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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시기에 따라 과대포장되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한이 없지만, 우선 잘 알려진 삼국지의 예만 들고자 합니다.
삼국지에서 위(魏) 를 정통으로 할 것이냐, 촉(蜀) 을 정통으로 할 것이냐 하는 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진(晋) 나라 때에 촉나라 사람인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에는, 위를 정통으로 하고 조조, 조비 등에게 황제의 칭호를 붙였습니다. 그러나, 촉의 유비, 유선은 선주, 후주라 두리뭉실 넘어갔지만, 이들의 부인들에게 황후(皇后) 라는 칭호를 붙임으로서, 이들이 황제였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즉 자신은 비록 진나라 (위나라의 계승국가) 에서 녹을 먹고 있으니 위나라를 정통으로 할 수밖엔 없으나, 촉도 정통이다 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지요. 그러고도 진수가 목이 잘리지 않았으니, 진나라 임금도 이에 대해 별로 불만이 없었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진나라가 흉노족에 밀려 남경으로 도주하자, 동진(東晋) 이라 하였습니다.그리고 오나라의 수도인 남경에 도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동진에서는 촉을 정통으로 한다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그후 수, 당 시대에는 누가 정통인가 하는 데에 크게 신경쓰지 않다가, 송나라 때에 엄청난 논란이 있었습니다.
구법당, 신법당이 싸우면서 생겨난 일이지요.
사마광(司馬光) 이, 자치통감을 쓰면서 자신의 직계조상인 사마의(司馬懿, 중달, 진나라의 시조) 의 덕을 빛내기 위해서, 사마의가 일했던 위나라를 정통이라고 들고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촉이 정통이 아님을 증명하려고 자치통감에 장광설을 늘어 놓았습니다.
자신의 조상을 빛내기 위해 역사까지 고쳐 놓은 것이지요.
그러자 사마광의 반대파들은 촉이 정통이라고 들고 나왔고, 이 논쟁은 송이 금에게 망한 후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주자 (사천성 출신) 는, 촉이 정통이라고 했습니다.
명대에는 자치통감의 뜻을 받아들여 위가 정통이라고 했으나, 청나라 때는, 청나라 황제가 유비, 관우의 사당에 참배하고, 조조의 무덤 (진짜였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 발견되었을 때 파묻어 버리라고 했다고 합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었을 때, 청나라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삼국지에서 누가 정통이냐를 놓고 핏대를 울리며 싸운 얘기가 여러 군데 나옵니다.
만주족들은 삼국지 얘기만 나오면 사족을 못 썼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섰는데, 이 두 나라에서 정통을 다시 오(吳) 나라로 바꾸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국에 대해 언급한 책들을 읽었는데, 삼국 중 어디가 정통이란 말은 없었으나, 오나라에 대한 언급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리고 역대 명장들에 대해 다룬 책도 보았는데, 삼국 중 위나라에선 사마의, 촉에서는 관우, 그리고 오에서는 주유, 노숙, 여몽 세 사람을 다루었더군요.
그리고, 오나라는 삼국 중 제일 영토가 넓었다느니, 오나라에선 알루미늄을 가공했다느니 (오나라 장수 주방의 아들인 주처(周處, 동진의 명장) 의 묘에서 알루미늄이 나옴) 이렇게 오나라를 치켜세우고 있고, 어디선가 오나라의 죽간이 대거 출토되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군요.)
아뭏든, 오나라를 치켜올리면서, 위, 촉은 상대적으로 축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도자들이 거의 모두 강남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모택동도 호남성 출신이고, 강택민은 상해 출신입니다. 상해와 남경은 아주 가깝습니다.
그리고, 대만의 지도자들도 거의 다 그 지역 출신입니다. 장개석, 장경국은 절강 사람들이고, 이등휘, 그리고 현재의 첸수이벤도 혈통은 복건 쪽이니 오나라 계통입니다.
그리고 삼국지를 재현한 세트가 있다는데, 이것도 강소성 무석(無錫, 옛날엔 남경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였음) 에 지어 놓았습니다.
나라의지도자들이 바뀌면서, 전부 다 자신들의 조상, 자신들의 지역을 미화하고 확대하기 위해서 역사를 고쳐 나가는 것입니다.
중국만 이런 건 아니지만, 중국의 경우가 가장 우리에게 절실하니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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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15
역사는 시기에 따라 과대포장되는 겁니다 
이름:P. 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