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원에 답변하며..

한 민족 에게는 예로부터 천도(天道)에 바탕을 둔 고유의 종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고조선 에서는 천신교(天神敎), 부여에서는 대천교(代天敎), 고구려에서는 경천교(敬天敎), 신라에서는 숭천교(崇天敎), 발해에서는 진종교(眞倧敎), 요(遼)와 금(金)에서는 배천교(拜天敎), 만주에서는 주신교(主神敎)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남선도 "조선에는 예로부터 고유신앙이 있었고......이 민족교는 유교·불교에 앞서 있었으며, 유교·불교가 들어온 뒤에도 그대로 나란히 존재하였다"고 말하였습니다.

김교헌은 단군신교(檀君神敎)의 일파가 지나(支那 : 중국 - 이하 지나로 표기)로 전포하여 선교(仙敎)라 칭하였다 하고, 신채호 역시 우리민족의 삼신오제교(三神五帝敎)가 지나에 전포되었다고 합니다.

고대의 종교는 오늘날 과는 많이 다르게 더욱 순수함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물론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여겼다고 생각이 됩니다. 사실 종교 라기보다는 道 였다고 말 하고 싶습니다.

"태백일사" 를 보면 "삼신(三神)은 하늘을 생성하고(生天) 만물을 가꾸시며(造物) 환인은 사람을 가르쳐 의(義)를 세우니 이로부터 자손이 서로 의(義)와 교(敎)를 전하고, 현묘한 법도를 깨달아 광명이세(光明理世)하였다. 이에 천지인(天地人) 삼극(三極)은 대원일(大圓一)하는 서물(庶物)의 원의인 즉, 천하구환(天下九桓)의 예락이 곧 삼신고제(三神古祭)의 풍속이 아니고 무엇이리요, 전하는 바에 의하면 삼신의 뒤를 환국이라 하고, 환국은 환인천제(桓仁天帝)가 사는 나라이다."

"신단실기" 교화원류편을 보면 "단군임검(檀君壬儉)도 신인(神人)으로서 풍백·우사·운사 등 신관을 거느리고, 종교를 세워 주곡·주병·주형·주선악 및 의복·음식·궁실·편발(編髮) 등 인간의 366사로서 흑수(黑水)에서 한남(漢南)에 이르는 구족(九族)을 다스렸다 하고, 『단군세기』에는 단군임검이 삼신에게 제사하고 조선국을 세운 후 신시의 옛 규범을 부활하여 천범팔조(天範八條)를 설했다."고 하였습니다.

제11세 단군 도해제조를 보면 좀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해 10월에 대시전(大始殿)을 세우도록 명령하고 매우 장려하였다. 천제 환웅유상(桓雄遺像)을 봉안했는데 두상에는 태양처럼 광채가 섬섬하였다. 둥근 빛은 온 우주를 비추고 단수 아래 환화의 위에 앉아 계시니 하나의 살아있는 신이 둥근 원의 가운데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천부인(天符印)을 가지고, 대원일(大圓一)의 그림을 누전에 걸었으니 이를 일러 거발한(居發桓)이라 하였다. 사흘동안 재계(齋戒)하시고 이레 동안 그 뜻을 말씀하시니 위풍이 사해(四海)를 움직이는 듯 했다.‥

3월에 남산에서 삼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술과 선물을 바치고 나서 치사를 한 후에 술을 따랐다. 이 날밤 술을 특사하여 국인과 더불어 환음하고, 백희(百戱)를 보았다. 누전에 올라 경(經)을 논(論)하고 고(誥)를 연(演)하였다. 오가(五加)에게 이르기를 이후부터는 죽이는 것을 금하고 방생하며 옥을 풀어 밥을 먹이고 사형을 없애라고 하였다. 내외의 사람들이 듣고 기뻐하였다."

태백일사는 계속해서 고려팔관잡기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불상이 처음 들어오자 절을 세우고 이를 대웅이라 칭했다. 이는 승도들이 옛 풍속을 세습하여 부르는 칭호이며 본래 승가의 말이 아니다.”

이상을 보면 단군조선 시대의 신앙은 오늘날 불교사찰과 다름없이 본당인 대웅전에 환웅佛 을 모시고 오늘날 불교행사를 치르는 것과 다름없이 행사를 치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웅전은 본시 환웅을 모시던 곳 이었으니까 아직까지도 그렇게 현판이 붙는것 입니다. 그러므로 단군조선 시대는 신선도가 극히 융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청학집(靑鶴集)에는 환인이 동방선파(東方仙派)의 조종(祖宗)으로서 그 신선사상이 환웅천황과 단군임검을 거쳐 문박씨(文朴氏)를 매개로 신라의 영랑(永郞)에게 전승되고 있는데, 이능화의 『조선도교사』를 보면 환인의 신선사상이 문박씨를 거쳐 을밀(乙密)·영랑(永郞)·안유(晏留)·보덕(普德)·성여(聖女) 등 고구려·백제·신라의 선인(仙人)들에게 전해졌다고 하였습니다.

삼성각이나 산신각 혹은 신령각 칠성각 등이 모셔져 있는것도 그 역사가 신선사상에 바탕을 두어 오래 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산해경에서는 이를 대인당이라 했으며 또 군자국에서는 두 마리의 호랑이를 부린다고 했는데, 이 역시 대인의 옆에는 항상 호랑이가 함께 그려져 있는것을 말합니다.

원시시대에 무슨 천도(天道)가 있었겠는가? 하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겠지만 한자는 11000년 전에 그들 신선들에 의해서 만들어 진것 이라고 생각하면 天道는 그보다 더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렸다고 볼수있습니다.

고려 때 에는 왕검교(王儉敎) 재가승(在家僧) 등의 종교가 있었다고 하는데 불교가 국교 였으므로 크게 성행 하지는 못했던것 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은 즉위 원년(918) 겨울에 팔관회(八關會)를 베풀어 연례 행사로 삼고 2년에는 송악에 도읍을 옮기고 성내에 법왕사(法王寺), 자운사(慈雲寺), 왕륜사(王輪寺), 내제석원(內帝釋院), 사방사(舍邦寺), 보제사(普濟寺), 신흥사(新興寺), 문수사(文殊寺), 원통사(圓通社), 지장사(地藏寺) 등의 10대사(大寺 十刹)를 세웠으며, 11년(928)에 홍경(洪慶)스님이 중국에서 대장경(大藏經) 한 부질을 싣고 예성강(禮成江)에 이르렀으므로, 왕은 친히 이를 맞이하여 제석원(帝釋院)에 안치 하였다고 하는데...

帝釋院은 아마도 사찰인것 같고 홍경(洪慶)스님은 "삼국유사"에 "천성 3년에 묵(默) 화상이 당나라에 가서 <대장경>을 싣고 왔다"고 한 기록으로 보아 묵 화상이 곧 홍경스님 인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帝釋院은 고려초에 세워진 사찰이며 내제석원과 외제석원이 있었다고 봐야 겠군요. 고려때 까지만 하여도 사찰은 오늘날 불교적인것 보다 오히려 前佛시대의 모습대로 지어진것이 더 많았다고 봅니다. 본당을 대웅전 이라하고 환웅을 모셨으며 제석원에는 환인제석을 모셔 환웅을 모신 사찰과는 달리 관리와 감독이 엄격하게 이루어 졌을것 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충숙왕 8년(1321)에 全英甫란 사람이 본래 帝釋院의 노비 출신 이었는데 대장군, 밀직부사 등을 거쳐 지밀직사사 겸 대사헌 까지 전보되자, 대관들은 문을 닫고 그의 고신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제석원의 똥파워는 노비도 관직에 나아가 대사헌까지 임명 되는것을 보면 잘 알수가 있는것 입니다.

산신각 이나 신령각 칠성각 등은 각 字를 쓴 것만 봐도 그 규모는 작은것 이며 우리가 사사로운 소망을 빌때는 여기에서 行하게 되고 환웅전에서는 천도수행에만 열중 하는것 입니다.

이상은 안창범 교수님의 한국불교와 신선도사상 관련 자유기고 에서 많이 인용 하였으나 주소는 잘 모르겠습니다.

흡족한 답변이 못된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이하 참고 (玉篇字解)

院:담장을 쌓고 견고하게 지은집.

제석원(帝釋院), 제석환인을 모신 곳. 담장이 쌓여져 있고 지키는 사람도 있음.

寺:부처를 모신 곳. 관청

법왕사(法王寺), 자운사(慈雲寺) 등등, 부처를 모시고 수행을 하던 곳. 왕래가 자유로움.

苑:낙원동산. 울타리를 치고 짐승을 기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