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미국 출신의 RIO 밴드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요.
최근에 주목할 만한 미국 출신의 RIO 그룹들은 5UU's 의 _Hunger's Teeth_ 와
Thinking Plague 의 _In This Life_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음악적인
방법론에 있어서 서로 유사한 특징을 보여 주는데, 샘플링 기법을 이용한 현
대적인 감각의 전자 음향 효과를 사용한다든가 미국 출신이면서도 유럽의 현
대 음악에서 영향받은 듯한 음구조와 곡구성을 펼친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은 Henry Cow 의 음악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쿠스틱한 악기 구성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폭력적인 리듬, 작은 프립이 연
상되는 편집증적인 Fred Frith 의 기타 음향, 현대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음
의 단절, 지리하고 넌센스한 음들의 고무줄같은 늘어짐, 급작스럽게 사람을
놀래키는 음진행의 급커브 등 Henry Cow 의 음악은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담
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너무 무덤덤하고 무색무취로 청자를 따돌
리는 듯하여 친해지기가 너무 힘든 음악입니다. 5UU's 나 Thinking Plague 는
바로 위에서 든 Henry Cow 의 음악적 특징들을 전적으로 수용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미국의 RIO 밴드들은 영국의 Henry Cow 나 Art Bears 와는 다른
향취를 뿜어냅니다. 드럼의 강한 비트가 그렇고, 샘플링을 통해 들리는 뒤틀
린 소리들의 이미지가 그렇고, Dagmar Kraus 보다 훨씬 더 미국적인 음색을
지닌 보컬이 그렇고, 분명 Henry Cow 일파의 음악보다 친해지기가 용이한 음
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5UU's 의 _Hunger's Teeth_ 는 YES 를 연상시
키는 유려한 보컬 하모니와 Gentle Giant 를 연상케 하는 곡 구성으로 좀 더
친숙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5UU's 의 일부 멤버들은 또하나의 미국 출신 RIO
밴드인 Motor Totemist Guild 의 일부 멤버들과 함께 92 년 U TOTEM 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여 앨범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앨범도 위에서 열거한
미국 RIO 밴드의 음악적 특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악들을 담고 있습니
다. (여담: U TOTEM 의 음반에는 Madonna 의 음성을 샘플링해서 만든 곡이 있
는데 마치 '우리의 음악은 당신이 살고 있는 지금 만들어진 거예요' 라고 말
하는 듯 했습니다. 반면 Anekdoten 이나 Anglagard 같은 음악을 들을땐 그저
70 년대를 떠올릴 수 있지요 :-))
Q7 : 일본의 프로록 밴드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요.
일본에는 NEXUS라는 art rock 전문 레이블(si-wan이랑 비슷) 이 있는데, 여기
에서 요즘 일본 밴드들의 앨범을 활발히 재발매하고 있더군요. Ain Soph,
Nouvella, Peageant, Outer Limits, Mr.Sirrius, Teru's Symphonia, Kenso 등
입니다. 가격은 2200엔 씩입니다. 요즘 일본에서도 Art rock 은 인기가 없나
봅니다. 일본 대학생을 20여명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전부 progressive rock
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더군요.위의 CD들도 아주 큰 가게에서만 볼 수 있었고,
그나마 구석에 처박혀 있어서 찾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이 앨범들에 대해서는 YBD Review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본 밴드들의 약
점은 vocal 인것 같습니다. 여성 보컬이 많은 데, 대부분 목소리는 예쁘지만
노래는 영 못부르는 것 같습니다.
Q3. 한국의 아트락 & 프로그레시브 락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 밴드를 중심으로 한 음악이 도래한 시발점은 64년 애드-포가 첫앨
범을 낸 이후 입니다. 그 당시 앨범을 몇장 들어 본 소감으로는 군데군데 싸
이키델릭적인 요소가 조금씩(아주) 숨어는 있지만 대부분 비틀즈의 초기 락앤
롤이나 가요입니다. 70년대 초반에 발표된 앨범중에 아트락 매니어의 관심을
끌만한 앨범으로는 He-6의 Get Ready연주가 한면을 꽉 채우고 있는 앨범이 있
습니다만 역시 그저 그런 수준입니다. 다만, 이런 음악이 있었다는게 신기할
뿐인데, 이 시기의 매스터 피스라면 (그룹음악중) 신중현과 엽전들의 음반들
입니다. (참고, 이들이 내놓은 몇장의 앨범들이 CD화 된답니다.) 신중현의 기
타가 제법 구성력있게 들려오는데, 역시 프로그레시브적인 입장에서 보면 매
우 부족합니다.
흔히들 사람들사이에 회자되는 마그마, 동서남북, 이성우, 작은거인의 2집 등
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트락에 근접한 음악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한 연주를 하던 사랑과 평화의 2집이 가장 나은 앨범으로 보입니
다. 사랑과 평화는 재결성이전에 2장의 정규앨범과 한장의 디스코 연주앨범을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집은 _장미_와 _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 할 수 없어
요_가 담긴 앨범입니다. 이 음반에는 크레딧이 없어서 확실치는 않지만, 기타
는 최이철, 키보드에 김명곤이 있었습니다. 이 앨범에는 대중적인 몇곡과 1집
에서와 같은 디스코풍의 클래식 편곡연주 외에 상당한 수준의 재즈락 연주가
있습니다. _비가 내리네_라는 곡은 김명곤의 신서사이저연주가 초기 Utopia의
트리플 키보드 못지 않은 파워를 내고, 악기들간의 유니즌이나, 드럼과의 변
박프레이즈도 스리슬쩍 잘도 넘어 갑니다. 가사는 _산에도 들에도 비가 내리
네_정도를 반복하고, 대부분 연주에 할애한 재즈프로그레시브 락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_축제_라는 곡인데, 얼마전 최이철의 인터뷰를 보니, 자기가 연주
한 곡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는군요. 역시 주역은 김명곤과 최이철
인데, 중반부의 최이철의 피드백이 상당히 멋있는 연주곡입니다.
산울림 3집에 한면을 꽉 체우고 있는곡, _그대는 이미 나..._ 도 매우 좋습니
다. 심포닉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아티스트중에 내놓을만한 개성 uniqueness을
지닌 아티스트라면 역시 산울림이 아닌가 합니다. 데스메탈 보컬을 일찌기 선
보인 '소나기'도 있고 시작부분에 2분이나 사이키한 기타 연주만 나오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도 있고,(그래서 판이 튀는줄 알았지요.) 전에 월간팝송
에 보니까 어떤 일본애가 산울림을 극찬해놓은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울림
을 음악전반에 걸쳐 높이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신선하고 즐거운 음악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연주에 관해서 말한다면 김창완의 기타는 그야말로 초 일류
아마츄어 수준인 것 같습니다. 산울림의 기타는 퍼즈박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싸이키델릭적인 음악과 사운드상의 공통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만, 그의 기타
수준은 가장 간단한 개방현 코드로 백킹을 처리하고 솔로부분에서는 기타 키
즈가 처음 기타를 사서 무작정 연주하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랄까, 밴딩
도 매끄럽지 못하고, 비브라토는 거의 없습니다. 밴드간의 앙상블에선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코드도 보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산울림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아마츄어적인 신선함 때문으로
보입니다. 결코 프로라면 그렇게 연주하진 못하지요. 산울림의 여러장의 앨범
도 아이디어 박스고, 당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시도도 많이 보입니다. 그리
고 연주할때는 이른바 '파워'도 느껴집니다. 사실 김창완은 록보다는 포크계
열의 싱어 송 라이터가 본령이라고 생각됩니다. 록적인 필링은 동생 김창훈이
더 낫습니다. '하얀 달'이나 '소나기'같은 시도는 다 김창훈 작곡입니다.
한편 초기의 대학 가요제때는 정말 신선하고 실험적인 곡들이 많이 선보였읍
니다. 비록 그런 곡들은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금 기억하기에도 3회때
('내가'가 대상) 은상인가 받은 '고운 님'이라는 곡은 한국적인 맛(그것이 어
디에서 연유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과 아름다운 화음이 잘 어우러진 좋은 곡
이었읍니다. 4회때도 제법 복잡한 구성의 곡이 은상인가를 탔죠. 2회때 대상
을 탄 '밀려오는 파도소리에'라는 곡만 해도 보통 흔히 들을 수 있는 곡이 아
니죠. 비록 좀은 어설픈 연주와 레코딩이지만 신선함은 어떤 prog 곡들 못지
않습니다.
김수철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라이브를 들어본 바에 의하면 아주 탄탄한 실력
을 갖춘 음악인이었습니다. 약간 스케일 상, 대곡을 작곡할순 없을 지 몰라도
적어도 그정도면 우리나라를 대표해도 될거 같습니다.
이성우는 외국의 프로록 매니어들로부터 핑크 플로이드 적인 연주로 매우 인
정받고 있는데 자세한 정보는 YBD Review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대로 좀 특이했던 곡이나, 앨범들을 적어 보겠습니다.
1. 사랑과 평화 - _비가 내리네_, _축제_ (from 2집) Jazz Rock
2. 작은 거인 - _어둠의 세계(?)_ (from 2집) Jazz Rock
3. 따로 또 같이 - _하우가_ (from 2집) Prog. Folk Rock
4. 동서남북 - _나비_ (from debut album) Jazz Rock
5. 마그마 - debut album, Psychdelic and Hard Rock
6. 산울림 - _그대는 이미 나_, _동화의 성_... Punk or Psychdelic Rock
7. 조동진 - _어둠속에서_ (from 2집) Prog. Folk Rock
8. 오세은 - _하얀바다_ 있는 앨범 Acid Folk
이름: 예바동
Q 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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