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이 사람이 되고
또 나는 사람이 아닌 사랑으로 사랑하며 사람한다.
사람 같은 사랑이 사람처럼 살고 사람의 이름으로 사랑하며 살아간다.

소피
너를 말하자면
나의 가슴 같은 것

아침 햇살을 베어
가을 들녘에 노을을 함께 보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랑을 바라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주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랑이 영원히 추억이 된 사람.

소피
너에게 했던 말,
안녕이라 했던 내가 너무 밉다.

소피
너에게 하려 했던 말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던가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소피.

인생나팔

朴民宇

따르리
따르라

따라따라
따따따따

따르리 따따
따따따 따라

따라라 따따따
부질없는 세상.

따르리
따르라

따라따라
따따따따

따르리 따따
따따따 따라

따라라 따따따
가없는 인생사.

bc8937 : 인생 나팔을 부는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있지만 앞장에 서서 나팔을 부는 것은 쉽지 않기에 그 영혼이 언제나 맑고 영명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람의 밥이 되어

허홍구

오늘 왔다가 오늘 가는
하루살이의 생명도 위대하게 왔으리
길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나무 이파리도
신비롭게 왔다가 가느니
내 작은 한 톨의 쌀로 몸 받아 올 때
하늘과 땅이 있어야 했고
밤낮이 있어야 했고
해와 달 비, 바람이 있어야 했다
농부의 얼굴을 뙤약볕에 그을리게 했고
애간장을 녹이게 했고
손마디가 굵어지도록 일하게 하고 땀 흘리게 했다
이제 천지신명께 받은 이 몸
사람의 밥이 되어
생명공양 드리고자 하오니
작은 이 몸이 어떻게 온 것인지를 일깨워
부디 함부로 버리지 말게 하소서

善과 惡

朴民宇

善없다 惡도 없다

惡없다 善도 없다

善惡은 同出
有無一言同生.

有可無 無可有 有無同生 善惡不可分 生死道天日言.

*** 노자 38장

失道而後德(실도이후덕) : 도가 없어지면 덕이 나타나고

失德而後仁(실덕이후인) : 덕이 없어지면 인이 나타나고

失仁而後義(실인이후의) : 인이 없어지면 의가 나타나고

失義而後禮(실의이후례) : 의가 없어지면 예가 나타난다.

水 源 客

朴民宇

마침 비가 내려서 오늘은 水의 근원을 찾으러 나섰다.

흐르는 水의 根源을 찾으려 깊은 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水의 근원이 아니었다.

水는 구름을 타고 神壇樹 아래 옛터로 내려왔다.
五加의 우두머리는 팔백 무리를 이끌고  波奈留에서 天海의 동쪽으로 흘러 十二國 朝鮮의 深山幽谷에 이르니 비로소 山川樹木은 活生하더라.

나그네 쉴 곳은 찾지 못하였다.

水 源 客 / 題 2 

朴民宇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

사람의 발자국 따라 한없이 걷다가 굽이굽이 깊은 산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길의 근원이 아니었다.

길은 波奈留에 내려 桓因氏의 나라에서 남북 5만 리, 동서 2만 리에 이르렀다.
풍백(風伯) 석제라(釋提羅), 운사(雲師) 육약비, 우사(雨師) 왕금영(王錦營)이 환인씨(桓因氏)의 뜻을 받들어 길을 닦으니 비로소 朝鮮은 道의 나라가 되었다.

물의 근원을 찾아 떠난 나그네, 길 위에 서 있다.

水 源 客 / 題 3

朴民宇

水의 근원을 찾아 떠난 나그네,
波奈留에서 삼백예순여섯 계곡을 지나 땅끝까지 왔으나 그 근원은 찾을 수 없었다.

水는 길처럼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水에서 태어났고 길은 먼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날은 大羅天 玉皇壬 청학을 타고 天海의 동쪽으로 와서,
天付印 큰 뜻 넓게 펴시고 主穀 主命 主病 主刑 主善惡하고,
삼백예순여섯 가지 사람의 일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리라.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