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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 「배움의 기쁨」과 「천문학의 먼 기원」
우리는 공자의 『논어(論語)』의 첫 장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잘 알고 있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늘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라고 말하고 있는 공자는 이와 같은 배움이 줄 수 있는 기쁨의 극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朝聞道 夕死可矣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없다."
비록 공자의 「배움의 기쁨」에 대한 이와 같은 말이 우리의 일상생활의 경험과 늘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학문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서 「배움」이 사람들에게 어떤 기쁨을 준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1)
천문학(天文學)은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20세기의 「천문학(Astronomy)」은 「천체물리학(Astrophysics)」, 「천문지질학(Astrogeology)」, 「천문대기학(Astroatmospheric science)」, 「천문화학(Astrochemistry)」, 「외계생물학」(Exobiology), 「우주과학(Space science)」 등의 천문학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여러 학문분야들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전파 통신 기술」, 「컴퓨터 공학」 과 같은 현대의 고도로 발달된 첨단 기술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고고천문학(Archaeoastronomy)의 경우처럼 「인류 문명의 발달」에 관해서도, 또 「우주론(Cosmology)」에서처럼 「우주의 근원」에 대해서 질문하고 연구하는, 광범위하고도 어려운, 현대과학의 최첨단을 담당하고 있는 전형적인 20세기의 학문이다.
죠셉 실크는 그의 『대폭발』이라는 책의 머리말에서 현대 천문학이 관측하고 있는 우주의 크기와 「현대 천문학자의 포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현대의 관측술이 접근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도 우리 은하와 비슷한 크기의 은하들이 무려 수 백억 개나 존재한다. 그리고 우주의 지평선 저 너머에는 그 수효를 다 알 수 없는 수십 수백 억 개의 은하들이 또 있으며, 먼 미래 언젠가에는 이들 역시 우리의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2)
우리가 만일 이와 같은 「현대 천문학」의 먼 기원을 찾는다면 그것은 「서양철학」이라는 것이 아직 태어날 꿈도 꾸지 못하던, 기원전 3만년 경이라는(천문학을 전공하시는 여러분의 눈으로 볼 때는 별로 긴 시간도 아니지만!) 까마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크로마뇽인들은 「달의 위상」을 나타내는 조각을 뼈에 새겨 넣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기원전 3000에서 1500년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여겨지는 고대 천문학은 고대 중동문화, 즉 설형문자(쐐기문자)를 발명한 수메르인들에게서만 발달된 것이 아니라, 중국, 인도, 북남미대륙의 문화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천문학자들은 "단군신화에 단군조선때 강화도 마니산에 첨성단(瞻星壇)을 두고 별에게 제를 올렸다"라는 말을 통해, 그리고 고대의 유물인 「고인돌」의 방위에 대해서 고찰함으로써, 고대 한국에서도 천문학적인 활동이 있었음을 밝혀주고 있다.3)
그리고 우리는 고대한국인들의 "천문학적인 활동의 자취"를 다음과 같은 "언어학적 사실들"을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남선은 「단군」이라는 말의 우리말 고어가 「당굴」 즉 "하늘 또는 하늘을 대행하는 사람"임을 밝히고 있다.
박시인이 그의 『알타이 인문연구』 속에서 『삼국유사』가 전해주고 있는 고대 한국(고구려 초 동명왕 때 ?)에 있어서 이미 한 특이한 고고학적인 발견이었던 「휴도왕(休屠王)」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를 통해서 「당굴」과 (몽고어의) tengeri(天), (야쿠트어의) tangara(神), tangara의 ng가 탈락되어 이루어진 (터어키어의) ta'ala, 그리고 고대 수메르어의 dingir(天神, 帝)의 언어학적 관계를 밝혀주고 있다.
이와같이 우리의 「단군신화」와도 관계가 있는 수메르어의 「Tengri」, 「Dingir」에 대해서, 고대 종교사를 연구하고 있는 엘리아데는 설형문자를 발명한 고대 수메르인들이 「신(神)」을 부르는 이름으로 사용한 이 「dingir」는 원래는 「하늘의 청명함, 밝음」을 의미하였으며, 「dingir」라고 발음되던 「神」을 의미하는 신성문자(hieroglyphe)와 「an(-a), an(-u)」로 발음되던 「하늘」을 가리키던 신성문자가 동일한 하나의 문자였다고 밝혀주고 있다. 그리고 이 신성문자의 초기원형은 「하나의 별」을 그린 문자였다고 말하고 있다.4)
여기서 우리는 오랜 역사와 방대한 영역들을 포함하는 「현대 천문학」 안으로 들어가서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 「천문학(天文學)」 또는 단순하게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 「과학」에 대한 어떤 「전문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특이점과 시간"과 같은 어려운 문제, 아니면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왜 「과거」에는 적용되지 못하는가?"와 같은 현대 물리학과 철학이 동시에 질문하고 있는, 거의 「선문답(禪問答)」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어려운 「시간의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와 같은 「전문적」인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전제조건이 되는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의 과학적, 수학적인 전문지식"을 우리가 지니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5)
우리는 오늘 단순히 「천문학」과 「철학」이 서로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사물」에 대한 서양철학 안에 전해지고 있는 세 가지 이야기를 현대의 한 철학자, 하이데거의 저서와 사색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서양에 있어서 철학의 시작 시기에 전해진 탈레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갈릴레오의 「망원경」의 사용과 고호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라는 이야기이다.
만일 이 세 가지 이야기가 앞으로 천문학을 전공하는 분들의 「사색과 학문과 삶의 길」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일반적으로, 비록 그것이 오늘 이 자리에서 매우 간접적이고 제한된 양상으로밖에는 이루어질 수 없다손 치더라도, 우리들 한국인들의 사색과 존재의 근원적인 영역을 규정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원효가 사색하고 있는 「원음(圓音)", 또는 "세종의 한글의 창제"가 지니고 있는 "과학사적, 철학사적 의미"에 대한 「사색과 연구」에 있어서도 어떤 새로운 생각할 수 있는 방향과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이 글은 그렇게 적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6)
2. 첫 번째 이야기 : 천문학과 철학 : 탈레스
인류가 그 최상고 시대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지녀내려오고 있는 「학문」 중에서도 아마도 가장 오래된 학문중의 하나일지도 모르는 「천문학」은 기원전 약 600년경 그리스에서 「서양철학」이 시작되던 시기부터 「철학(서양철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7)
아직도 고대 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의미에서 그리스인들이 당시의 에집트의 승려들(학자들)로부터 "그리스인들은 영원한 아이들"이라고 불리우던 시기에, 그러니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이 시작되던 시기에 생존한 밀레토스의 탈레스(기원전 640-562년)에 대해서 -- 탈레스는 에집트에 여행(유학 ?)해서 그곳의 승려들로부터 「천문학」을 배워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위를 쳐다보며 하늘의 별들에 심취하고 있다가 그만 물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이것을 본 한 예쁘장하고 재치있는 트라키아의 하녀가 비웃으며 말하기를, 저 사람은 자기 발 밑에, 자기 코앞에 있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온갖 정력을 쏟아 하늘에 있는 것에 대해서 알려고 애쓴다고."8)
탈레스보다 약 200년이 지난 후에 태어난 플라톤(기원전 427-347)은 그의 「테아에테투스」라는 대화편 속에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서양철학의 시작시기부터 전해지고 있는 탈레스에 관한 이 이야기에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짧은 주해를 하고 있다.
"이렇게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아마도 철학을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잘 들어맞는 일일 것이다."9)
탈레스에 대해서 전해진 이 이야기에 대한 플라톤의 짧은 주해는 고대로부터 "(존재)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아리스토텔레스)이라고 정의되고 있는 「서양철학」이라는 것이 그 처음 시작시기부터 「천문학」과 「천문학자들」에게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많은 것을 배워왔다는 것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10)
플라톤이 죽은 후 약 2000년이 지난 후에 태어난 헤겔(G.W.F. Hegel 1770-1831)은 그의 『철학사강의』 속에서 탈레스에 관한 이 이야기에 플라톤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색다른 아이러니를 섞어 주해를 하고 있다.
"어쩌면 일상인들이 그와 같은 것에 대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그와 같은 일에 대해서 그들과 함께 웃지 못하는 철학자들보다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왜 철학자들이 절대로 물구덩이에 빠질 수 없는 일상인들을 미소지으며 바라보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 왜냐하면 그들은 결코 높이 있는 것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아예 처음부터 모두 물구덩이 안에 이미 빠져있는 것이다."11)
우리시대의 서양의 철학자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는 탈레스에 관해서 전해진 이 이야기를 그의 『사물에 대한 질문(Die Frage nach dem Ding)』이라는 책 첫 부분에서 인용하고 있다. 그리고 하이데거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물」 에 대한 -- 밭 가운데의 흙덩이, 항아리, 길가의 샘, 하늘의 구름,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그러나 우리가 작년에 그 탄생 400주년을 기념한 데카르트(R. Descartes 1596-1650)는 「생각하는 사물(res cogitans)」과 「확장된 사물(res extensa)」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칸트(I. Kant 1724-1804)는 세계 전체를 「사물」이라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신(神)까지도 스스로 현상하지 않는 「사물(물 자체/Ding an Sich)」이라고 부르고 있다. --, 그의 "사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색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천문학」과 「철학」에 관계되는 두 개의 예를 들고 있다.
"산 너머로 해가 진다. 그 반경이 약 반 미터 아니면 일 미터쯤 되어보이는 붉게 타오르는 원반의 해가 산 너머로 떨어진다. 이 떨어지는 저녁 해가 풀밭에서 양떼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양치기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여기서 전부 묘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양치기에게는 바로 이 태양이야말로 다음날 아침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같은 태양, 진정한 태양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실제의) 태양은 이미 몇 분전에 저물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단순히 햇빛의 재주에 기인한 하나의 가상에 불과할 뿐이다. 이와 같은 가상조차도 또 다른 하나의 가상일 뿐이다, 왜냐하면 -- 우리는 말한다 -- 「사실에 있어서는」 해는 결코 저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은 지구의 위를 그리고 지구의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것이다. 그리고 이 태양이 우주체계의 마지막 중심점이 아닌 것이다.
이 태양계는 우리가 우리의 은하수라고 알고 있는, 아니면 나선은하라고 부르는 체계에 속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커다란 은하에 비하면 태양계의 크기라는 것은 극히 미소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매일 빛을 선사하며 떠오르고 저무는 태양은 점점 더 차게 식어가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진정한 태양인가? 어떤 사물이 진실된 사물인가? - 양치기의 태양? 아니면 천체물리학자의 태양? 아니면 이와 같은 질문은 잘못 제기된 질문인가? 만일 그렇다면 왜? 어떻게 이와 같은 문제에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이와 같은 문제에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사물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대체 사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어떤 사물존재의 진리라는 것이 규정되는 것인지를 알아야만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양치기도, 그렇다고 천체물리학자도 어떤 답을 줄 수 없는 것이다; 양치기와 천체물리학자 이들 둘은 모두 다 그들이 바로 그것인 바로 있기 위해서, 이와 같은 질문을 제기할 필요도, 제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이고 천문학자인 에딩턴은 어떤 책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를 책상, 의자 등등 이와 같은 종류의 모든 사물들에게는 「유령 쌍둥이」가 존재한다고. 1번 책상은 어려서부터 우리에게 친숙해 있는 책상이고, 2번 책상은 「과학적 책상」이다. 이 과학적 책상은, 다시 말해서 과학자들이 이 책상의 사물성을 규정하는 책상은 오늘날의 원자물리학에 따른다면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대부분이 빈 공간으로 되어 있다고. 그리고 이 빈 공간 속에는 전기를 띤 소립자들이 여기 저기에 흐트러져, 무지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이곳 저곳을 달리고 있다고.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책상이 진실된 책상인가? 1번 책상? 아니면 2번 책상? 아니면 둘 다 진실된 책상이란 말인가? 그리고 여기서 말해지는 진리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말해지고 있는 것인가? 어떤 진리가 이 양쪽을 중재시켜주는 것인가? 이 둘을 중재시켜주는, 그래서 그로부터 1번 양상의 진리가 진리일 수 있고, 2번 양상의 진리가 진리일 수 있도록 해주는, 그 어떤 제 3의 진리가 존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자주 취하는 길을 통해서는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말한다 : '2번의 과학적 책상에 대해서, 나선은하에 대해서, 그리고 죽어가는 태양에 대해서 말해진 것은 단순히 물리학적인 관점이거나 아니면 물리학적인 이론에 불과한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이와 같은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반대의 것이 말해져야 할 것이다 : 바로 이와 같은 물리학에 기초해서, 우리의 발전소, 비행기, 전화, 텔레비젼, 지구를 지배하는 기술전체가, 그래서 사람들이 추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인간을 변형시킨 기술이라는 것 전체가 바로 이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다고.
이와 같은 것은 어떤 「실생활에서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는」 과학자가 주장하는 단순한 어떤 관점이 아니라 실제인 것이다. 이것보다도 더 이상 어떻게 사람들은 과학을 「삶의 주위」에 두고자 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과학은 이미 우리 주위에 너무 가까이 있어 우리를 짓누를 정도이다. 오히려 우리는 삶으로부터의 적당한 거리를 취하는 것이, 그 안에서 오늘날의 인간들에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기 위해서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무도 인간들에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질문해야 하며 또 다시 질문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알기 위해서. 아니면 단순히 왜 그리고 어느 정도로 우리가 그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
우리들은 질문하는 것을 다시금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12)
하이데거는 「사물이란 무엇인가 ?」라는 그의 사색 속에서 탈레스에 대해서 서양철학의 시작시기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으며 우리가 앞에서 대한 두 개의 예를 통해서 "오늘날 인간들에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질문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서양세계」에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이데거는 한층 더 어려운 그의 사색을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말"이라는 그의 글 속에서 전개하고 있다.
하이데거는 이 글을 통해서 과학기계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서양세계」가 빠질 위험에 처해 있는, 아니면 이미 빠져 있는지도 모르는, 또 다른 하나의 「물구덩이」, 니체가 말하는 「허무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색하고 있다.
니체(F. Nietzsche 1884-1900)는 그의 『즐거운 학문』이라는 책 속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지구는 지금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 우리는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 모든 태양으로부터 멀어져 가는가? 우리는 자꾸 떨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뒤로 옆으로 앞으로, 온갖 방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지금도 위니 아래니 하는 상하가 있을까? 텅 빈 공간이 그윽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점점 추워지지 않는가? 더욱 더 밤이 짙어져 오는 것이 아닌가? 대낮에 초롱불을 켜야 할 지경이 아닌가? ...."13)
3. 두 번째 이야기 : 갈릴레오의 망원경과 고호의 그림
「천문학」은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현대의 천문학은 거대한 천체망원경, 인공위성, 우주탐사선 등을 통해서 천체들을 관측할 뿐만 아니라, 「삼각 시차법」, 「통계적 시차법」의 경우14) 지구 자체를, 그리고 태양을 「관측 도구」의 일부분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대적인 「관측」이 가능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서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등의 여러 가지 「물리학적, 천문학적 이론들」이 전제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근대과학의 혁명시기인 1609년 12월부터 1610년 2월까지 3개월에 걸쳐 갈릴레오는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천체의 운동을 관측하였다. 이와 같은 관측 결과로 갈릴레오는 「망원경」의 사용을 통해 "달 표면이 지구의 산과 분화구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는 사실", "목성이라는 위성의 존재", "육안에 의해서는 보여지지 않던 화성과 금성의 외형상의 크기가 코페르니쿠스 이론의 예측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 등 중요한 천문학적인 발견을 이루었다. 이와 같은 갈릴레오의 발견은 당시에 믿어지고 있던 아리스토텔레스적 우주론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반증들을 제공했으며, 여러 가지 철학적, 종교적, 사회적인 풍파를 일으켰다.
그 상황과 발전과정에 있어서 많은 상이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새로운 이론과 갈릴레오의 망원경을 통한 관측이 가져온 여러 가지 풍파는 한국의 경우, 세종과 당시의 학자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자」를 발명했을 때, 그와 같은 사건이 전통적인 「한자문명(漢字文明)」에 가져온 풍파와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15)
현대의 「과학철학자」, 차머스는 이와 같은 갈릴레오의 「망원경」이라는 새로운 「관측 도구」의 사용에 대해서, 우리의 첫 번째 이야기 속에서 하이데거가 "양치기와 천체물리학자의 태양"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 이론을 지지하기 위해 망원경에 의한 관측 자료를 채택하는 경우, 망원경에 의한 관측 자료가 육안에 의한 관측자료 보다 더 좋은 자료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 ... 왜 볼록 렌즈와 오목 렌즈로 만들어진 갈릴레오의 망원경을 통해 나타난 증거가 눈으로 직접 얻은 증거보다 더 우월한 증거로 받아들여져야 하는가?"16)
우리가 오늘 「갈릴레오의 망원경」에 대해서 질문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과학이 지니고 있는 「감각과 경험」의 문제, 「과학의 목적」에 관한 문제 즉 "과학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목적인가? 아니면 하나의 도구 아니면 수단인가?"와 같은 문제, 또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통한 관측이 더 좋은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한다면, 왜 신은 인간에게 처음부터 망원경 또는 현미경의 눈을 주지 않았는가?"와 같은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사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좀더 소박하게 「도구」 또한 하나의 「사물」이라는 관점에서, "도대체 「도구」라는 「사물」의 「사물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이데거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하이데거는 그의 『예술작품의 근원』이라는 글 속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유의 노고는 사물의 사물성을 규정할 때, 가장 큰 저항을 맞게 되는 듯이 보인다. ... 눈에 띄지도 않는 수수한 사물이 사유를 가장 완강히 거부한다. 순수한 사물의 거부와 자신 가운데 안식하고자 하는 이 무목적적인 성격이, 바로 사물의 본질에 속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물의 본질 가운데 존재하고 있는 저 낯섬과 폐쇄성은, 사물에 대해 사유하고자 하는 최초의 순간부터 다가오는, 우리에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익숙한 그러한 감정이 아닐까 ?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사물의 사물적 성격에로 이른 길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사물의 사물성에 대해 진술하는 것이 특히 어렵고 희귀하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사물에 대한 해석사(史)가 부동의 증거가 된다. 이 해석사는 서구적 사유가 이제까지 존재자의 존재를 그것에 따라 생각해 왔던 그러한 운명과 일치한다. 그리고 앞서 우리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동시에 이 역사 속에서 새로운 암시를 얻었다. 그런데 사물에 대한 여러 해석들 가운데서 질료와 형상, 소재와 형식이라는 연관개념을 실마리로 해서 행해진 사물해석이 특별히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우연한 일일까? 이 질료와 형상이라는 연관개념에 입각한 사물규정은, 도구의 도구존재에 대한 해석에서 비롯되고 있다. 도구라는 존재자는, 인간 자신의 제작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인간의 사유활동과 특히 친숙한 관계에 있다. 그 존재에 있어, 매우 친숙한 도구라는 존재자는, 동시에 사물과, 예술작품 사이에 독특한 중간 위치를 갖는다. 우리는 이 암시에 따라 우선 도구의 도구적 성격을 탐구해 보자. 아마 그곳에서부터 사물의 사물적 성격과, 작품의 작품적 성격에 대한 어떠한 암시가 우리에게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사물과 작품을 너무 성급히 도구의 변종으로 생각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그러나 어떤 길이 도구의 도구적 성격으로 이끌어 주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도구가 진실로 무엇인가를 인식할 수 있을까? 지금 필요한 조치는, 명백히 통상적 해석의 폐단을 다시 가져올 어떤 시도도 회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도구를 어떤 철학적 이론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기술할 때, 위의 폐단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장받게 된다.
일상적 도구의 한 예로, 한 켤레의 촌 아낙네의 구두를 택해 보자. 구두라는 도구에 대해 진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종류의 구두들 가운데, 범례가 될 만한 몇 켤레의 실제적인 구두가 필요하지는 않다. 모든 사람이 구두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경우, 구두라는 도구에 대한 직접적인 진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편리하도록 구두를 시각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림 한 장이면 족할 것이다. 우리는 그 예로, 고호의 잘 알려진 그림을 선택해 보자. 사실, 고호는 이러한 종류의 구두를 여러 번 그렸다. 그러나 이 그림 가운데서 무엇이 나타나고 있을까? 누구나 구두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가를 잘 안다. 구두가 나막신이나 짚신과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닌 다음에야, 구두에는 아래 창과 윗 가죽이 있고, 이 두 가지는 실과 바늘로 꿰매져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두라는 도구의 용도는 신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그것이 들에서 일을 할 때 신는 것인가, 아니면 춤출 때 신는 것인가 하는 용도에 따라 소재와 형식, 질료와 형상이 다르다. 이 같은 진술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정확한 것이기는 하나,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바를 새삼스럽게 설명해 줄 뿐이다. 도구의 도구 존재는 용도성(Dienlichkeit) 가운데 자신의 본질을 갖는다. 그러나 이 용도성이란 것 자체는 무엇일까? 이 용도성이란 개념으로써, 이미 도구의 도구적 성격은 남김 없이 모두 파악된 것일까?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용한 도구가 실제로 쓰이고 있는 상황 가운데서(in seinem Dienst) 살펴보아야만 하지 않을까? 촌 아낙네는 밭일을 하면서도 신을 신고 있다. 즉, 이 경우에도 구두는 구두로서 자신의 본질 가운데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구두는 아낙네가 일을 하면서 구두에 대해 생각하거나, 혹은 그것을 자꾸 보거나 하는 일이 없을 때, 심지어는 구두를 신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조차 못할 때, 그 구두는 구두로서 참된 것이다. 구두는 실제로 이렇게 쓰이고 있다. 이러한 도구사용의 과정에서 우리는 도구적 성격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반해, 일반적인 한 켤레의 구두를 눈앞에 떠올리거나, 혹은 단순히 그림 가운데 있는 그저 텅 빈 사용되지 않은 구두를 응시하는 한, 우리는 도구의 도구존재가 진실로 무엇인가를 결코 인식할 수 없다. 고호의 그림을 보고서는, 우리는 심지어 이 구두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조차도 확인할 수 없다. 이 한 켤레의 촌 아낙네의 구두의 둘레에는 그것이 귀속되어야 할 아무 것도 없이, 다만 무규정적 공간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이 구두의 용도를 암시해 주는 최소한의 밭 흙이나, 길바닥의 흙조차도 묻어 있지 않다. 다만 한 켤레의 촌 아낙네의 구두가 있을 뿐, 더 이상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두라는 도구의 밖으로 드러난 내부의 어두운 틈으로부터 들일을 하러 나선 사람의 고통이 응시하고 있으며, 구두라는 도구의 실팍한 무게 가운데는 거친 바람이 부는 넓게 펼쳐진 평탄한 밭고랑을 천천히 걷는 강인함이 쌓여 있고, 구두가죽 위에는 대지의 습기와 풍요함이 깃들어 있다. 구두창 아래는 해 저물녁 들길의 고독이 깃들어 있고, 이 구두라는 도구 가운데서 대지의 소리 없는 부름이, 또 대지의 조용한 서물인 다 익은 곡식의 부름이, 겨울들판의 황량한 휴한지 가운데서 일렁이는 해명할 수 없는 대지의 거절이 동요하고 있다. 이 구두라는 도구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빵의 확보를 위한 불평 없는 근심과 다시 고난을 극복한 뒤의 말 없는 기쁨과 임박한 아기의 출산에 대한 전전긍긍과 죽음의 위협 앞에서의 전율이다. 이 구두라는 도구는 대지(die Erde)에 속해 있으며, 촌 아낙네의 세계(die Welt) 가운데서 보존되고 있다. 이 보존된 귀속으로부터 도구 자체의 자기안식(In-sich-huhen)이 생긴다.
그러나 우리들이 이 모든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아마 이 그림 속의 구두를 응시하게 됨으로써일 것이다. 이에 반해, 아낙네는 단지 구두를 신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히 신는다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일까? 흔히 아낙네는 저녁 늦게 심하기는 하나, 건강한 피로감에 휩싸인 채 구두를 벗었다가, 아직 동이 트기 전 어둑어둑할 무렵 다시 신을 줏어 신는다. 혹 들 일을 쉬는 날은 구두 앞을 무심히 지나치기도 한다. 그러나 아낙네는 굳이 관찰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도, 앞서 말한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 물론 도구의 도구존재의 본질은 용도성에 있다. 그러나 이 용도성 자체는 도구의 본질적 존재의 충만함 가운데 안식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신뢰성이라 부른다. 이 신뢰성의 덕택에, 촌 아낙네는 이 구두라는 도구를 통해 대지의 소리 없는 부름 가운데로 들어서게 되며, 또한 이 도구의 신뢰성 덕택에, 아낙네는 자신의 세계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다. 세계와 대지는, 촌 아낙네와 또는 그녀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직 그곳에 그렇게, 즉 도구 가운데 존재한다. 우리는 「오직」이라고 말했으나,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왜냐하면 도구의 신뢰성은 세계를 이처럼 밝혀줄 뿐 아니라, 단순히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은폐성을 주고, 대지에 대해 지속적인 쇄도의 자유를 확보해 주면서, 감추기도 하기 때문이다.
도구의 도구존재, 즉 신뢰성은 모든 사물을 사물의 방식에 따라서 자신 가운데로 모은다. 도구의 용도성은 본질적으로는 신뢰성의 결과일 뿐이다. 이 신뢰성이 없다면 용도성도 없게 된다. 개개의 도구는 사용되고 소모되어 닳게 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도구를 사용한다는 관념 자체도 없어지고, 무디어져 그저 일상적인 것으로 되어 버린다. 그 결과, 도구의 존재 자체가 황폐화되어 신뢰성은 사라지고, 단순한 도구로 전락된다. 이러한 도구 존재의 황폐화는, 신뢰성의 소멸을 말한다. 사용물들은 이 신뢰성의 소멸로부터 지루하고 외람된 일상성을 얻고 있다....
자기 가운데서 안식하고 있는 도구가 갖는 안식의 본질은 신뢰성 가운데 있다. 이 신뢰성에 입각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도구가 진실로 무엇인가를 통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가 처음에 탐구하고자 했던, 사물의 사물적 성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우리의 탐구의 궁극적 대상이었던 예술작품의 작품적 성격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혹시 우리는 뜻하지 않게 이제까지의 과정에서, 작품의 작품존재에 대한 무엇인가를 이미 깨닫게 된 것은 아닐까? 이미 도구의 도구존재는 밝혀졌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그 존재가 밝혀졌는가? 그것은 실제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구두라는 도구에 대한 서술과 해명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또한 여기 저기서 행해지고 있는 구두의 실제적 사용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만 우리가 고호의 그림 앞에 섬으로써 그것은 이루어졌다. 이 그림은 말한다. 작품의 곁에 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 있다고. 그러나 만일, 이러한 우리들의 진술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모든 것을 멋대로 상상하고 윤색한 뒤에, 그것을 구두 가운데서 투사시킨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최악의 자기 기만일 것이다. 다만 궁금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차라리 우리들이 작품 곁에서 너무나 적게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을 너무 조잡하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작품이 그것이 처음에야 어떻게 보이든 간에, 오직 도구가 무엇인가를 더욱 잘 보여주기 위해서만 쓰이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도구의 도구 존재가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또한 오직 작품 가운데서만 순수하게 나타났을 뿐이다.
지금 어떤 일이 생기고 있는가? 작품에 입각해서, 작품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호의 그림은 도구, 즉 한 켤레의 촌 아낙네의 구두가 진실로 무엇인가에 대해 해명해 주고있다. 구두라는 존재자가 자신의 존재의 비은폐성 가운데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존재자의 비은폐성을 알레테이아(Aletheia)라고 불렀다. 우리는 오늘날 이 단어를 그저 「진리」라고 부르고 있으나, 이 말의 본래적 의미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만일, 작품 가운데서 존재자가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작품에 입각해서 작품의 내부에는 진리의 일어남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17)
하이데거는 이 글을 통해서 그가 어떻게 「고호의 그림」을 보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이데거는 "양치기가 저무는 해를 보듯이", 아니면 "「천체물리학자」가 해를 바라보듯이" 고호의 이 그림, 「구두」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이데거는 물론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듯이, 고호의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은 더군다나 아니다.
하이데거는 또한 우리가 무심히 어떤 예술작품 앞에 섰을 때 「보는 것」과도 다른 양상의 어떤 「보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이데거의 「고호의 그림」을 「보는 양상」은 특별한 어떤 것이다. 무엇이 하이데거의 「고호의 그림」을 보는 양상에 있어서의 「특별한 것」을 이루어 주는 것일까? 이 「특별한 어떤 보는 양상」은 어떤 「주관적 상대적」인 것일까? 아니면 어떤 「객관적 보편적」인 것일까? 하이데거의 이 「특별한 어떤 보는 양상」이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객관적 보편성」을 지닌 것이라면, 여기서 말해지고 있는 「객관적 보편성」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여기서 말해지는 「객관적 보편성」이라는 것은 현대 과학자들이 말하는 어떤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 획득된 「객관적 보편성」과 동일한 「객관적 보편성」을 말하는 것일까?
「순수한 사물」로부터 제기된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여기서 말해지고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객관적 보편성」 사이에는 헤르쯔가 1886년부터 1888년 2년 동안 행한 그의 「라디오파 실험」에서 말하고 있는 「공간의 부족」과 유사한 어떤 사색적 「넓이」의 차이, 사색적 「차원」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18)
4. 세번 째 이야기 :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현대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우리가 앞에서 대한 첫 번째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세계」가 지니고 있는, "양치기가 보는 해"와 "천체물리학자가 보는 해"가 가져오는 「사물」에 대한 문제점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과학철학자 차머스는 우리가 대한 두 번째 이야기 속에서 "육안으로 관측된 것"과 "갈릴레오의 「망원경」으로 관측된 것"이 제기하는 「사물」에 대한 문제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만일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단순히 "천체물리학자들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양치기들만이 사는 「세계」"라면 이와 같은 문제는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 반대로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단순히 "양치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천체물리학자들만이 사는 「세계」"라면 문제는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리고 신비스럽게도 우리는 단지 "서양 촌 아낙네의 구두"만이 존재하는 「세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등산가의 등산화, 노동자의 작업화, 학생들의 운동화, 군인들의 군화, 신사 숙녀의 잘 닦여진 구두, 스님들의 고무신 등 여러 다양한 여러 종류의 「신발」들이 존재하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으며, "양치기와 천문학자들이 공존(mit-sein)하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물」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고, 또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배움」에 대해서 서양에는 일반적으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라고 불리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경우 플라톤이 그의 「국가」 제7권에서 들려주고 있는 이 유명한 「동굴의 비유」를 「플라톤의 교육론」 또는 「플라톤의 진리의 가르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플라톤은 이 책 속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과 "귀로 들을 수 있는 음률"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또한 플라톤은 이에 대응되는 이성과 지성만으로 알아볼 수 있는 "천문학적인 운동"과 "수에 의해서 정해지는 자연적인 화음과 불화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플라톤은 우리가 「수학」, 「기하학」, 「천문학」을 어떻게 배워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플라톤은 이 책 속에서 「천문학」은 사실은 자연적인 순서에 따르면 「수학」, 「기하학」 그리고 「입체 기하학」 다음에 네 번째로 「천문학」이 와야 하는데, 다만 「입체 기하학」은 그 발전 상태가 형편없기 때문에 「국가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직접 세 번째 「천문학」으로 넘어간다는 매우 "현대적"인 언급을 하기도 한다.19)
플라톤은 이 책 속에서 이와같이 모든 있는 것들(사물들/존재자들)의 서로 다른 영역들을, 그것도 이들 영역에로의 가능한 접근 양식들을 고려하여 분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플라톤의 사물의 분류는 후세 서양철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서양대학의 학과 성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플라톤의 가장 큰 영향은 그의 「육안(肉眼)으로 볼 수 있는 세계 - 가시계(可視界)」와 「정신의 눈, 또는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 - 가지계(可知界)」의 구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가시계와 가지계의 구분은 우리의 전통적인 사색에 있어서도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원효가 「일심이문(一心二門)」을 말하고 있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연구할 때 사색하고 있는 「심생멸(心生滅)」과 「심진여(心眞如)」의 구분이 플라톤의 구분과 유사한 구분일 것이다.20)
그리고 이와 같은 플라톤적인 사물의 분류는 서양의 많은 철학자들에게, 예를 들어서 「생각하는 사물(res cogitans)」과 「res extensa(확장된 사물)」를 구분한 데카르트에게서도, 「통상적인 수학」과 「범세계적인 수학(Mathesis universalis)」을 구분한 라이브니쯔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또한 현대의 「과학적, 수학적 생각」이 움직이고 있는 커다란 「틀」을 이루어주고 있다.21)
이제 하이데거의 말을 빌려 "플라톤의 교육론" 또는 "플라톤의 진리의 가르침"이라고 불리우는 이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플라톤이 철학적 물음의 최극단의 한계, 즉 철학의 시원이자 종말에 부딪치고 있는 바로 거기에서 비유에로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비유의 내용은 더욱 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이 플라톤이 「국가」 제 VII권의 첫머리에서 해석하고 있는 동굴의 비유이다. 원반으로서의 땅 위에서 하늘에 덮인 채 살아가고 있는 인간 현존재가 동굴 속의 삶으로 비유되고 있다. 모든 봄은 빛을 필요로 하지만 이 빛은 우선은 보이지 않는다. 현존재가 빛 속으로 들어온다 함은 진리 일반에 대한 이해를 획득함을 뜻한다. 진리의 이해가 현사실적인 것의 범위와 그것에 이르는 접근에 대한 가능조건이다. 지금 여기서는 무진장한 그 비유를 그 모든 차원들을 좇아 해석하는 것을 단념해야만 한다.
플라톤은 인간이 손, 발, 머리가 결박되어 동굴의 벽만 보도록 고정되어 있는 동굴을 묘사하고 있다. 그들 뒤에 동굴은 좁은 출구가 있으며, 이곳을 통해 밖으로부터 동굴에 사는 사람들의 등 뒤쪽으로 빛이 동굴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그들 자신의 그림자들이 마주 놓여 있는 벽에 어른거리게 되어 있다. 정면만 보도록 결박되어 고정된 그들은 그저 벽에 드리워진 그들 자신의 그림자만을 볼 뿐이다. 묶여 있는 사람들 등 뒤 그들과 빛 사이에는 곡예사들의 난간과 같은 하나의 난간이 있는 통로가 있다. 묶여 있는 사람들 등 뒤 이 통로 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온갖 종류의 도구들을 갖고 지나다니고 있다. 이들 도구들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맞은 편 벽에서 움직여지고 있는 것으로서 볼 수가 있다. 묶인 사람들이 벽에서 보고 있는 것에 관해 떠들어 댄다. 거기서 보고 있는 것이 그들에게는 세계, 현사실적인 것이다. 묶인 사람들 중 한 사람이 풀려나 몸을 돌려 빛이 있는 쪽을 보게 되고, 더 나아가 동굴로부터 나올 수 있어 빛이 있는 곳으로 나서게 된다고 상정해 보자. 그는 우선은 눈이 부셔서 서서히 그 빛에 익숙해진 연후에야 동굴 바깥 빛 속에 있는 그 사물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 그가 태양을 본 눈을 갖고 동굴로 되돌아 와서 새롭게 동굴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상정해 보자. 동굴에 사는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으로 간주하여 그를 죽이려 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들이 보고 있고, 그들이 일생 동안을 현사실적인 것으로 여겨왔던 것들이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그들을 설득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 이로써 플라톤이 보여주려고 한 것은 이렇다. 즉, 그림자 같은 것으로서의 어떤 것을 현사실적인 것과 구별하여 인식하기 위한 가능조건은 내가 엄청난 양의 주어져 있는 사물들을 보고 있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동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영원히 벽에서 보고 있는 이같은 것만을 좀더 명백하게 볼 뿐이라면, 그들은 이것이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간파하지 못할 것이다. 현사실적인 것을 현사실적인 것으로 이해할 근본적인 가능조건은 태양 쪽을 보아 인식함의 눈이 태양같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체 하는 동굴 속의 건강한 지성은 편협하다. 그는 이 동굴 밖으로 빠져 나와야만 한다. 빠져 나오게 된 그곳이 그에게 헤겔의 말대로 거꾸로 된 세계이다... "22)
하이데거는 플라톤이 이 「비유」 속에서 말하고 있는 「태양을 보는 것」이 "모든 학문들과 철학의 「사물」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가시적인 것은 감성을 통해 밝혀져 있는 것이며, 가지적인 것은 지성이나 이성이 받아들인 것이다. 눈으로 봄에는 눈, 보여지는 존재자만이 아니라 제삼자인 빛, 더 정확히는 태양이 속해 있다. 눈은 밝음 속에서만 밝혀낼 수 있다. 모든 밝혀냄은 선행하는 조명을 필요로 한다. ... 이에 상응하여 모든 비감각적인 인식함, 말하자면 모든 학문들과 특히 철학적 인식은 특별한 조명을 획득할 때에만 존재를 밝혀낼 수 있다. 감각적 봄에 대해 햇빛인바 그것이 학문적 사유, 특히 철학적 인식에 대해서는 「선(善)의 이데아(이데아 토우 아가토우)」이다."23)
"플라톤은 첫째로 이렇게 말한다. 「선(善/agathon)」이나 「선의 이데아(idea agathou)」란 「인식함 또는 인식 가능한 것과 이해 가능한 것 속에서, 마지막에 놓여 있으며 또 모든 인식함이 거기에로 되돌아가거나 역으로 거기로부터 시작하는 그런 것이다. 선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둘째로, 플라톤은 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선이란 인식 가능한 것 안에서 지배하고 있는 것이자, 인식과 진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
고대 철학은 존재를 넓은 의미의 제작함의 지평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우리의 논제는 플라톤이 존재이해의 가능조건으로 확정하고 있는 그것과는 전혀 아무런 연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고대 존재론과 그것의 실마리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자의적인 듯이 보인다. 선의 이데아가 제작함과 무슨 연관을 갖고 있다는 것인가? 이점을 좀더 상세하게 논의하지 않고 우리는 그저 다음과 같은 지적만을 제공할 따름이다. 즉, 선의 이데아란 단적으로 제작자(demiourgos)임에 다름이 아니다. 이 점은 이미 어떻게 선의 이데아가 가장 넓은 의미의 포이에인, 프락시스, 테크네와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보게끔 해준다."24)
우리는 여기서 잠시 동양의 전통적인 사색 속에서는 플라톤이 "「인식함 또는 인식 가능한 것과 이해 가능한 것 속에서, 마지막에 놓여 있으며 또 모든 인식함이 거기에로 되돌아 가거나 역으로 거기로부터 시작하는 그런 것이다. 선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리고 「존재이해의 가능조건」으로 말하고 있는 일반적으로 「선(善)」 또는 「선의 이데아」로 번역되는 「이데아 아가톤」이 어떻게 말해지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원효는 그의 「대승기신론연구」 속에서 「한마음(一心)을 두개의 문(門 : 生滅門/眞如門)으로 나누고 있으며, 감각적인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라, 소리 없는 소리, 모든 「들을 수 있음」의 가능조건으로서 「원음(圓音)」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날에도 들을 수 있는 「에밀레 종」을 만든 신라시대의 위대한 한 예술가는 이 종의 몸체에 다음과 같은 말을 새겨 넣고 있다 : "무릇 심오한 진리는 가시적인 형상 이외의 것도 포함하나니 눈으로 보면서도 알지 못하며, 진리의 소리가 천지간에 진동하여도 그 메아리의 근본을 알지 못한다. 그런 고로 (부처님께서는) 때와 사람에 따라 적절히 비유하여 진리를 알게 하듯이 신종(神鐘)을 달아 진리의 둥근소리(圓音)를 듣게 하셨다. 무릇 종소리란 ... 그 메아리가 끊이지 않으니 장중해서 옮기기 힘들며, 함부로 다루지 못한다."25)
노자는 그의 『도덕경』 첫 머리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와 같은 「존재이해의 가능조건」일 뿐만 아니라 「만물의 존재 가능조건」으로서의 「도(道)」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노자의 사색이 속해 있는 중국철학이라는 커다란 흐름의 원천에 자리잡고 있는 「역철학(易哲學)」에서는 이와 같은 「존재이해의 가능조건」, 「만물 존재의 존재와 변화의 가능조건」을 「역(易)」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 「易」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 "生生之謂易"26)
5. 맺는 말. 「배움의 기쁨」과 「배움의 길」
천문학(天文學)은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마치 항해자들이 그들의 순조로운 「항해」를 돕기 위해서 단순히 「지도」와 「나침판」과 「배」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바다」와 「별들」을 그들 항해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들은 붓과 물감, 화판을, 그리고 햇빛과 구름과 하늘과 산과 나무를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천문학자들 또한 그들의 관측을 위해서 많은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그들의 「이론」과 「사색」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많은 예들」을 그들의 「생각」 속에 불러들인다.
비슷한 이유로 동서양의 사색가들은 「방법」과 「방편」과 「길」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많은 「비유」를 그들의 사색 속에 불러들이고 있다.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를 그의 사색 속에 불러들이고 있듯이, 장자는 「물고기를 잡는 통발」의 「비유」를, 동양의 위대한 선사들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비유」를 그들의 사색 속에 불러들입니다.
한국의 경우, 예를 들어서 원효는, 그가 연구하고 있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이라는 책 속에서 나타나는 「대승(大乘)」 - 「큰 수레」라는 「비유」에 대해서 깊이 사색하고 있다.
「천문학」은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양철학의 시작시기부터 서양철학 안에 전해지고 있는 천문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탈레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차머스와 하이데거의 사색에 나타나는 "갈릴레오의 「망원경」"과 "고호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플라톤이 "탈레스에 대해서 전해진 이야기"를 통해서 "「천문학」과 「철학」의 관계"를 밝혀준 지 거의 2000년 후에 태어난, 근대 서양철학의 시조라고 불리우는 데 카 르 트(1596-1650)는 그의 『철학의 원리』를 불어로 번역한 피코에게 다음과 같이 과학과 철학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
"그러므로 철학 전체는 하나의 나무와 같은데, 그 뿌리는 형이상학이고, 나무 기둥은 물리학이며, 또 이 나무 기둥으로부터 뻗어나 있는 가지들은 다른 여러 학문들이다..."27)
이와같이 "「과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광학」에 대해서도 깊이 사색한 것으로 보이는 데카르트는 그의 『방법서설』 제 6부에서 「실험의 필요성」과 「과학의 목적」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을 넘어서서 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법칙"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 "어떤 법칙이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들의 힘이 닿는 최선을 다해서 모든 사람들의 일반적인 선(善)을 위해서 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28)
그리고 데카르트는, 그가 사색한 시기와 장소와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자가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없다"라고 어떤 "배움의 큰 기쁨"에 대해서 말하고 있듯이, 아니면 플라톤이 그의 "동굴의 비유"에서 「태양 : 선(善)의 이데아」에 대해서 말하고 있듯이, 그의 제3 성찰 끝 부분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움의 큰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이라는 것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신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듯이, 신적 장엄함을 관상하는 속에 있는 것이기에, 비록 (우리의) 명상이 (그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불완전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명상이 우리가 우리의 현세의 삶 중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기쁨을 향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당장부터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29)
그러나 이와 같은 동서양의 위대한 사색가들이 우리에게 "배움의 큰 기쁨"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할지라도, 우리가 우리 자신의 「배움의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듯이, 「배움」은 늘 「기쁨」만은 아니며, 극복해야 될 많은 어려움들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위대한 사색가들이 말하는 것과 같은 "커다란 배움의 기쁨"을 향유하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데카르트는 이와 같은, 「배움」이 지니고 있는 어려움을 그의 『방법서설』 제6부에서 다음과 같은 「비유」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 "어떤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단순히 좋은 악보가 주어졌다는 사실만을 통해서, 만일 그가 하루아침에 현악기를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놀라운 일일 것이다."30)
하이데거는 그의 『형이상학입문』 속에서 이와 같은 「배움의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 "배울 수 있다라는 것은 질문할 수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 (그리고) 질문할 수 있다라는 것은 그것이 비록 한 일생을 요구한다 할지라도 기다릴 수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공자는 말한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늘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
오늘날 우리는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가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서」,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커다란 꿈을 안고 하늘의 사물을 탐구하는 학문인 「천문학(天文學)」을 공부하는 여러분들"과 만난 기쁨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장자』의 「소요유」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먼 길을 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기억하는 것으로 마치고자 한다.
"가까운 들판으로 가는 사람은 세 끼만 먹고 돌아와도 배가 여전하지만, 백리를 가는 사람은 전날 밤부터 양식을 준비해야 하고, 천리를 가는 자는 3개월 동안 양식을 준비해야 한다..."31)
* 이 논문은 1997년 2월 28일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에서 발표한 논문임.
** 현재 네덜란드에서 활동중임.
1) 현대 불란서의 철학자 엠마뉴엘 레비나스는 공자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서양의 형이상학이 지니고 있는 어떤 커다란 형이상학적인 「갈망」을 플라톤의 말을 인용하면서 "하늘보다도 더 높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La dimension même de la hauteur est ouverte par le Désir métaphysique. Que cette hauteur ne soit plus le ciel, mais l'Invisible, est l'élévation même de la hauteur et sa noblesse." Emmanuel Levinas : Totalité et Infini, 4e., La Haye, 1971, p. 4-5.
2) 죠셉 실크, 홍승수 옮김 : 『대폭발 - 우주의 시작과 진화 -』, 민음사, 서울, 1991, p. 17; M-H Rhee : Physical Basis of the Tully-Fischer Relation, Park Publishing, Zoetermeer, 1996, 참조.
3) 민영기, 우종옥, 윤홍식 공저 : 『교양 천문학』, 형설출판사, 서울, 1994, 참조; 이용복 : 「평라리 고인돌의 방위에 대한 고찰」, 충북대학교 박물관, -평라리 선사유적(보유편)-, 1996, 참조; Rudof Wendorff : Zeit und Kultur, - Geschichte des Zeitbewußtseins in Europa -, Wiesbaden, 1980 참조; 윤경로 역편 : 『중국의 천문학』, 전파과학사, 서울, 1985 참조; 스티븐 호킹, 현정준 역 : 『시간의 역사』, 삼성이데아, 서울, 1988 참조.
4) 최남선 : 『육당 최남선 전집』, 고려대학교 아세아연구소, 현암사, 서울 1993, 「古事通」 참조; 『삼국유사』 권 4, 요동성 육왕탑 참조; 김효신 : 『한국고.중세사연구』, 도서출판 새남, 1994, p. 342 참조; 박시인 : 『알타이 인문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 서울, 1985, p. 412-451 참조; 김상일 엮음 : 『인류문명의 기원과 「한」』, 가나출판사, 서울, 1987 참조; Mircea Eliade : Traité d'histoire des religions, Payot, Paris, 1986, p. 60 참조.
5) 스티븐 호킹, 현정준 역 : 『시간의 역사』, 삼성이데아, 서울, 1988 참조; 마르틴 하이데거, 이기상 옮김 : 『현상학의 근본문제들』, 문예출판사, 서울, 1994, p. 326 이하 - 시간과 시간성 - 참조; 이수정 : 「하이데거의 시간론」, 안상진 외 : 『하이데거 철학의 근본문제』, 철학과 현실사, 서울, 1996, p. 107 이하 참조; Ewald Richter : Ursprüngliche und physikalische Zeit, Duncker & Humblot, Berlin, 1966 참조; Emmanuel Levinas : Le Temps et L'Autre/레비나스, 강영안 옮김 :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서울, 1996 참조.
6) H. I. 브라운 지음, 신중섭 옮김 : 『새로운 과학철학』, 서광사, 서울, 1987, 제10장 -새로운 인식론을 향하여- 참조; H. G. Gadamer : Unterwegs zur Schrift? in 「Schrift und Gedächtnis」, Wilhelm Fink Verlag, München, 1983 참조; Wilhelm von Humboldt : Ueber die Buchstabenschrift und ihren Zusammenhang mit dem Sprachbau(1824), Werke in 5 Bänden, III, Darmstadt, 1972, S. 82ff. 참조; Hui-Gun Park : "Zum Ursprung der koreanischen Buchstabenschrift, HANGUL", Leiden, 1976 참조.
7) 이창대 : 「헤라클레이토스가 에크퓌로시스를 주장했는가?」, 한국 서양 고전 철학회 편 : 『서양 고대 철학의 세계』, 서광사, 서울, 1995, p. 39 이하 참조; 하이데거, 최동희 역 : 『철학이란 무엇인가?』, 삼성출판사, 서울, 1983 참조; Anhang : Abriss der Geschichte der Mathematik und der Naturwissenschaften im Altertum von S. Günther, in "W. Windelband : Geschichte der alten Philosophie", München, 1894, S. 274ff. - Astronomie, Kosmophysik und wissenschaftliche Erdkunde - 참조.
8) Diogenes Laertius : Leben und Meinungen berühmter Philosophen, Felix Meiner, Hamburg, 1976, p. 13 이하.
9) Plato : Teaetetus(174 a sq), Translated with Notes by John McDowell, Clarendon Press, Oxford, 1973, p. 50 참조; M. Heidegger : Die Frage nach dem Ding, Tübingen, 1975, p. 2 참조.
10) 아리스토텔레스 : 『형이상학』 참조; 마르틴 하이데거, 전양범 옮김 : 『존재와 시간』, 시간과 공간사, 서울, 1989, p. 286 이하 - 제 44 절 : 현존재와 개발성 및 진리 - 참조.
11) G.W.F. Hegel : Volesungen ü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Suhrkamp, S. 196 참조.
12) M. Heidegger : Die Frage nach dem Ding, Tübingen, 1975, S. 2, 9-11; 하이데거, 박휘근 역 : 『형이상학입문』, 문예출판사, 서울, 1995 참조.
13) 하이데거, 최동희 역 : 『"신은 죽었다"라는 니이체의 말』, 삼성출판사, 서울, 1983, p. 141 이하 참조; 하이데거, 이기상 옮김 : 『기술과 전향』, 서광사, 서울, 1993 참조; R. 호이카스 지음, 손봉호/김영식 옮김 : 『근대과학의 출현과 종교』, 정음사, 서울, 1987 참조; Hans Küng : Exitiert Gott ?, Piper, München, 1978 참조.
14) 죠세 실크 지음, 홍승수 옮김 : 『우주의 시작과 진화』, 민음사, 서울, 1991, p. 59 이하 참조.
15) R. 호이카스 지음, 손봉호, 김영식 옮김 : 『근대과학의 출현과 종교』, 정음사, 서울, 1987, 참조; 「훈민정음」에 대해서 정인지는 그 「해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 "... 아아 훈민정음이 제작되매 천지와 만물의 이치가 다 구비되었으니, 그 참 신기하다. 이것이 아마도 하늘이 성왕(聖王)의 마음을 열어서 그 손을 빈 것인가 보다. 매조려 이르되 : 천지의 조화(造化)는 본래 하나의 기(氣)니 음양과 오행이 서로 비롯고 마치네. 만물이 그 사이에 형성(形聲) 있으나 근본은 둘이 아니니 이(理)와 수(數)로 통하네. 정음 글자 형상 본떠 만드니 소리 거셈 따라 획 더하였네. ...." 이정호 : 『훈민정음의 구조원리』, - 그 易學的 연구 -, 아세아문화사, 서울, 1975, p. 144 ; 풍우란 저, 정인재 역 : 『중국철학사』, 형설출판사, 서울, 1977, p. 183 이하 참조.
16) A. F. 차머스 지음, 신일철, 신중섭 옮김 : 『현대의 과학철학』 2, 서광사, 서울, 1994, p. 81 이하 참조.
17) 마르틴 하이데거 저, 오병남, 민형원 역, 『예술작품의 근원』, 경문사, 서울, 1979, p. 96-102; 박휘근 : 「후기 하이데거의 진리문제」, 안상진 외 지음, 『하이데거 철학의 근본문제』, 철학과 현실사, 서울, 1996, p. 209 이하 참조.
18) I. Kant : Allgemeine Naturgeschichte und Theorie des Himmels(1755) 참조; G. Frege : Über Sinn und Bedeutung(1892)/고트로프 프레게 저, 정대현 역 : 「뜻과 지시체에 관하여」, 『언어과학이란 무엇인가 ?』, 문학과 지성사, 서울, 1977, p. 370 이하 참조; A. F. 차머스 지음, 신일철, 신중섭 옮김 : 『현대의 과학철학』 2, 서광사, 서울, 1994, p. 97 이하 - 제 5장 「실험」 - 참조; 이기상 : 「존재진리의 발생사건에서 본 기술과 예술」, 안상진 외 지음 : 『하이데거 철학의 근본문제』, 철학과 현실사, 서울, 1996, p. 371 이하 참조; I. Kant : Kritik der ästhetischen Urteilskraft. - Vom Mathematisch-Erhabenen - 참조.
19) 갈릴레오(1564-1642)가 그가 죽기 불과 몇년 전 화란의 레이든에서 발표한 그의 저서 『새 과학의 대화』 속에서 플라톤이 「기하학」을 매우 중요시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갈릴레오 또한 플라톤의 이 책을 열심히 공부한 것으로 여겨진다. Discorsi e dimostrazioni mathematiche intorno a duo nova scienze, Leiden, 1638/Dialogues Concerning Two New Sciences, trans. by H. Crew/A. de Salvio, New York 1963/정연태 역 : 『새 과학의 대화』, 박영사, 서울, 1984; "우리는 왜 「양자론」이 지니고 있는 패러독스를 피해갈 수 없나?"라는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의 제자였던 바이쯔체커의 "자연은 인간보다 먼저이지만, 인간은 자연과학보다 먼저이다(die Natur früher ist als der Mensch, aber de Mensch früher als die Naturwissenschaft)"라는 말을 인용하고 있는 하이젠베르그는 『물리학과 철학』이라는 그의 책 제5장, 「양자론의 새로운 위치와 비교해서 본 데카르트 이후의 철학적 이데아의 발전」 속에서 플라톤의 이 「동굴의 비유」가 지니고 있는 의미와 그 영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Der wirkliche Philosoph ist der Gefangene, der aus der Höhle in das Licht der Wahrheit entflohen ist, und er besitzt wirkliches Wissens. Diese unmittelbare Verbindung mit der Wahrheit oder, wie man im christliches Sinne sagen kann, mit Gott ist die neue Wirklichkeit, die nun anfängt, stärker zu werden als die Wirklichkeit der Welt, die wir mit unseren Sinnen wahrnehmen. Die unmittelbare Verbindung mit Gott vollzieht sich in der menschlichen Seele, nicht in der Welt, und dieses Problem hat das menschliche Denken mehr als irgendein anderes in den zweitausend Jahren nach Platon beschäftigt." Werner Heisenberg : Physik und Philosophie, Kapitel V. - Die Entwicklung der philosophischen Ideen seit Descartes im Vergleich zu der neuen Lage in der Quantentheorie -, Ullstein, 1986, S. 57.; C. F. von Weizsäcker : Der Garten des Menschlichen, Hanser, München-Wien, 6e., 1978, S. 319ff. - Platonische Naturwissenschaft im Laufe der Geschichte - 참조.
20) 이기영 : 『원효사상』, 원음각, 서울, 1967 참조; 은정희 :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일지사, 서울, 1991 참조.
21) 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Darmstadt, 1980, Art. 참조; M. Heidegger : Die Frage nach dem Ding, Tübingen, 1975, S. 53ff. - das Mathematische - 참조; 하이데거는 여기서 그리스인들이 「사물」을 어떻게 구분해서 이해했는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 1. ta physika : 스스로 생성되는 사물, 2. ta poioumena : 인간의 손과 수공을 통해서 만들어진 사물, 3. ta kremata : 늘 사용되며, 언제나 사용될 수 있는 사물, 4. ta pragmata : 우리가 가공하거나, 이용하고나, 변형하거나 또는 단순히 「관상하는, 관찰하는」, 우리와 관계가 있는 사물, 5. ta mathemata : ? 하이데거는 그리스어의 「mathesis」가 넓은 의미에서 「배움」을 의미하며, ta mathemata 가 「배울 수 있는 사물/가르칠 수 있는 사물」을 의미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근대 서양의 철학, 과학에 있어서 단순히 좁은 의미의 "수(數)와 관계가 있는 수학적인 것"으로 그 의미가 바뀌어져 사용하게 되었으며, 왜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가 「사물」과 「사물의 존재」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 사색하고 있다; M. Heidegger : Die Zeit des Weltbildes, in 「Holzwege」, Frankfurt am Main, 5e., 1972, S.71 이하 참조; 하이데거 저, 박휘근 역 : 『형이상학입문』, 문예출판사, 서울, 1995, 참조; Ludwig Heyde : Descartes : Een nieuw begin?, Wijsgerig perspectief, 37e jaargang 1996/97-1, Boom, Amsterdam -Meppel, 참조.
22)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 : 『현상학의 근본문제들』, 문예출판사, 서울, 1994, p.404-405; Platon, Übersetzt von Schleiermacher : Der Staat, Leipzig, Felix Meiner, 3e, 1907, S.268 이하 참조; 플라톤 저, 이병길 역 : 『국가론』(後), 박영사, 서울, 1984, p. 55 이하 참조; M. Heidegger : Platons Lehre von der Wahrheit 참조; 하이데거 저, 최동희 역 :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삼성출판사, 서울, 1983, p. 72 이하 참조.
23)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 : 『현상학의 근본문제들』, 문예출판사, 서울, 1994, pp. 402-403.
24)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 : 『현상학의 근본문제들』, 문예출판사, 서울, 1994, pp. 405-406; 김남두 : 「좋음의 이데아와 앎의 성격」, 한국 서양 고전 철학회 편 : 『서양 고대 철학의 세계』, 서광사, 서울, 1995, p. 170 이하 참조; M. Heidegger : Frage nach dem Ding, Tübingen, 1975, S. 53-54 참조.
25) 서양철학의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 「로고스」와 "같은 사색의 높이와 차원" 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원효의 이 「원음론(圓音論)」이 「세종의 한글창제」와 어떤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앞으로 한국의 학문하는 후학들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야만 할 「사유의 과제」라고 생각된다; 유홍준 지음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 창작과 비평사, 서울, 1993, p. 179 참조; 이기영 : 『원효사상』, 원음각, 서울, 1967 참조; 은정희 역주 :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일지사, 서울, 1991 참조; Hui-Gun Park : Zum Ursprung der koreanischen Buchstabenschrift, HANGUL, Leiden, 1976, 참조; 박휘근 : 『원음과 로고스의 영원한 무관계에 관하여』(1995), 참조; 박휘근 역편 : 『헤라클레이토스』(1996), 참조; F. Capra : the Tao of Physics/F. 카프라 저, 이성범 역 :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범양사, 서울, 1985 참조.
26) 박정근 : 「역철학의 근본개념」, 『한국외국어대학교 논문집』 23,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1993, p. 610 참조; 박휘근 : 「후기 하이데거의 진리문제」, 안상진 외 지음 : 『하이데거 철학의 근본문제』, 철학과 현실사, 서울, 1996, p. 209 이하 참조.
27) "...Ainsi toute la philosophie est comme un arbre, dont les racines sont la métaphysique, le tronc est la physique, et les branches qui sortent de ce tronc sont toutes les autres sciences...." Descartes : Oevres et lettres, Gallimard, Paris, 1953, p. 566; M. Heidegger : Einleitung zu 'Was ist Metaphysik ?', in Wegmarken, Frankfurt am Main, 1967, S. 195 이하 참조/ 하이데거 저, 최동희 역 :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삼성출판사, 서울, 1983, p. 57 참조.
28) "...j'ai cru que je ne pouvais les tenir cachées sans pécher grandement contre la loi qui nous oblige à procurer autant qu'il est en nous le bien général de tous les hommes ..." René Descartes : Discours de la Méthode, par Etienne Gilson, J. Vrin, Paris, 1976, sixième partie, p. 61; M. Heidegger : Nietzsche II., 4e., 1961, S. 188 참조; Hui-Gun Park : Was heißt das Unendliche bei René Descartes?, Leiden, 1978 참조; 데카르트 저, 김형효 역 : 『방법서설』, 삼성출판사, 서울, 1983 참조.
29) "Car, comme la foi nous apprend que la souveraine félicité de l'autre vie ne consiste que dans cette contemplation de la Majesté divine, ainsi expériementerons-nous dès maintenant, qu'une semblable méditation, quoique incomparablement moins parfaite, nous fait jouir du plus grand contentement que nous soyons capables de ressentir en cette vie." Descartes : Oevres et lettres, Gallimard, Paris, 1953, - Méditation troisième - p. 300; 데카르트 저, 김형효 역 : 『성찰』, 삼성출판사, 서울, 1983, p. 164-165 참조; Hui-Gun Park : Was heißt das Unendliche bei René Descartes?, Leiden, 1978/박휘근 : 「르네 데카르트에 있어서 무한성이란 무엇인가?」, 레이든, 1978 참조; Emmanuel Levinas : Totalité et Infini, 4e., La Haye, 1971, p. 187 참조.
30) "...je ne m'étonnerais pas moins s'ils rencontraient du premier coup, que si quelqu'un pouvait apprendre en un jour à jouer du luth excellemment, par cela seul qu'on lui aurait donné de la tablature qui serait bonne..." Descartes : Discours de la Methode, sixième partie; 박정근 : 「유가철학에 있어서 삶과 배움의 의미」, 『삶의 의미를 찾아서』, 이문출판사, 대구, 1994 참조; H. Paissac : "La vocation du métaphysicien"/H. 뻬삭, 박휘근 역 : 「형이상학자의 사명」, 참조.
31) 『莊子』 : 「逍遙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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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9
천문학과 철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