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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金文)을 통해본 고대 동아시아 사회,역사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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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소개

'산해경'에 등장하는‘조선’

‘조선’이라는 이름은 4300년 전의 책 '산해경' 속에서 처음 등장한다. 4300년 전 고조선의 마지막 임금 백익(伯益․재위 서기전 2303~298)때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산해경'은, 요순시대 우가 홍수를 다스리고 구주(九州)를 분활할 때 백익과 함께 만들었으며, 그 후 주나라와 진(秦)나라에서 다시 기술했다고 했다. 전한(前漢) 때 궁중의 비서였던 유흠(劉歆)에 의하여 다시 정리되었고 동진(東晋)의 곽박(郭璞․276~324)에 의하여 주석이 갖추어졌다.

동양의 역사․지리․민속․종교 등을 총망라한 대표적인 기서로, 곽박 이후부터 문헌의 고증․방언․지리․민속․역사 등에 대한 문제들이 다시 제기되어 많은 연구와 다양한 주장들이 나왔고 이 책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아졌다.

처음 이 책이 만들어졌을 때는 아마 상고금문인 그림 글자로 쓰여졌을 것이다.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책을 두고 후대의 역사가들의 시각에 따라 해석이 구구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2000여 년이 흘러 한나라 때 와서 지금의 한문으로 다시 쓰여졌는데 34편 중 ｢해내경(海內經)｣ 속에 있는 머릿글 24자에 우리가 찾고 있는 ‘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이 나온다.

‘동해의 안쪽, 북쪽 바닷가에 조선이라고 이름하는 나라가 있다. 하늘(林君․天子)이 기르는(다스리는) 그 사람들은 구주에 살며, (모든 이웃나라)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사랑한다’로 풀 수 있다.

소남자는 지난 1987년 정신문화원 한국 고대사 연구과제 중 하나인 연구논문 ｢산해경상의 조선기사 검토｣에서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는 곳, 즉 ‘동해지내 북해지우’가 바로 지금의 중국 산동성 태산의 남쪽 땅 곡부라고 논증을 했다.

‘<산해경>전체에서 보이는 94개의 나라 중에서 <산해경>속의 ｢해내경｣에 있는 ‘조선’이라는 이 기록만큼 확실한 내용이 없다. …이 경전을 최초로 모아 쓴 사람이 조선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나라임을 들어내 보인 것으로 쉽게 인식되어진다. …만일 하나라 사람이거나 은나라 사람이 기술했다면 ｢해내경｣의 머릿글에 하나라나 은나라가 보여야 할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생각할 때 이 기록에 대한 많은 이론 제기는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고 했다.

여기에서 나라 이름으로 쓰여진 조선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 '이아'에 따라 풀이를 하면 ‘조’는 ‘아짐(我朕), 아짐(阿朕) 조(朝)’이다. 지금의 자전에서 처럼 해가 뜨는 아침이라는 뜻의 ‘아침 조’가 아니다. ‘아짐(我朕)’이면 ‘나의 나라, 우리나라, 우리 임금, 천자를 모시는 나라’라는 뜻이다.

그리고 ‘선(鮮)’은 '이아'의 주석대로 ‘선(鮮) 한야(罕也)’의 글귀대로 풀면, ‘한(罕)’은 새 그물을 뜻하는 ‘필(畢)’과 또 서쪽이라는 ‘서(西)’와 통하면서 결국은 ‘한(罕)’이라는 것이 ‘소호지허(少皥之墟)’인 ‘곡부(曲阜)’로 해석되어, ‘선방(鮮方)’이라고 하면 태산 아래에 있는 곡부를 뜻하는 것이 된다. 결론적으로 조선은 ‘곡부에 있는 내 나라, 곡부의 우리나라, 종묘가 있는 곡부의 내 조국’으로 풀 수 있다.

'산해경'이라는 책이 있는 이상 적어도 4300년 전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조()’는 삼신을 모신 사당

우리나라의 사전들을 아무리 훑어봐도 또 중국이 자랑하는 그 많은 사전들을 아무리 찾아봐도 ‘조(朝)’라는 글자 속에 삼신이라든지 하나님이나 하날님, 하누님, 할아버지나 조상, 남자의 양물이나 해와 빛을 의미하는 것, 또 사당을 의미하는 묘(廟), 특히 내 님, 나의 님, 임금님, 우리 조국이라는 뜻은 나오지 않는다. 신농이나 뉘조, 햇님인 희화 주나 달님을 의미하는 상아, 전욱 고양의 흔적은 더더욱 없다.

일단 장삼식의 '대한한사전'과 이가원의 '한한대사전'에서는 어떻게 풀이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대한한사전'에는 ① 아침 조, 이를 조(早也), ② 보일 조, ③ 조회 받을 조, ④ 조정 조, ⑤ 찾을 조, ⑥ 나라 이름 조, 朝鮮, ⑦ 흐를 조, ⑧ 뵐 조라 하였다.

'한한대사전'에서는 ① 아침 조, ② 처음 조, ③ 뵐, 알현할 조, ④ 조회 조, ⑤ 조정(朝廷) 조, ⑥ 정사(政事) 조, ⑦ 한 임금의 제위 기간 조, ⑧ 왕조(王朝) 조, ⑨ 흘러들다 조, ⑩ 성(姓), 고을 이름 조라고 하였다.

둘다 금문에서 풀이한 뜻은 나와 있지 않지만 장삼식의 '대한한사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설문해자'에 실려 있는 진(秦)나라 이전에 쓰던 문자 ‘조()’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의 자전인 '강희자전(康熙字典)'에도 있다. 또 청동기에 새겨져 있는 한나라 이전, 즉 진시황의 천하통일 후 여러 부족국가가 제각기 다르게 쓰고 있는 문자를 집대성해 통일한 글자인 ‘조()’자도 실려 있다.

이 글자가 바로 ‘상고금문’에서 나와야 할 ‘조’자이다. 이것뿐 아니라 장삼식의 자전이나 강희자전 월부(月部)의 10획에는 ‘조()’자까지 실려 있다.

'설문해자'에서는 ‘조()’라고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사당 묘(廟)’자도 엄(广)자 속에 ‘조()’를 써 ‘묘()’라 하고 있다. 왜 조선이라는 조(朝)가 ‘집 엄(广)’자 속에 들어가면 선조들의 위패를 모신 묘(廟)자가 되는가.

'강희자전'월부 10획에는 ‘사람 인(人)’자 아래에 ‘배 주(舟)’자 대신 ‘달 월(月)’자인 ‘’자를 써서 ‘조’라 하고 있다. 또 '설문해자'에서는 같은 부수에 ‘해 돋을 간()’자와 함께 쓰고 그 ‘간’자의 진(秦)나라 때의 글자인 ‘' 자를 써놓고 있다. 이 글자 중에서 왼쪽 글자가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조( )’자의 본래 글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왼쪽 동그라미 안에 점이 찍혀 있는 ‘날 일(日)’자 세 개 사이에 솟대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 손으로 떠받들고 있는 듯한 이 글자가 바로 솟대를 세우고 삼신을 모시고 있는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글자가 아닐까. ‘해 돋을 간()’자인 ‘날 일(日)’자 세 개 옆에 ‘사람 인(人)’자와 더불어 해석하면 ‘해와 같이 돋보이는 사람, 삼신을 모시고 있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점지해주신 삼신님, 삼신할머니(할메)’라는 글자가 바로 이 글자가 아닐까.

그렇다면 ‘해 돋을 간()’자 오른쪽의 ‘사람 인(人)’자 아래에 ‘배 주(舟)’, 즉 진시황이 통일한 문자인 인방(人方)의 인(人)자 아래 ‘배 주(舟․)’를 써넣었다고 치면 ‘’와 같은 모양의 글자가 될 것이다. 현재 어느 전적에서도 찾을 수 없는 글자이지만 이런 글자가 있다면 이 글자야말로 제대로 된 ‘조’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조(朝)가 ‘집 엄(广)’자 속에 들어가 선조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 묘(廟)가 되는 이유도 명쾌하게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곱 글자로 이루어진 ‘조( )’의 비밀

지금 쓰고 있는 ‘조(朝)’자든 고조선 때 썼던 ‘조()’자든 이 글자 안에는 당시 집권자인 주인공들의 이름을 표시하는 부호가 모여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조()’는 ‘하나님 신(丨)’과 ‘한 일(一)’, ‘해 일(日)’ 또 ‘하나님 신(丨)’과 ‘한 일(一)’ ‘사람 인(人)’자 아래 ‘배 주(舟)’ 등 일곱 글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글자들은 묘하게도 모두 그 시대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주인공들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丨’자는 짐작했겠지만 신농을, ‘一’자는 신농의 부인이나 딸인 뉘조, ‘日’자는 신농의 아들 햇님 희화 주, ‘月’자는 황제의 딸 달님 상아, 또 인(人)자 아래 주(舟)자로 만들어진 ‘ ’자는 전욱 고양을 뜻한다. ‘丨’과 ‘一’은 ‘양’과 ‘음’이기도 하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하늘은 아버지, 땅은 어머니라는 ‘천지부모(天地父母)’란 말 그대로이다. 또 ‘丨’은 조국(祖國)의 ‘조(祖)’를, ‘一’은 모국(母國)의 ‘모(母)’를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는 왜 ‘ ’옆에 있던 ‘ ’자가 사라지고, 대신 ‘달 월(月)’자가 쓰였을까？
이는 고조선이 중․하대에 이르면 모족(母族)인 ‘월씨(月氏)’, 즉 유웅 황제계인 제곡․제지․제요의 3대 101년 동안 정치권력이 그들의 소유가 됨으로써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는 제주인 신농 계열의 전욱 고양의 ‘주()’대신 사당의 주인이 ‘월’씨가 됨으로써 변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즉 ‘조(朝)’자는 시작 획인 ‘(신농)’계와 ‘一(황제)’계 사이에서 태어난 해씨 희화와 희화의 부인인 달님(月) 상아가 모인 글자이다. ‘땅․딸․달’이 같은 음계이듯 ‘月’은 ‘日’씨 양족(陽․羊)에겐 외족이다. 물론 웅씨(熊氏) 월씨족에게 양씨 해족은 외손이다. 그런 뜻에서 ‘조(朝)’라고 썼다면 아주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일곱 글자들이 모여서 임금님이 있는 조정(朝廷)도 되고 시조를 모시는 사당(廟堂)도 된다. 또 할아버지 조(祖), 새 조(鳥)나 순 우리말인 성숙한 남자의 양물을 뜻하는 ‘좆’이라는 글자도 여기서 나온다. 조라는 음은 ‘조’자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님, 주님, 주인, 기둥 주(丨․主․柱)’에서 나온다는 것이 낙빈기의 풀이다.

‘기둥 주(丨)’를 ‘하나님 신(神)’으로 새김하고 있는 것도 낮설지 않다. 신(申)자의 금문 모양이 여자를 의미하는 ‘확 구(臼)’자에 남자의 양물(丨)이 꽂혀 있는 모양이거나 남자의 양물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글자(․)로 그 양물이 씨가 되어 사람이 되는, 인간을 탄생시키는 조화신이자 바로 ‘하나님 신’이라는 풀이이다. 여자를 의미하는 확 구(臼) 뿐 아니라 깎지낄 국(국)이 丨을 감싸 쥐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세워진 막대기 모양을 주님이나 기둥으로 풀이해 ‘하나님 주(主)’로 풀이하든 ‘하나님 신’으로 풀이하든 그 근본은 매한가지이다. 낙빈기는 주(主․柱)의 ‘ㅈ’자 발음에서 조선이나 조상 등 ‘조’라는 음이 나온다고 했다. ‘하나 일(一)’이나 ‘날 일(日)’ 또는 ‘달 월(月)’자에서는 ‘조’라는 음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상고사회신론'의 ｢28수론(二八宿論)｣에서 조수(鳥宿)를 풀이하면서 ‘조(鳥)는 원래 하(夏)나라족 계통의 족칭 글자였고 본래가 훌륭한 칭호, 존귀한 칭호였다. 처음에는 악의가 없었고 남자 아이의 배설기관을 조(鳥․자지)라고 장난기 섞인 부름으로 하였다. 헌원족 계통의 남자는 순임금의 유신(維新) 이전에 또한 모계제 유풍을 따르고 있었으며 신농족에 데릴사위로 가서 여자 쪽과 혼인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고문화가 있는 지역에서 데릴사위 남성은 자연스럽게 족칭을 ‘조’로 하였고 남자 아이를 낳으면 ‘조’는 곧 뇨(尿․배뇨관 즉 자지)와 연계되었다.

하나라에 이어 등장한 은과 상나라는 하나라 시조 우임금을 싫어했으므로 이에 본래부터 존귀한 족칭이었던 조를 뇨로 통용해 이에 따라 음은 ‘뇨’로 읽혀져 그 소리는 폄하와 배척으로 고정되었다. 중국의 발음은 조와 뇨를 ‘Niao’로 발음한다. 연대가 오래되자 도리어 그것의 원래의 의미인 임금과 같은 존귀한 족칭의 옛 소리(본래의 음은 수리매 응鷹이고 변음은 알릴 고告의 소리로 읽으며 비둘기 구鳩의 소리가 원류가 되었다)의 뜻을 잃어버렸다’고 하였다.

이는 황제 헌원계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 조’로 임금을 뜻했으나 ‘새 조’가 ‘좆’이라는 쌍스런 말로 비하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경상도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에 “새 좆도 모르는 자식이…, 좆도 아닌게…”라는 쌍스런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새를 바로 뇨(尿․좆)로 비하시킨 말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 옥편은 ‘조鳥’자를 ‘배뇨관 조’라고도 풀이하고 있다. 배뇨관이라면 오줌을 싸는 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말로 ‘자지’하면 되고 ‘좆’하면 금방 이해되지만 중국 사람에게 이 얘기를 했다간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중국인들은 자지를 ‘자지(自持)’로 쓰고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풀어 천자나 다음 제위에 오를 왕자의 생식기에 최고의 존칭을 붙여 ‘자지’라고 했다. 여기에 상반되는 여자의 생식기를 ‘보지(保持)’라고 했다. 다음 임금자리를 이을 태보(太保․왕자)를 잉태하는 존귀한 여자라는 뜻이다. 아무튼 스스로 가졌다는 것은 당연히 맞는 말인데 배뇨관이 자지나 좆인 줄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말들을 깊게 새겨보면 임금의 뜻으로 쓰였던 ‘조(鳥)’와 ‘조(朝)’가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 조(鳥)의 뜻풀이는 새이고, 새의 옛 우리말은 해이다. 가장 높은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 새가 바로 조(朝)이고 왕(王)이자 천자(天子)이다. 그리고 돌아가신 왕을 모시는 곳이 바로 묘(廟)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있는 말 중에서 상당히 많은 말들이 바로 중국의 고대언어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특히 진나라가 망하면서 대거 신라로 망명해 들어온 신라계 사람들은 그들의 말 속에 옛 진나라의 말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많이 볼 수 있다.

조선 ‘조(朝)’의 원형이 된 ‘주(舟)’

전욱 고양의 네번째 이름 ‘주(舟)’는 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글자이다. 신농의 사종자인 그가 역사에 등장함으로써 조선의 ‘조( )’라는 최초의 글자가 제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조선이란 말이 생긴 것은 아니다. 고양의 이름에서 ‘조(朝)’가 생겨났고, 그의 셋째 아들 ‘곤(鯀)’이라는 글자와 또 이들의 족칭인 염소 양(羊)이라는 글자가 합쳐 짐으로써 ‘선(鮮)’이라는 글자가 역사에 등장한다. 그러니까 조선이란 글자는 고양과 그의 아들대에 생겨난 ‘종묘제도’의 반영인 것이다.

청동기 술통 ｢부기유｣의 뚜껑과 몸통에 새겨진 ‘주(舟)’자가 어떻게 ‘조()’가 되고, ‘조(朝)’가 되는 것일까?

1990년초 소남자와 낙빈기는 편지를 주고 받으며 조선이라는 ‘조(朝)’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소남자는 ‘조’라는 글자가 전욱 고양의 이름 글자인 ‘배 주(舟)’에서 비롯되었으며, ‘선(鮮)’이라는 글자는 전욱 고양의 셋째 아들 중여 곤(衆艅鯀)의 이름에서 처음으로 나온다는 사실, 그리고 ‘한(韓)’이라는 글자는 고조선 제7대 임금 순(舜)의 이름 글자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을 보냈다.

낙빈기는 ‘조(朝)’와 ‘선(鮮)’ ‘한(韓)’의 글자 풀이가 정확하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그중 일부를 옮긴다.

"편지는 어제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목요일이 동군(董君)의 비번날입니다. 일본 글로 된 편지를 읽고 모든 것을 이미 알았습니다. 지금 위탁서 한 부를 부칩니다. 한편 보내주신 '금문신고' 교정본도 받았습니다. 수고를 끼친 데 감사드려야겠습니다.

정말 이는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당신들은 말할 것도 없이 바로 중국의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 중화서국(中華書局)의 옛 편집장에게 모순(矛盾) 선생께서 일찍이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들은 예컨대 제 전욱(帝 顓頊)을 ‘주 고양(珠 高陽)’이라 칭한 문제는 고금문의 문제에까지 관련되기 때문에 감히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모순 선생은 후에 '금문신고'에 서(序)를 써주시겠다고 응답했으나 이 바램을 끝내 실현시키지 못하시고 별세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하나라 초기 왕족의 ‘용호주(龍護柱)’에 관한 족칭 문제를 한편 썼습니다만, 이는 물론 국내에서는 발표할 수 없으며 제 생각에 홍콩 총회에 발표할 만한 곳이 있을 것 같습니다. 동군이 초록한 연후에 복사본 자료를 한 부 부쳐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제기한 조선 고한자(古漢字)인 ‘’가 제 전욱이라는 견해는 또한 정확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왼쪽의 ‘’자는 두 손으로 해를 받쳐든 것()을 우선으로 하고 오른편의 ‘’자는 인방(人方)의 주씨(舟氏)이기 때문입니다.

제 전욱은 제 소호의 명명(命名)을 받고 ‘주주씨(舟主氏：양손으로 기둥을 받쳐들 것을 꺼림)’로부터 ‘주(舟)’(은주금문은 ‘舟’를 빌어 ‘受’로 썼는데 이는 아마도 옛날 방언에 기인한 것 같으며 오늘날에도 ‘受’로 쓴다면 틀린 것입니다. 마땅히 응수應酬의 ‘酬’와 같이 읽어야 합니다)로 다시 명명 받았습니다. 양손으로 해를 받쳐든 것은 전욱의 부친 희화씨의 점일(占日)을 씨칭의 ‘일(日)’로 쓴 것을 가리킵니다. ('여씨춘추'와 '금문신고'에서 인용한 적있음)

‘선위곤(鮮爲鯀)’ 또한 옳다고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좌전'에 있는 후대의 중산국(中山國)은 이전에는 ‘선우족(鮮禹族)’으로 칭하기도 했는데 이는 곤(鯀)의 여계(女系) 후손이며 따라서 또한 근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셋째 조선 고한자(古漢字) ‘한(韓)’이 순(舜)의 씨칭자라는 것은 완전히 정확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양손으로 해를 받쳐드는 모습’은 증조할아버지 희화씨를 선조로 떠받드는 것이며 오른편은 인방의 위씨(韋氏)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

낙빈기의 ‘조(朝)’에 대한 해석을 보면 ‘조’의 왼쪽 글자인 ‘’를 두 손에 해를 받들고 있는 ‘’자로 보았다. 이 글자는 후대에 가서 ‘묘(墓), 묘(廟)’로 변하지만 두 글자 모두 두 손으로 해를 받드는 ‘’자가 시원자가 되고 있다.

‘’자 안에 있는 ‘날 일(日）’이라는 글자는 최초의 사직신이 된 신농의 아들 희화 주의 이름 글자로 풀고 있다. 희화 주의 이름 ‘해(日)’는 해와 같은 뜻인 신농의 다른 이름 ‘염(炎)’인데다 염제 신농의 직계는 모두 해를 족표로 하고 있다. 말하자면 ‘태양족’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두 손으로 해를 받들고 있는 것은 하늘 같은 할아버지 아버지, 즉 신농계의 후손들이 조상을 모시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나라제사를 맡아 종묘에 잔을 올리는 ‘주()’

전욱 고양의 네번째 이름은 ‘주(․舟)’이다. 전욱 고양이 임금 자리에 앉기 전, 당시 임금이었던 외삼촌이자 장인인 소호 김천이 내린 관직 이름이다. 국내외 주요 인물을 영접하는 한편 대외의 모든 일들을 처리하고 나라제사(國祭)를 맡아 관리하는 대례관(大禮官)이라는 직함으로 후에 ‘조(朝)’로 변한다.

‘’자는 청동기 술통 ｢부기유(父己卣)｣의 몸통에 새겨져 있다. 뚜껑에는 소호 김천의 큰 사위 희화 주의 이름 글자인 ‘’자가 새겨져 있다. 둘다 주(舟)로 읽는다.
오대징의 '가재집고록'에는 두 글자를 ‘두 손으로 배(舟)를 받드는 모양(兩手奉舟型)’이라고 해석하고 그 밑에 있는 글자 ‘’를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부기(父己)’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부기는 ‘소호 김천’의 서명이며, ‘주(舟)’는 술통에서 술을 뜨는 술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배 주(舟), 술 주(酒), 술잔’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또 ‘한 손으로 잔을 건네주고, 한 손으로 잔을 받는 것(一手遞舟 一手接舟)’이라고 해석하는 한편 ‘잔돌릴 수(酬), 사당에 술잔 올릴 수(酬)’의 의미로 새기고, 고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제사와 군사(軍事)의 권한 가운데 제사를 맡는 직책이며, 내외 빈객을 맞아 천자를 대신해 처리하는 ‘공공’으로 해석했다.

덧붙이자면 ‘주(舟)’는 작은사위 ‘주(․전욱 고양)’가 당시의 수도인 곡부 곁의 추 땅에 봉해져 추씨가 되었다가 다음 단계인 ‘주’로 승진 발전했음을 뜻하는 글자이다.
‘주’자는 '의례(儀禮)' ｢향음주례(鄕飮酒禮)｣에 따르면 ‘사정승상려 왈(司正升相旅 曰) 모자수수(某子受酬)’라 하여 ‘주인(諸侯)을 도우는 사정(司正․官稱)이 승(升)을 쥐고, 서로 절하고 이르길 누구 누구는 잔을 받으시오’라는 의미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수(受)’가 바로 술잔 ‘주(舟)’이다. 이때의 누구 누구의 ‘자(子)’는 벼슬, 계급 또는 향음례의 주인인 임금의 형제간 또는 벼슬아치, 또는 지방에 살고 있는 선비들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대부(大父)의 직위에 있는 사람이 중앙 정부인 주나라에 벼슬아치를 천거하는 모임에서 송별연을 거행하는 예(禮)가 향음주례이다.

또한 '주례(周禮)' ｢춘관종백(春官宗伯)｣에서는 ‘봄, 여름 제사의 강신제에 쓰이는 계이(鷄彝)와 조이(鳥彝)에는 모두 잔(舟)이 있다’고 하여 ‘주’자를 술잔으로 해석하였는데, 이는 ‘물 위에 뜬 배와 같다’는 뜻에서 온 것으로 표주박과 같은 음구류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