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 卷 一百二十七 /  日者列傳 第 六十七　

自古受命而王王者之興何嘗不以卜筮決於天命哉其於周尤甚及秦可見

자고로 하늘의 명을 받아 왕이 되는 것인데 왕이 되려할 때

어찌 천명이(동방박사가 예수를 알아보듯)천문점성술법(卜筮)에 나타나지 않겠는가.

그 점성술은(其) 주(周)나라 때 극심했고 진(秦)나라 때 와서도 행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代王之入任於卜者 太卜之起由漢興而有司馬季主者楚人也卜於長安東市

문제文帝(代王)가 한나라를 부흥시키고자하여 천문학자(卜者)를 불러들여 태복이라는 천문을 예견하는 직책을 다시 만들었는데(太卜之起)

계주라는 초나라 사람이 장안 동시에서 점성술을 하고 있었다.

宋忠為中大夫賈誼為博士同日俱出洗沐相從論議誦易先王聖人之道術究遍人情相視而歎  

송충(宋忠)은 중대부의 직위에 있고 가의(賈誼)는 박사의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같은 날 휴가를 받아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돌아가며 선왕과 성인들의 도술을 토론하였다.

그들의 정황을 두루 연구해보고 서로 마주보고 감탄하였다.

賈誼曰吾聞古之聖人不居朝廷必在卜醫之中今吾已見三公九卿朝士大夫皆可知矣試之卜數中以觀采二人即同輿而之市游於卜肆中天新雨道少人

가의가 말하길 내가 듣기로는 옛날에는 성인은 조정에서 배겨내지 못했다.

반드시 천문을 하거나 의사 중에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내가 본 바로는 삼공이나 구경 등 조정의 사대부들의(능력을) 모두 알만하기에,

시험 삼아 여러 천문을 하는 사람 중에서 찾아보자.

두 사람은 즉시 함께 마차를 타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하늘에 천문을 하려고 늘어놓은 곳을 돌아다니는데

갓 내린 비로 길에는 사람들이 적었다.

司馬季主閒坐弟子三四人侍方辯天地之道日月之運陰陽吉凶之本二大夫再拜謁司馬季主視其狀貌如類有知者即禮之

사마계주가 한가하게 앉아있고 제자들 서너 명이 둘러서서

천지의 도와 해와 달의 운행, 음양 길흉의 본질을 토론하고 있었다.

두 대부가 거듭 인사를 올리니 사마계주가 그 용모를 보고 지식이 있는 자들인지라

즉시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使弟子延之坐坐定司馬季主復理前語分別天地之終始日月星辰之差次仁義之際列吉凶之符語數千言莫不順理

제자들을 불러 앉히고 좌정한 사마계주가 방금하던 강의를 다시 하는데 

천지의 시작과 끝의 분별이 있고 해와 달의 운행의 차이점과 그 다음

인의의 논리를 정연히 펼쳐 길흉을 예언하는데

그 수천마디 언사가 순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宋忠賈誼瞿然而悟獵纓正襟危坐曰吾望先生之狀聽先生之辭小子竊觀於世未嘗見也

송충과 가의가 깨닫고 흐트러진 갓끈을 고치고 옷고름 바르게 여미고 앉아 말하길

저희들이 본 선생님의 모습과 말씀은 소인들이 살펴본 세상에서는 일찍이 본적이 없으신 분입니다.

今何居之卑何 行之汙司馬季主捧腹大笑曰觀大夫類有道術者今何言之陋也何辭之野也

지금 어찌 이렇게 누추한 곳에 계시고 천한 일을 하십니까?

사마계주가 배를 끌어안고 크게 웃으며 말하길

보아하니 선생들께서도 도술이 있으신 분들 같은데

어찌 고루한 말씀으로 빈정대십니까?

今夫子所賢者何也所高者誰也今何以卑汙長者

오늘날 대체 당신들이 어질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고상한 자리란 어떤 곳입니까.

지금 무엇이 비루하고 천하다고 우기시는 겁니까.

二君曰尊官厚祿世之所高也賢才處之今所處非其地故謂之卑言不信行不驗取不當故謂之汙

두 사람이 말하길 높은 벼슬 후한 복록을 세상에서는 고상하다하고 현명하고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있는 곳입니다.

지금 계신 곳은 그런 곳이 아니니 드린 말씀입니다.

천박한 말과 믿을 수 없는 행동으로 증험해내지 못하고 취하는 것은 잘 못된 것이므로

(점성술사 노릇하는 것은)비루하다고 한 것입니다.

夫卜筮者世俗之所賤簡也世皆言曰夫卜者多言誇嚴以得人情虛高人祿命以說人志擅言禍災以傷人心矯言鬼神以盡人財厚求拜謝以私於己此吾之所恥故謂之卑汙也

대체로 점성술(卜筮)이란 세속에서는 천박하다고 치부해버립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말하길

무릇 점성술(占星:卜)이란 것은 여러 말로 과장되게 겁을 주어 사람들 마음을 홀리고

허황되게 고귀한 복과 운명이라고 꼬드겨 사람들의 의지를 휘돌리고

재앙과 환난을 당할 것이라고 귀신의 말로 핑계 삼아

사람들의 재물로써만 액땜(求拜謝)을 한다하여 자기 배 속을 채우니

이와 같은 일을 우리는 수치스러워하기에 비루하고 천하다고 한 것입니다.

司馬季主曰公且安坐公見夫被髮童子乎日月照之則行不照則止問之日月疵瑕吉凶則不能理由是觀之能知別賢與不肖者寡矣

사마계주가 말하길

선생들 편히 앉아서 저 머리를 풀어헤친 아이들을 보세요.

해와 달이 비추고 있으면 가는 것이고 비추지 않으면 멈춰 서있느냐고 묻습니다.

해와 달의 운행도수의 차이(疵자: 運行 度數의 差)가 어찌 길흉인지는 알 수 없는 이유이니,

이를 봐서 능히 현명한 사람과 멍청이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입니다.

賢之行也直道以正諫三諫不聽則退其譽人也不望其報惡人也不顧其怨以便國家利眾為務故官非其任不處也祿非其功不受也見人不正雖貴不敬也見人有污雖尊不下也得不為喜去不為恨非其罪也  雖累辱而不愧也

현자의 행동은 올바른 도의를 따라 바르게 간하고 세 번 간하여 듣지 않을 때는

물러 나오는 것입니다. 

타인을 칭찬해도 그 보답을 바라지 않고,

타인을 욕해도 그 원망을 마음에 품지 않음으로써

나라가 편해지고 백성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본분입니다.

따라서 그 임무가 적임하지 않다면 나가지 않고

공로에 맞지 않는 봉록은 받지 않는 것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사람을 보면 비록 그가 높은 자리에 있다하나 공경하지 않으며

추잡한 사람을 보면 비록 받들어 모시는 사람이라도 허리를 굽히지 않습니다.

자리를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한을 품지 않습니다. 이는 죄가 아니므로

아무리 욕을 한다한들 수치스럽지 않습니다.

今公所謂賢者皆可為羞矣卑疵而前孅趨而言相引以勢相導以利比周賓正以求尊譽以受公奉事私利枉主法獵農民以官為威以法為機求利逆暴譬無異於操白刃劫人者也

지금 선생들께서 말씀하시는 현자란 모두 부끄러워해야할 만합니다.

저속하게 알랑거리며 앞에서는 교활하게 허리 굽혀 따라다니며 말하고

서로 권세로써 끌어들이고 서로 이익으로 꼬드겨서 편당을 엮어서   

정의를 버림으로써 존귀함을 얻고 명예로 나라의 봉록을 챙기고

개인의 이익에 엄연한 법을 능멸하여 농민들을 수탈함에

관직을 위세의 수단으로 삼고  법은 이익을 챙기는 도구로 삼으니

빗나간 난폭함을 비유하자면 시퍼런 칼을 들고 사람을 위협하는 자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初試官時倍力為巧詐飾虛功執空文以主上用居上為右試官不讓賢陳功見偽增實以無為有以少為多以求便勢尊位食飲驅馳從姬歌兒不顧於親犯法害民虛公家此夫為盜不操矛弧者也攻而不用弦刃者也欺父母未有罪而弒君未伐者也何以為高賢才乎

처음 관직에 들어서는 몇 배의 힘을 들여 교묘하게 허위로 공을 세워

허위 문서로 임금의 환심을 삼으로써 높은 자리에 쓰임 받고

윗자리에 있을 때는 현자를 등용하지 않습니다.

공적을 늘어놓을 때는 사실을 더 보태여 과장하여

없는 것을 있다하고 작은 것을 크다 하여 손쉽게 권세를 잡습니다.

품위에 걸 맟는 음식, 어린 미녀가수, 말에 태우고 아내는 돌보지 않고

법을 어겨가면서 백성들 해코지하여 백성들의 집과 나라의 창고를 비웁니다. 

이들은 도적질을 하는데 창과 활을 들지 않고 하는 것입니다.

공격을 하기는 하되 활과 칼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모를 속인 죄 아직 남이 있고 임금을 죽인 벌 아직 남아있으니 

어찌 훌륭한 현자라고 하겠습니까.」

盜賊發不能禁夷貊不服不能攝姦邪起不能塞官秏亂不能治四時不和不能調歲穀不孰不能適

도적이 와도 막아내지 못하고 오랑캐가 복종하지 않을 때 안정시킬 줄 모르고

간교한 일이 벌어지면 추단할 줄도 모르고

벼슬자리가 어지러워져도 다스리지 못하고      

역법이 잘못돼 날짜가 틀려도 어떻게 고칠 줄도 모르며

곡식이 여물지 않아(흉년)에 대치하지 못하고

才賢不為是不忠也才不賢而託官位利上奉妨賢者處是竊位也有人者進有財者禮是偽也子獨不見

재능이 있는 현자는 충성치 못하다하고

재능이 없는데 현자라고 청탁하여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서

현자가 있을 곳을 방해하니 이는 벼슬을 도둑질 하는 것이요.

무리를 거느린 자가 출세하고 재산 있는 자를 예우하는 것이 위선인 것입니다.

두 분께서만이 오직 보지 못하니

鴟梟之與鳳皇翔乎蘭芷芎藭棄於廣野蒿蕭成林使鴟梟之與鳳皇翔乎蘭芷芎藭棄於廣野蒿蕭成林使君子退而不顯眾公等是也

부엉이가 판을 치고 있으면 봉황은 날아오를 것이고 

난초지초 천궁 돌보지 않은 광야에는 쑥대만이 홀연히 숲을 이루어

좋은 약제(使君子(현인))가 사라져 나타나지 않는 것이니

선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述而不作君子義也今夫卜者必法天地象四時順於仁義分策定卦旋式正棋然後言天地之利害事之成敗                                                    (旋式正釭)

말을 지어내지 않는 것이 군자의 의로움입니다.

오늘날에 있어서 점성술(卜:占星)이란

필히 천지의 모양 해와 달의 순행에 따라 어짊과 의로움으로

좌우상하를 나누고 좌표를 정하여(分策定卦)

둥근 원에다 사각의 바둑판 틀을 기준으로 세우고 (旋式正棋)

그런 다음에 천지의 이로움과 해로움, 일의 성패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昔先王之定國家必先龜策日月而後乃敢代正時日乃後入家

옛날 선왕께서 나라를 정하실 때 제일 먼저

거북이에 좌우상하로 금을 긋고 (龜策:주역점) 해와 달에 맞춘 연후에

남중점南中點에 맞춰(代正)시간과 날짜를 결정하시고(敢代正時日)

그런 다음에서야 집에 들어가셨습니다.

產子必先占吉凶後乃有之

자식을 낳으면 제일먼저

별자리 점(卜:占星)으로 길흉을 본 연후에

출생시出生時를 얻었습니다.(乃有之)      - 龜策부분부터 다른 장에서 세세히 다룸-

自伏羲作八卦周文王演三百八十四爻而天下治越王句踐放文王八卦以破敵國霸天下由是言之卜筮有何負哉

복희 때부터는 팔괘를 만들고 주 문왕 때에는 384효를 헤아려 천하를 다스렸고

월왕 구천은 문왕 팔괘를 본받아 적국을 무찔러 천하를 제패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에 비추어 말씀드리자면

천문점성술법(卜筮)에 무슨 부담스러운 것이 있겠습니까?

且夫卜筮者埽除設坐正其冠帶然後乃言事此有禮也

(且夫蔔筮者)

또한 점성술법(卜筮)은 깨끗이 쓸고 자리를 정하고 의관을 가지런히 하고나서

점괘를 말하는데 이는 예의를 갖춘 것입니다.  

言而鬼神或以饗忠臣以事其上孝子以養其親慈父以畜其子此有德者也而以義置數十百錢病者或以愈且死或以生患或以免事或以成嫁子娶婦或以養生此之為德豈直數十百錢哉此夫老子所謂上德不德是以有德今夫卜筮者利大而謝少老子之云豈異於是乎

말로 귀신도 감복시키는 것이니 충신이 임금을 받들고. 효자가 그 어버이를 봉양하고.

사랑하는 어버이는 그 자식을 기르게 되니 (점술가의 말은)이런 은덕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로운 일의 가치(복채)가 수십 백 냥으로

병든 자가 혹여 낫기도 하고. 또 죽은 것이 혹여 살아나며.

우환을 혹여 면하게 되고. 일이 혹여 성사되고. 노총각이 혹여 색시를 얻게 되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병에 걸리지 않게 되니

이렇게 입은 은덕의 가치가 어찌 수십 백 냥이라 하겠습니까.

이야말로 노자께서 말씀하신“

최상의 은덕은 은덕이 아니니 이로써 은덕이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오늘날 대체적으로 점성술법(卜筮)으로 얻는 것은 많으나 그 사례금(복채)은 미약합니다.

             (-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복채를 안내면 점괘가 치원치 않아진다. - )

노자께서 하신 말씀이 이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입니까?

莊子曰君子內無饑寒之患外無劫奪之憂居上而敬居下不為害君子之道也

장자 왈 “군자는 안으로는 춥고 배고프지 않으니 이것이 근심이요.

밖으로는 위협받고 관직을 삭탈 당할 일이 없으니 그것이 걱정이다.

윗자리는 공경하고 아랫자리는 해코지하지 않음이 군자의 도리이다.”했습니다.

今夫蔔筮者之為業也積之無委聚藏之不用府庫徙之不用輜車負裝之不重止而用之

오늘날 대체적으로 점성술법(卜筮)으로 직업을 삼아

재산을 모아도 꼭꼭 쌓아놓을 것이 없으니 창고를 쓸 일이 없고

옮겨갈 때에도 큰 수례가 필요치 않으며 꾸리고 다니는 행장이 무겁지 않으니

머무르기 편합니다.

無盡索之時持不盡索之物遊於無窮之世雖莊氏之行未能增於是也子何故而雲不可蔔哉

무궁무진하게 사그라지는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나(時持)

끝을 다하지 못하고 사그라지는 것은 물物이니

무궁한 세상을 떠도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莊氏之行)라도

이보다 더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선생들은 무슨 연유로 점성술을 부정하시는 것입니까?

天不足西北星辰西北移地不足東南以海為池日中必移月滿必虧先王之道乍存乍亡公責卜者言必信不亦惑乎

하늘은 서북쪽이 모자라 별자리가 서북쪽으로 옮겨가고

땅은 동남쪽이 모자라 바닷물로 못을 만들었습니다.

해를 중천에 오르면 필히 옮겨가고 달이차면 필히 일그러집니다.

선왕께서 만든 운행의 법칙(先王之道)도 만들었다가 없어지게 됩니다.

선생들은 점성가들을 책망하여 말은 오직 믿음이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아 의심이 간다고 하십니다.

           본론과 관련없는 내용이라  이하 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