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당선, 정순왕후, 미국의 외교노선 변경 가능성

 이름:P Kwon (caym2001@surfree.com)
 작성일:2000.12.23(토) 14:03
 
   (잡담) 부시의 당선, 정순왕후, 미국의 외교노선 변경 가능성          

조지 W. 부시 (미국에서는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블유를 짧게 한 더브야 (Dubya) 라는 별명으로 부름) 의 당선을 지켜보며, 미국의 보수세력이 아직 죽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8년 간 클린턴-고어 휘하에서 치명적 위기에 몰렸던 미국의 보수세력들은, 수차 클린턴-고어를 파멸시키려 했으나 실패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새로 더브야(Dubya) 가 임명하는 장관들의 면면을 보니, 자기 아버지 때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을 뿐더러, 더욱 더 강경했습니다.

(구별하기 위해, 아버지는 부시, 아들은 더브야로 통일해서 표기하겠습니다.)

특히 법무장관인 John Ashcroft는, 상원에서도 상당히 강경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의원직을 도둑맞은 인물입니다. (얘기하자면 길지만, 간단히 말해 애쉬크로프트를 꺾은 사람은 시체인 멜 카나한 전 미주리 주지사이고, 부인이 당선된 것으로 주의회에서 결론이 났지만, 사실 법적으로는 위법입니다.

죽은 사람은 선거 당일 그 주의 거주자일 수 없고, 미주리주 주법에는, 선거  당일 그 주의 거주자인 사람만이 당선될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나한의 부인은 후보도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상원이 50-50  동수가 되었는데, 바로 그 장본인인 애쉬크로프트가 법무장관이 되었으니, 더브야 취임 이후 뭔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콜린 파웰 등등이 모두 다 부시 때부터 힘을 쓰던 인물이고, 더브야는 강성 인물을 국방장관에 앉히려 할 것입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미국의 인구구성 등등 여러 가지 면으로 볼 때에, 2002년, 2004년 선거에는 공화당이 참패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 공화당의 지도부들은 그러기 전에 무슨 수를 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패한다면 천명이겠지만요.

제가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었고, 더우기 미국에 사니 한국 사극을 자주 보진 않았지만,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은 학교 다닐 때 좀 빌려서 보았습니다. 역사보다도 재미로 본 거지요.

그런데 보니까, 일출봉인지 야망인지, 하여간 그런 류의 사극에 정조가 죽고 나니 정권을 잡은 정순왕후란 분이 있었습니다.

제 집안도 안동김씨와 먼 친척간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지, 얼마나 집권층들과 가까왔는지는 사실 저는 잘 모릅니다만) 그래서, 관심있게 봤는데, 안동김씨 60년 정권을 열게 된 정순왕후와 그 일족들이 정조의 모든 개혁을 다 무(無) 로 돌려 버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전보다 더욱 더 가혹한 노론의 압제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노론이란 말 자체가 Reactionary(극보수, 반동) 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노론 세력은 정조 재위 20여년간 동면하고 있다가, 결국 정조가 죽자 모두 일어나서 다 때려 부수는 겁니다.

케네디는 사도세자, 클린턴은 정조 (정종이 맞지만, 편의상 그렇게 표기함), 고어는 순조 (역시 같은 맥락), 부시는 정순왕후와 같고, 더브야는 안동김씨 최초의 실권자인 김조순과 같다고 보면 지나친 비약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더브야의 개인적 자질이 상당히 부족한 이상, 아버지 부시가 수렴청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919년 윌슨 대통령이 쓰러진 후 부인이 수렴청정을 한 일은 있습니다만, 아버지의 수렴청정은 이번이 처음이 될 겁니다.

지금 미국은 1992년 부시 말년으로 급속도로 후퇴해 가는 느낌이 들고, 백척간두의 생사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공화당은, 자신들의 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상당한 숙청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어의 무리들이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했던 것도, 더브야가 취임하면 자신들의 일이 모두 끝장나게 될 것이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지지기반 (주로 인구가 적은 주에 거주하는 백인 남성들) 은, 대단히 분노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미국이 보수, 고립주의적으로 나가되, 다만 더브야 정권이 불리할 때마다 만만한 나라 한두 개씩 건드려서 폭탄 떨어뜨리고 싸우는 일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04년에 있을 힐라리의 대통령 출마 (출마하면 거의 모든 여성들의 지지를 받아 역대 최다득표로 당선이 거의 확실함) 를 막기 위해, 극단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이 우리 나라에 좋을 지,, 나쁠 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조선이 위와 같은 일로 비틀거릴 때에, 일본이 힘을 얻어 뻗어나갔듯이, 미국이 보수 고립주의적으로 나가면 덕을 보게 될 나라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게 우리 나라가 되도록 애써야겠지요.

특히 ,더브야는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최악으로 뻗치게 될 것이고 (중국에서 고어의 당선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 또, 아직은 백인이 지배하는 세계질서에서 흑인 국무장관 (비록 혈통상으론 백인의 피가 더 많이 섞였지만) 을 임명한 것을 유럽에서는 매우 달가와하지 않을 것이며, 좌파가 지배하는 유럽 각국에서는 고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한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더브야와 유럽과의 관계도 그다지 좋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더우기 전통적으로 흑인 엘리트층은 백인들이나 유태계와는 달리, 유럽과의 문화적, 혈통적 친밀감이 없기 때문에, 미국 나라 안의 일을 더 중시해 온 것이 현실이고, 파웰과 또 부시의 외교담당보좌관이 될 것이 상당히 유력한 콘돌렌짜 라이스 (흑인여성) 도 유럽과의 유대를 중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더브야는 남미 여러 나라와 중동 각국, 일본, 호주, 남한 등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뭏든, 더브야가 힐라리를 제거하고 미국이 무리한 팽창을 중지할 지, 아니면 거꾸로 될 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나라에는 상당히 고어가 당선되었을 때보단 유리해질 걸로 생각합니다.

정치란 게, 조선 시대나, 현대나 근본은 비슷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당나라의 움직임을 재빨리 포착해, 결과야 어쨌든 결국 국가의 생존과 영토의 확장을 이루어 낸 김춘추, 김유신 같은 분들이 아쉬운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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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P Kwon (caym2001@surfree.com)
 작성일:2000.12.23(토)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