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P Kwon (caym2001@surfree.com)
작성일:2000.12.24(일) 12:48

   

사실 안동김씨 60년이라도, 60년 스트레이트로 해먹지는 않았습니다. 1834년부터 1849년까지 헌종 재위 15년간은, 헌종의 어머니인 풍양 조씨 (대원군에 등장하는 조 대비의 일족) 가 해 먹었습니다. 사실 안동 김씨와 대동소이한 사람들이긴 했지만요.

그런데, 어디선가 읽은 얘긴데 (출처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조(실제로는 정종) 사후에 순조 (실제로는 순종) 가 즉위한 후에, 누가 수렴청정을 하느냐를 놓고 싸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섭정을 할 사람이, 영조의 왕후인 정순왕후(안동김씨임)냐, 순조의 생모인 가순궁 박씨 (아마 후궁출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냐를 놓고 말이지요.

결국 안동김씨 세력이, 정조가 새로 만들었던 새로운 파워그룹이 지지했던 가순궁 박씨측 세력을 누르고 조선의 보스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얘기가 오고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요.

한 나라가, 다시 보수파로 돌아가느냐, 개혁으로 나아가느냐 하는 결정적인 싸움인데,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아래서도 말했지만 보수-개혁의 결정적인 싸움이라고 봐야 하고, 미국의 대법원은 보수를 택했습니다.

법원에서 피비린내나는 싸움이 벌어졌었지요.

고어의 승리를 막은 결정적인 승리의 단초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재검표를 중지한 것입니다. 여기서 재검표를 중지하지 않았으면, 이 지역에 인구가 제일 많았었기 때문에 고어가 부시를 앞선 상황에서 재검표가 끝났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에서도 판결을 내리기가 아주아주 어색하게 되었겠지요.

그런데, 재검표를 중지한 이유는, Free Republic(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하겠음, http://www.freerepublic.com ) 이란 단체에서 기획한 대규모 시위 탓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들은 공화당과는 관계 없는 보수파 네티즌들(90%가 백인)의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서 수만 명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정부 앞에서 실력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마이애미-데이드의 카운티 정부 (군 정부와 비슷함) 는, 이에 쫄아서 재검표를 중지했고 ,이것이 결정적인 승부의 갈림길이 될 줄 그 때 누가 알았겠습니까?

결국 실력행사로 승부가 난 셈이지요.

아뭏든 부시가 이긴 이상, 1년 내로 클린턴-고어 정부에서 시작한 대부분의 개혁은 버려지고, 미국의 제국주의는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미국의 위신은 이번 선거 때문에 완전히 떨어졌습니다. 더우기 흑인 국무장관이 국제 사회에서 말빨이 설 수도 없고요.

모르긴 해도, 유럽의 중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전체가 세 개의 대 블럭, 즉 미국 블럭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남미 여러 나라, 터키, 이스라엘) 과, 유럽 블럭 (유럽 각국, 아프리카 대부분, 인도, 러시아, 그리고 터키-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 거의 모든 나라), 그리고 중국 블럭 (중국 ,동남아) 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유럽에서의 미국의 위신 실추는 다음 기회에 신설토론문답에서 다루겠습니다.)

어쨌든, 정조가 죽은 지 딱 200년이 되는 금년, 미국은 200년 전에 조선이 했던 선택을 그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안동김씨가 처음으로 한 일이 천주교 신자들을 박해하는 것이었듯이, 아마도 부시 정권에서는 백인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 인종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번 선거에, 에스키모를 제외한 모든 미국내 소수인종들이 모두 고어를 열렬히 지지함. 다만, 쿠바인과 한국인, 월남인들은 대개 부시를 지지)

인종평등 정책을 약화시키고 (의외로 흑인 보수파들이 이에 앞장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수계에 대한 특혜도 폐지가 많아질 것입니다.

황진님의 말씀처럼, 조선이 칸국이었다면 (가능성은 높습니다), 정조 사망 이후 안동김씨의 승리는, 조선이 칸국의 위치를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의지로 보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부시의 승리는, 미국이 세계제국이기를 거부하고, 자국에 안주하겠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보수파들이 절대로 정권을 내놓지 않으리라는 것은 아래에 설명했고요.

부시의 지지자들과 적들이 누구라는 것은 이번 선거후유증으로 확연히 나타났고, 생존이 걸려 있는 공화당에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인데, 이 때에 국민들의 불만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서 미사일을 쏘아댈 겁니다.

(아버지 때도 그랬으니까)

한반도에 미사일이 안 떨어지길 기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1994년, 한반도에 미사일이 떨어지기 거의 1보 직전에, 카터가 들어가서 이를 막았습니다. 이 때 미사일을 떨구자고 했던 무리들은 대개 공화당 애들이었습니다.

이 애들이 정권을 잡았으니, 북한에선 지금보다 더욱 더 어려워지고, 칼자루를 쥔 공화당 애들이 미사일을 떨구게 된다면 남한에도 직 간접적으로 엄청난 피해가 오게 됩니다.

북한의 붕괴는, 장기적으론 좋은 일입니다. 제가 전에 올린 지도처럼, 공백지인 동만주는 중국 사람들보단 아직은 조선족들이 우세한 지역입니다. 추위에 약한 남방 지역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지역이고, 아직은 중국의 지도부가 대부분 남방 계통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개발이 안 되어 있으므로, 결국 이 지역을 개발하게 될 것은 우리 나라가 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입니다.

(광개토왕비를 연구하러 간 분의 글을 읽어 보니, 찻길이 아직도 60년대 수준이라더군요. 상해, 광주, 심천 등지나 북경, 천진은 개발이 잘 되어 있고, 대련 지역도 좀 그렇지만, 길림, 흑룡강은 시커먼 공장들 빼놓고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더우기 부시 정권의 아시아 정책 제 1호는, 중국의 약화입니다. 티벳 독립을 더욱 더 밀을 것이고, 대만의 완전독립도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에 북한이 우리 나라 북쪽에 딱 버티고 있으면, 북으로 뻗어 나가는 데에 심각한, 아니 거의 결정적인 장애물이 됩니다.

(드라마 왕건에서 견훤의 일에 브레이크를 거는 아자개를 생각하시면 될 것. 그 아자개란 분, 김일성이랑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고향도 평안도 그쪽으로 들은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옛 영토를 찾는 것도 중하지만, 미사일이 떨어지면 수백만이 죽게 될 것이므로, 떨어지지 않도록 기원해야겠지요.

여기서 자꾸 미국 얘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미국은 한반도를 분단시킨 장본인이고, 결자해지로 다시 도로 붙여 놔야 할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우기 중국이란 거대공룡이 아시아를 삼키려 하는 이 때, 부시의 당선으로 한반도에 최후의 희망이 밝아온 이상, 이를 보지 못하는 많은 대중들을 보기에 답답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여기에 글을 올린 것입니다.

앞으로는 미국 이야기는 자제하고, 필요하면 신설토론문답에서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 황진이 ─ 칸국=왕, 대칸국=황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기 전에도..이미..그런 용어는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황진이 ─ 정확한 진상은 모르겠지만..아방강역고의 본래제목은 대한강역고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그런데..이때는..아직 19세기가 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 황진이 ─ 진상은 정확히 모르겠지만..그렇다면..19세기에도..대칸국이라는 자의식이 존재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고종의 선포보다 한세기 이상 빠른 예일 겁니다..
> ◎ 답변대상 글▷  (탐구) 정순왕후와 안동김씨 60년, 조지 W. 부시와 부시왕조 20년, 조선=칸국이란 황진님 말씀 (P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