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김개 선생은 1642년 二十五日寅時에 손자를 보았다.

할머니의 생신 甲子와 같아서 이름을 祖甲이라 지었다.
그런데 그 손자는 두 돌이 지나서 죽고 말았다.
죽기 전 추운 겨울 돌림병을 피해 선생의 집으로 20여일을 와 있을 때 

엄한 일과와 바르게 글을 읽기를 바라며 부지런히 일찍 깨우치려 

두 살 백이 손자를 엄히 교육 시켰다.

선생은 살아생전 이일을 후회하고 후회 한다.

지금 우리들의 조기 교육이 이러한 것인가?

손자가 죽자

 十七日始聞甲計痛哭痛哭十二日之云己一家之人秘不發言尤用深嘆何老而死見此意外之喪患乎況此孫生於我還甲故命名曰租甲吾愛重之今乃如此尤爲慘悲來秱然失性且中避寓吾家二十餘日嚴課程勸讀幸勤早知如此吾何如是追悔不自己 

1644년 五월 17일 날 처음 알았다. 
손자 甲갑이 세상을 버렸다. 통곡! 통곡! 
12일 날 죽었는데 가족들이 비밀리 말하지 않았다. 

깊은 탄식 더해만 가는데 어찌하여 늙어서 죽지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애절한 슬픔을 맞아야하는 것인가! 
더더욱 손자가 태어날 때 할머니의 생신날을 기념하여 甲갑이라 이름 지었고 

내가 그리 아끼고 사랑하였는데 이제와 이리도 비참함이 더해만 가는가! 

참혹하고 애통한 일이 몰려와 본성을 잃은 와중에 돌림병을 피해 우리 집에 20여일을 와 있을 때

 엄한 일과와 바르게 글을 읽기를 바라며 부지런히 일찍 깨우치려 했는데 

내가 어찌하여 이토록 도저히 뉘우칠 수 없는 한을 남긴 것인가!

○ 1644년七月九日

寓所在時庚炎倍酷僉履佳勝遠尉百朋生厄會之極喪失孫兒欲死亦不易强寄人世懷抱如何每欲一者趨拜兼叙戀戀之懷而寓居半年百疾交攻長望停雲悵嘆而己此外千萬非面難氾思得秋凉

병을 피해서 있는 동안 불꽃같은 삼복더위가 배는 더했는데  멀리 많은 친구들의 위로로 숱한 고난을 밟고 이겨냈다. 

액운이 닥치는 불행한 고비가 극에 달해 손자를 잃은 슬픔에 죽고자 독한 마음을 먹었어도 

그러하지 못했으니 인간의 마음속 응어리 어찌 하리! 

매일 한번 씩 애절히 나아가 절하고 또한 애련한 그리움을 나눌 것이다. 

사랑스런 것을 생각하면 병을 피해 산막에 있는 반년 동안 여러 가지 병을 교대로 골라 집어넣는

 (하늘을 원망하여) 머무는 구름을 원망하고 통탄 했을 뿐이었다. 

달리 난국을 해쳐나갈  천만가지 겉치레가 아닌 서늘한 가을바람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래 시는  그다음 해 2월에 썼다. 

雪風颯颯苦夜長尋         눈보라 쌩쌩 아픈 몸 길고 긴 밤 끝이 없어라.

常擗摽痛心頭爾痛          네 아픔 같이하려 밤새 가슴치고 머리 두드린다.

苦我聞苦無爾痛無         나도 아픈데 아프니 물어보니 넌 아니요 했지!

我愁又                    그날을 생각할 때마다 

夜長長夜長                밤은 길고 긴 밤 또 길어만 가는데

此夜其何長               또 이 밤의 길이는 얼마나 될런가.

人皆苦夜短                남들은 피곤하여 밤이 짧다하건만

我獨苦長長                나 홀로 아이 잃은 고통에 길어만 가는 밤이여.

----- 용담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