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900
 이름:guest
 작성일:2001.4.3(화) 17:28
 
   Re..Defeatism of the penensular?         

지나가다 보니 반도패배주의 라는 문구가 눈에 띄여 무슨 말인가 하고 열어보니 약간의 오해가 있어서 리플을 달았습니다. 마치 현재의 우리집 울타리만 벗어나면 큰 일이 생기는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들어도 쌉니다.

개를 키워보셨을 줄로 압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 키워보았습니다. 그런데 개를 묶어서 키우게되면 굉장히 사나워집니다. 자신의 세계 속에 갖혀, 그 밖은 다 적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투우용 소를 키울 때도 가두어 키운다고 합니다. 풀어서 키우면 사납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넓은 세계를 본 사람은 주변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다른 문화나 풍토에 너그러워지는 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P. Kwon 님은 아주 긍정적인 요소를 다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접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역사사이트를 가보면 한반도 중심의 사건을 기술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자연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그중 저를 포함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한반도이어야 하냐 중국대륙이어야 하냐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 관심은 그저 역사적 fact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사건의 배경은 알래스카가 되든 남극대륙이 되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을 보면 한국역사가 무엇이냐는 사관의 차이는 있습니다. 한국역사를 보는데, 사관을 한반도라는 지역에 고정시키고 그 속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정적역사관이냐, 아니면 땅이 아니라 사람, 즉 한국인에게 사관을 맞추고 따라 움직이며 보는 동적역사관이냐의 차이입니다. 제가 보기에 님은 전형적인 동적역사관을 가지신 분으로서, 정적역사관을 가지신 분을 지나치게 나무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도 주로 동적역사관으로 역사를 보는 사람이지만, 정적역사관도 무시하지 않고 함께 보는 자세를 견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마도 반도를 배경으로 지중해를 석권하였습니다. 반도가 되면 패배주의라고 생각하는 것도 또 다른 패배주의가 됩니다. 너무 "패배주의"라고 나무라시지 않았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