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생명은 영토보다 귀하다?        

지만원 박사란 분은 상당히 유명한 분으로, 주로 우익 계통의 글을 많이 쓰시는 분인데, 미국에서 공부한 분입니다.

그런데, 이 분의 글은 미국 정부의 반도 정책을 거의 비슷하게 설명해 놓은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일단 인용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
w. systemclub.co.kr에서 퍼옴.


대북전략 목표 : 통일이냐 평화냐 하나만 택하라  


한반도에서의 통일은 평양 정부와 서울 정부를 하나로 합쳐 단 하나의 중앙정부를 만드는 것을 일컬어 왔다. 이러한 정치적 통일은 정치 집단과 가진 자들에게는 엄청난 공포를 수반해왔다.

북한의 통일 방법은 무력 통일이었다. 남한의 통일 방법은 말로는 평화통일이지만 실제로는 경제력에 의한 흡수통일이었다. 남한은 북한의 무력을 무서워해 왔고, 북한은 개방과 교류를 가장 무서워해 왔다. 북한은 개방을 "우리식 사회주의의 붕괴"와 동일시한다.

지금의 이산가족 프로는 DJ와 김정일의 야합 품이다. 남한 국민과 외국에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이산가족 재회는 개방을 의미하고 개방은 김정일 정권에게 가장 치명적인 독약이다. 이산가족을 재회시키자는 제안은 마치 김정일에게 독약을 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료, 전기가 아니라 세계의 재산을 다 준다해도 그의 생명과 맞바꾸는 것이라면 거절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이산가족의 본질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속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한국인들이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막연한 행운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들은 앞으로도 똑같은 방법으로 통일을 외칠 것이다. 통일을 외치는 한 남북한 관계는 긴장으로 일관할 것이다.

남북한간에 긴장을 없애려면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남북한이 평화롭게 같이 살려면 상대방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이는 한반도에 두 개의 독립국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평화공존이요, 유럽식 통일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평화공존을 지지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통일을 열렬히 바라는 사람들이다. 평화공존과 통일을 동시에 지지한다는 것은 평화와 통일이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일과 평화가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평화공존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화공존을 "통일을 이루기 위한 통과단계"(transient stage)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나는 평화공존이 통일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평화공존은 한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엄청난 논리적 함정이 있다. 평화공존이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고 정의하는 한 평화공존은 이룩될 수 없다.

한시적인 평화공존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통일로 이어진다. 양측은 평화공존 기간에 부지런히 자기 진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은밀한 경쟁을 추구할 것이다.

평화공존 기간은 바로 은밀한 경쟁을 추구하는 기간인 것이다. 이는 평화공존이 아니라 긴장 기간인 것이다. 따라서 평화공존은 그 자체가 목표이어야지 통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수단이 될 수 없다. 평화공존은 곧 통일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평화공존에 대해서만 분석되지 못한 시각을, 통일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통일에 대한 정의부터 바꿔야 한다. 한국인들이 바라는 정치적 통일은 긴장을 수반하고 전쟁까지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노선이다. 이러한 통일은 이뤄질 수도 없지만 유익한 것도 아니다.

한국이 독일식의 정치적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엄청난 긴장과 비용을 요한다. 그러나 유럽식 통일은 긴장도 비용도 수반되지 않는다. 남북한이 유럽대륙의 이웃 국가들처럼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공존하면 남북한도 유럽식으로 통일될 수 있다.

남북한 주민이 간첩 혐의를 받지 않고 국경선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 바라는 모든 것이다. 정치적 통일과 다른 점은 오직 평양에 중앙정부가 하나 더 있다는 것뿐이다.

우리는 이를 통일 대치품(unification equivalent)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독일식 통일은 불가능한 것이지만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같이 사는 일은 지금이라도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서울정부와 평양정부를 합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하나로 합친다면 양 개 도의 주민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합쳐야 하느냐 마느냐, 도청이 들어설 위치를 어디로 정하느냐, 도지사가 어느 지역 사람이 되느냐, 공무원 자리를 어떻게 각 지역 출신들로 공평하게 배당할 것이냐 등의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들 여러 가지 문제 중 긴장과 투쟁을 부르지 않을 문제는 하나도 없다.

여의도 정치 무대를 보자. 죽마고우라도 여당과 야당으로 갈라서면 서로 불신하고 반목한다. 여당과 야당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거나 신사 협정이 이뤄진 적은 거의 없다. 더구나 남북한 정치 집단간의 신사협정에 의해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더러는 흡수통일에 대한 꿈을 안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몰락하여 북한 내에 무정부 상태가 발생하면 그 때가 바로 북한을 흡수하기 위한 결정적인 시기라고 믿고 있다. 북한 사회에 혼란이 발생하면 인민군과 북한 경찰이 계엄군으로 전환된다. 계엄령이 선포된 나라를 접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기울어져 가는 북한을 물리적으로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먼저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한 계엄군과의 전쟁을 의미하며 북침으로 선포된다. 한국군의 힘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 국가가 소멸된다면 아프리카에 있는 못사는 나라들은 이미 소멸됐을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통일은 없어 보인다. 정치집단간의 신사협정을 통해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는 일도 불가능해 보이고, 경제적으로 붕괴하는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일도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는 이룰 수 없는 통일에 막연한 기대를 걸면서, 군비경쟁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통일은 평화공존의 결과물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 생명은 영토보다 귀하며, 현재를 사는 국민들이 후손을 위해 희생을 치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1. 3. 1  

-------------------------------------------------
다 읽으셨지요?

어차피 전쟁 나면 자신은 제일 먼저 미국으로 도망칠 것이면서, 입 달렸다고 위와 같은 소리를 늘어 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생명이 영토보다 귀하다는 소리는, 즉 누구 밑에서 노예가 되든 말든 내 목숨만 잘 살면 된다는 소리입니다. 반도패배주의자들의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 (이 분의 지론이, 남북한을 따로  독립시키자 하는 것인데, 그러면 결국 다 중국에 먹히고 만다는 생각은 못 하는 모양입니다. 하긴 그 날이 오면 이 분은 미국으로  도망치겠지만요.)

이런 분이야 미국에 연줄도 있으니 어떻게든 살아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장기적으로 볼 때에, 중국의 팽창정책과 미국의 정책이 결국 한번 크게 부딧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현 움직임으로 볼 때에 결국 반도를 언젠가는 포기할 것입니다.

생명이 영토보다 귀하다는 말은, 비겁자의 입에서나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한 치의 땅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갔는지는 역사가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사이 좋은 이웃이 순식간에 적으로 변하는 예도 서양사에 엄청나게 많습니다.

서양 각국은 현재 여러 소수민족들이 분열되려고 애쓰고 있는 곳이 많은데, 이것도 경제가 좋을 때의 일이지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