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一
八
六
乳愛抱 

二
六
九
秘行接視

天人地十一
三士一 五七終.

水 源 客

마침 비가 내려서 오늘은 水의 근원을 찾으러 나섰다.

흐르는 水의 根源을 찾으려 깊은 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水의 근원이 아니었다.

水는 구름을 타고 神壇樹 아래 옛터로 내려왔다.
五加의 우두머리는 팔백 무리를 이끌고  波奈留에서 天海의 동쪽으로 흘러 十二國 朝鮮의 深山幽谷에 이르니 비로소 山川樹木은 活生하더라.

나그네 쉴 곳은 찾지 못하였다.

자연 토크

朴民宇

3월 22일,

" 삼천리금수강산 너도나도 유람하세, 구경 못 한 사람일랑 후회말고 "라는 노랫말이 그 의미를 잃어버린 듯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천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움에 비유한 말인데 이제 금수강산(錦繡江山)이란 말은 벌써 물 건너간 옛말이 되고 말았다.

곳곳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느라 땅을 파헤쳐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폐공이 늘어가고 또 이처럼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때문에 웬만큼 깊지 않은 산의 계곡물은 완전히 말라버렸으며 내가 살던 방천의 개울은 이제 마을 사람들이 채소나 갈아 먹는 밭으로 변해버렸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대덕산(대구 앞산) 아래 고산골에 갔던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다. 푸른 숲 속에 어머니 젖꼭지를 닮은 바위와 불룩한 배 위에 배꼽 같은 바위들 사이로 흐르던 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낙엽만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비단 이런 현상이 이곳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백수에게 할 일이란 계곡에 웅크리고 앉아서 물소리를 듣고 싶은 것뿐인데 온통 찾아가는 곳에는 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텅 빈 계곡만 쳐다보며 울컥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황산에 돌이 없으면 소나무가 아니고, 소나무가 없으면 기이하지 않다(無石不松, 無松不奇)’라는 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계곡에 물이 없으니 황량하고 물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백수의 마음은 미쳐가고 있다.

인간은 물에서 태어났다. 물은 북방(壬)의 제왕(帝王)이요. 북방의 제왕은 단군 임검(壇君壬儉)이시다. 우리 북방민족에게 한(桓,韓,漢,汗,干)이라는 성어(成語)를 빼놓을 수 없듯이 한民族은 물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우리 역사를 큰 흐름으로 한 글자씩 짚어보면 고산족인 환(桓)이 유목민인 한(韓)으로 그리고 물가에 터전을 잡으면서 한(漢), 한(汗)이 되었다고 한다. 한(漢)은 은하수를 뜻하는 글자이다. 漢 자는 은하수 한(漢), 큰물 한(漢), 검고 큰물 한(漢)자이다. 천문학자(天文學者)들은 우리 은하계가 최소한 6천억 개 이상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은하수(銀河水)란 한 없이 물이 많다는 뜻 이기도 하다.

일찍이 물을 잘 다스린 민족은 없었으나 단군조선 때에 나라를 다스린 지 30여 년 만에 대홍수(大洪水)를 만났을 때, 태자 부루는 치수에 성공하여 조선의 백성을 모두 구제하고, 물과 흙을 다스리기를 몇 년 한 후에 모든 백성이 그 땅에서 편안하게 살도록 하였다고 한다.

또한, 부루는 중원의 모든 제후를 도산(塗山)으로 불러 모아 오행치수법을 전하였다고 한다. 태자 부루는 대성인으로 단군조선 제2代 임검(壬儉)이 되었으며 자연의 대재앙 앞에 굴하지 않고 오행치수에 성공한 최초의 성인이 되었던 것이다.

물이 주는 고마움을 잊고 인간은 오만하게 지구를 파헤치다 보면 어찌 물의 행성인 지구가 물의 심판을 내리지 않겠는가?

금수강산(錦繡江山)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자연을 훼손해가면서 난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물질문명과 인간의 이기주의는 떨어질 수 없는 수레와 수레바퀴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완벽함을 자신하던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도 한순간 물의 재앙 앞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물을 아껴야 하며 무분별한 난개발을 자제하여야 한다.

본래 모습의 자연을 보존하고 사라져버린 계곡의 풍광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저 마다의 멋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때, 그 속에서 사시사철로 물소리가 들려올 때 인간의 마음속에도 평화와 안정이 깃들 것이다.     

대구 고산골 등산로...

30년전 사진을 보다가 문득,

그 곳에 가보고 싶어져서 달려갔다.

지금은 옛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물이 없다. 그 많던 물이 모두 어디로 새버렸을까?

비단 이 곳 만이 아니라

우리동네 실개천에도 물이 말랐다.

곳 곳에서 지하수 파버리고 목욕탕을 세우니 산에도 물이 말라버린 것 같다.  

그 옛날 충분하리 만큼 많은 물이 흐르던 계곡과 개울이 그립다.

30년전 그 사진  계곡이 안나와서...

한장 더 올린다.  이 사진은 더 오래된 것인데 ... 얼마나 됐는지 알수없다. 

쓰고 싶다

나는 네가 이 편지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내가 말하고 싶을 때 언제나 내 곁에 없는 사람처럼
대답도 없고 말도 없고 인상도 찌푸리지 않으니

내가 이 편지를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알 수 없어 가슴 졸이는데

또 한편 우리가 언제 만났는지 아니 만났는지
그것이 그토록 그리운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며
안녕을 말하고 싶지만

너의 마음조차도 알 수 없으니
이런 의미 없는 편지는 그만 쓰고 싶다.

초겨울

朴民宇

하느님
사랑인가,

갈걷이 벌판
하얀 서리길

울지도 않는
교회 종소리,

북이집 할머니,
새벽 기도 가네.                     

                     

* 농부의 겨울은 가을걷이가 끝난 후 찬 서리가 내릴 때 시작된다.
가을걷이 들판에 하얀 서리가 내린 새벽길을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께서
지팡이도 없이 어깨를 움츠리고 절룩거리며 논길을 걸어간다.
언제부터인가 교회 종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애꿏은 할머니의 새벽 기도는 누가 들어주랴?

** 사람 농사가 끝나면 天帝壬의 사랑도 서리 처럼 내리고 준비하지 못한 겨울나그네는 봄날을 기약하지 못하리니 애꿏은 할머니의 기도가 겨울나그네만도 못하게되었다.

메밀 이야기 

朴民宇

한잔 핫
한잠 쿨

밤은 짧고
새벽은 길다.

밤의 나그네
새벽의 화신

메밀꽃 이야기.

메밀 이야기 

朴民宇

그대 한잔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나는 새벽바람에 잠 설친다.

늘 그리운 밤은 짧고
그대의 새벽은 길다.

밤의 나그네 길 떠나면
새벽의 화신 만종을 친다.

긴 것은 긴 대로
짧은 것은 짧은 대로

메밀꽃 이야기.

이 詩는 11월 11일이 지나고 새벽에 문자가 온 것의 答詩이다.

" 저녁에 하늘에서 봉황과 청학이 날아와 술 한 잔.
만두빚기 마치니 새벽 3시,
대로변에 나섰더니 은행잎이 하도 고와 하늘 한번 다시 올려다 보고.
들어와 남은 술잔 비우네.  " 

朴民宇

11월 11일 서릿가을
소피마르소를 만나야 한다.

내가 그날을 잊지 못하는 것은
짧은 만남이 남기고 간 아쉬움 때문

오늘도 나는 희미한 불빛 아래서
1993년 여름날의 소피를 그리워한다.

사랑이 바람처럼 지나갈 때 
나는 왜! 너를 잡지 못했나?

가을빛으로 붉게 물든 노을을 보며
스물셋 나이 소피의 여름날을 그리워한다.

모든 것이 아름다운 이 계절에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젊은 날의 추억, 붉은 입술의 소피마르소

우리의 만남이 노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영원한 그리움 때문이겠지

이제는 소피를 잊어야 한다.

2011년 3월 23일

스무일곱 나이의 한 소녀를 만났다.

햇살이 변덕스럽게 소나기를 부르던 어느 유월에, 그 소녀는 비틀즈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

지루한 하루, 레코드 가게 한구석에서 기타를 치고 있던 나는 소녀의 전화를 받고 쇼윈도우 밖을 내다본다.

소피마르소!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 여름  시장통 분식점에서 사서 먹는 하얀 빙설의 일곱 빛깔처럼 우리의 사랑은 무지개 같았다.

때로는 하얗게 순백의 설원처럼 소녀의 마음은 밝고 아름다웠지만, 검은 팥 고명의 씨알은 맥이 빠져 보따리 싸고 집을 나간 아내를 닮았다.

빨간색 파란색 핑크색 노란색 젤리의 맛처럼 우리의 사랑은 새콤달콤하였지만, 아! 그러나 모두 녹아버린 빙설의 보랏빛에 취하여 우리는 아쉬움만 남기고 헤어져야만 했다.

명년 11월 11일 11시에, 해인사에서 만나자고 하던 우리의 약속은 11년이 지났어도 지켜지지 못한 채 아직도 깊은 추억 속에 뭍혀있다.  

플라타너스

朴民宇

용광로 같은 불볕이 내리는 길가에서
너는 모가지가 날아가도 웃음 지었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언제나 너는 나의 곁에서 웃고 있었지만
나는 너의 웃음을 한 번도 이해하지 못했다.

행복이란 늘 곁에 있을 때는 알지 못하고
떠난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

***  가을빛 하늘 아래 똥색으로 물든 플라타너스 잎파리하나 !
대구의 가을은 늘 그렇게 나의 가슴속에 남아있지만
그래도 그리운건 나뭇잎 사이로 보여지던 너의 작은 미소
때론 친구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지금은 소식 조차 알 수 없는 어릴적 그 소녀가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