(地乳)를 마신다. 며칠 후면 죽음의 사막을 지나 곤륜으로 날아갈 것이니 내일은 전장(戰場)에 나서는 마음으로 타클라마칸과의 사투를 준비해야 한다. 타클라마칸은 낯선 이방의 새떼들에게 한방울의 물도, 낱알 하나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죽음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곤륜에 닿을 수 있으니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기 위해 이전원(伊甸園)의 빈 들판에 무수히 늘린 낱알을 포기하고, 곤충을 잡아 먹으며 그 단백질로 체력을 다진다.
 
 하루살이는 세월을 알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듯이 쫌뱅이 뱁새 따위가 곡식하지 않는다고 비웃어도 두루미는 묵묵히 내일을 준비할 뿐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날, 두루미는 일제히 상승기류를 타고 단숨에 곤륜으로 날아갔다.
 
 그곳은 북두(北斗)의 푸른 빛이 내려와 온 천지 옥빛으로 빛나는 생명의 땅이다.
 
 아름다움이란 죽음의 사막에서도 일초심(一初心)으로 똘똘 뭉쳐 살아서 돌아오는 것, 그러므로 두루미는 서왕모(西王母)에게 학(鶴)이라는 칭호를 받을만하다.
 
 학(鶴)은 눈부신 비색(翡色) 하늘에서 불로초 입에 물고 구름 위를 날아가 이제 그 마지막 여정지를 찾아 수미산을 넘을 것이다.
 
 
 *두루미 : 산스크리트=두로미, du^ro-mi^ : s species of crane with the red mark on the head (조선 고어 실담어 주석사전 151쪽)

 *빛깔호 : 산스크리트=빛깔호, 일명 '바이칼호'는 빛깔호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하늘에서 태양빛이 비추어 형형색색 빛의 장관을 이루는 호수라는 뜻이다. (강상원 박사 동영상 강의 http://www.pancalas.co.kr/)

 *탑리목하(塔里木河) : 인류의 고향 이전원(伊甸園)이 있는 곳, 일명 에덴동산, 탑리목분지에 있는 강의 이름 일명 타림강.

 *지유(地乳) : 출처=부도지, 직역하면 땅에서 나는 젖. 탑리목하(塔里木河)의 물은 곤륜산의 옥석(玉石)이 물에 녹아 내려 우유빛을 띠고 있다.

 *북두(北斗) : 북두칠성, 사람의 생명을 관장해 주는 별. 북두칠성의 빛은 곤륜산의 석정(石井)으로 내려와 비춘다. 상조금궐 하부곤륜(上照金闕 下覆崑崙).

 *서왕모(西王母) : 곤륜산에 거하는 신선(神仙), 불사약을 가지고 있다.

 *수미산 : 산스크리트, 수미산=수메르산, 인도와 티벳을 8천 미터 높이의 산으로 가로막고 있는 희말라야를 넓은 의미로 수메르, 수미산이라 한다.

2014년 春.  自由文學 아흔하나(91) 민조시 . 자유시 응모  원고 제출 끝.

2014年 甲午 元旦  朴 民宇  謹上.

보석같은 사랑

사랑은
비누풍선

빛깔은 보석
실체는 물거품.

오감도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여
오감 달콤새콤.

  학(鶴) 

 (자유시)

 **아래는 참고자료 

"새들은 살아서 돌아온다.

 에베레스트나 낭가 파르바트를 오르는 등반가들은 8,000미터의 눈덮인 산정에서 얼어붙은 철새들의 시체를 발견하는 수가 있다. 캐나다 북쪽 툰드라 숲에서 발진하는 철새들의 대륙횡단 비행편대는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를 관통한다. 새들은 히말라야를 넘어서 인도의 남쪽 아드리아 바다로 이동하는데, 히말라야 상공의 돌개바람 속에서 기력이 쇠진한 새들은 눈 덮인 산꼭대기에 떨어져 죽고, 발붙일 곳 없는 산맥의 상공을 통과하는 바쁜 새들의 무리는 추락하는 자들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낭가 파르바트 봉우리가 눈보라게 휩싸이는 밤에, 비행 진로를 상실한 새들은 화살이 박히듯이 만년설 속으로 박혀서 죽는다. 눈먼 화살이 되어 눈 속에 꽂혀서 죽은 새들의 시체는 맹렬한 비행의 몸짓으로 얼어붙어 있다. 죽은 새들은 목을 길게 앞으로 빼고, 두 다리를 뒤쪽으로 접고 있다.눈 속으로 날아와 박힌 새들은 비행하던 포즈대로 죽는다. 낭가 파르바트 북벽에 부딪히는 새들은 화살처럼, 총알처럼, 바람처럼 죽는다. 새들은 고속 돌진의 자세로 죽는다. 그것들의 시체위에서 날개 달린 몸으로 태어난 그것들의 꿈은 유선형으로 얼어붙어 있고, 그 유선형의 주검은 죽어서도 기어코 날아가려는 목숨의 꿈을 단념하지 않은 채, 더 날 수 없는 날개를 흰 눈에 묻는다.

 낭가 파르바트를 동행없이 혼자서 오르는 과묵한 등반가들이 눈 속에 박힌 새의 시체를 눈물겨워 하는 것은 그 유선형의 주검에서 자신의 운명을 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하되 만년설에 묻힌 날개의 꿈은 그 떠도는 종족의 운명속에서 부활하는 것이어서 모든 새들은 마침내 살아서 돌아온다. "

 출처 : 김훈 '자전거여행' 중에서...

해바라기
(민조시)

박 민우

소금꽃
한듸에서

돌아 쨍쨍
누우며 쨍쨍

햇볕을 쪼인다.

앨빈 토플러

권력의 원천은 삼종신기(三種神器)
칼 보석 거울, 폭력 정보 재력.

거꾸로 쓰는 詩

(민조시)

박 민우

방향을 잃었나 거꾸로 쓰는 詩,
가슴은 팔딱팔딱 오갈데 없네
그리운 님 찾아, 돌아서 갈까나.

방향을 잃었나 거꾸로 쓰는 詩,
돌아서 갈까나, 님 찾아 갈까나.
오갈데 없네 팔딱팔딱 내가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