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신앙에 관한 고찰 논문(원광대학교 99년졸업생 졸업논문)

글쓴이 :  김평순

논문발췌

솟대와 당간과의 관련성

솟대를 이르는 명칭 중 짐대는 불교 사찰의 당간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솟대와 불교와의 관련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삼척군 미로면 고천리의 대방골, 강릉시 월호평동 등의 경우 마을 근처의 절에 있는 중이 이 마을을 지나가면서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것을 세워야 한다는 충고를 한 것이 당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충남 공주군 반포면 상신리 마을에는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九龍寺 당간 지주가 아직 남아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짐대라고 부른다.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서도 그곳의 당간지주를 짐대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파손된 당간지주의 파편을 마을 입구 양쪽에 벌려 세워 놓고 짐대라고 부르는 마을도 간혹 발견할 수 있는데, 이때에도 마을 사람들은 '옛 절의 짐대를 지금은 마을 앞 짐대로 모신다'라는 말을 전해 준다. 이러한 현상은 민속상의 솟대와 불교 사찰의 당간과의 관계성을 잘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불교는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후 기존의 민간신앙과의 결합양상을 보이면서 정착되어 간다. 이러한 것은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 시대에 걸치는 문화적 통합운동의 일환이었고 이의 결과 민간신앙의 신당은 사찰의 산신당, 삼성각, 칠성각, 삼신각, 명부전, 십왕전, 독성각 등의 형태로 분화·수용되었고 장승은 산문의 사천왕, 인왕, 금강력사 또는 사원장생인 보호신이나 석적장승으로 수용되었다.

그리고 솟대는 山門 부근이나 사찰입구 또는 聖林이나 金堂 앞의 幢竿支柱 형태로 수용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솟대와 당간의 同類形 문화기원과 역사적 관련에 관한 문화적 맥락을 더듬어 보면, 건립위치가 양자 모두 성역에 해당하는 寺域이나 洞祭神域에 세워지고, 구조에 있어서도 솟대가 累石을 雜石基礎마냥 쌓고 立竿한 형태인데 비하여 幢竿은 인공을 가한 立石柱에  木製, 石製, 鐵製의 정성들인 長竿을 세워 동일문화유형을 이루고 있으며, 신앙 상징에 있어서도 慶北 榮州 출토의 龍頭幢竿의 龍이나 잔존한 솟대의 새나 龍조각 등은 모두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靈媒로서 상징될 수 있다.  한편 현존한 당간지주가 산문부근이나 寺域의 중심 聖林 또는 金堂앞에 위치하여 있는 것도 巫佛敎 결합과정에서 수용된 솟대 신앙의 중요성의 表徵으로 눈여겨 두어야 할 요소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