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coner 2007/4/28(토) | |
 김대환님 추모기사 (핫뮤직 2004년 4월호)
<머릿말 1> <머릿말 2> 2004년 3월 1일은 국내 락계에 있어서 가장 큰 별 가운데 하나가 떨어진 날이었다. 국내에 락 음악이 들어올 당시부터 50여년간을 항상 구도하는 자세와 진보적인 정신으로 자신의 세계에 몰두하던 김대환의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다른 잡지들이나, 신문 기사 등으로 '타악기 연주자 김대환'이나, '세서의 달인 김대환'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이 지면을 통해서는 70년대 중반까지 '초창기 국내 락과 재즈의 메신저로써의 김대환'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김대환에게는 언제나 '최초'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프로 데뷔 이전에 물론, 트럼펫과 트럼본을 분 적이 있긴 하지만, 미 8군 무대로 뛰어 들면서 '클럽 데이트'라는 최초의 패키지 쇼에서 활동을 했고, 그곳에서 만난 신중현과 일반 무대로 뛰어들기 위해 1962년 경 조직한 '에드 훠(Add 4)'역시 국내 최초의 락 그룹으로 기록될 그룹이었다. 물론 음반의 발표는 키 보이스가 조금 빨랐지만, 여러 사람들의 증언으로 미루어 볼때, 최초의 락 그룹 자리는 아무래도 에드 훠쪽이 먼저인 듯 하다. 김대환의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소위 '한국 락 바로 세우기'라는 제목 아래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신중현의 다큐멘타리나, 앞다투어 행해졌던 신중현 인터뷰등에서 등장했던 이야기인, 다른 이들을 시켜 연습실 밖에서 문을 잠그게 했다는 일화는 바로 김대환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신중현 보다도 오히려 연배가 위였던 김대환이 먼저 미8군 악사였을 당시 연습실 문을 잠그고 연습을 하던 것을 보고, 신중현도 김대환의 연습실 앞에 자신의 연습실을 만들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지금 불리우는 '대가'라는 칭송은 하루 아침에 그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미 어떤 경지에 올랐다고 이야기를 듣던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까지도 김대환은 하루 8시간의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김대환은 타악기를 솔로악기로 생각하고, 단순한 타임 키핑의 자리를 떠나서 타악의 음색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예전 신중현과의 그룹 활동 시절이나, 조용필과 함께했던 김 트리오 시절 언제나 그는 '박자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문제로 그룹의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하지만 그가 정작 원했던 것은 박자라는 구속에서의 해방이었다. 비트(Beat)가 근간이 되는 락 음악에 있어서 박자는 어쩌면 피해갈 수 없는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그가 자신이 리더로 있던 김 트리오의 드럼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은 락 그룹에서 활동을 했지만 재즈적인 어프로치를 구사했던 그의 드럼 패턴을 더욱 발전 시켜 보다 자유로운 방법으로, 타악 만으로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프리 재즈의 길로 발을 옮겨놓기 위해서였다. 김대환은 다른 음악인들에게도 인간적인 선배였다. 박인수가 '흑인 음악에는 역시 김대환이죠'라며 부탁하자, 신중현과의 음악적인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시 퀘션스에 합세했으며, 당시 10대의 어린 풋내기들이었던 아이들(Idol)을 발탁했고, 아이들 출신의 최이철을 자신의 그룹에 합류시켰다. '때리기 까지 했다'는 조용필과의 일화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사실이고, 그러한 조용필을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서 가수왕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심사위원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드럼 세트 위에 앉았다는 점 역시 인간적인 면이 배어 나오는 그의 심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젠 더 이상 그의 살아있는 '북'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제나 영원히 남아 사람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물결치게 하고 싶었던 '김대환의 소리'를 다시금 되새겨 울리는 것은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내용은 알지 못한 채 그저 피상적인 '기인'으로만 불리웠던 그가 아닌, 진정한 음악인이자 최초의 락 드러머였던 그에게 바치는 최소한의 예우가 아닐까? "한 명의 드러머나, 음악인 이라기 보다는 토탈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글 - 김희현 김대환 선생님은 내가 특별히 존경하는 분으로 한 명의 드러머나, 음악인 이라기 보다는 토탈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드러머로써도 충분히 명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일반적인 드럼 세트에서 과감히 벗어나서 자신이 개발한 또 다른 조합의 타악기 세트 연주를 보여준 점이나, 어떻게 보면 음악과는 전혀 관련이 없을 듯한 세서를 통한 도의 세계로의 탐구 등은 자신 안의 한 개혁과도 같다. 그리고 그 개혁은 그의 집념을 통해 모두 성공으로 이어졌다. 짧은 지면을 통해서 나마 고인의 명복을 빈다. * 김희현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등을 거친 세션 드러머로, 현재 예음 음악 신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60년대 초 한국음악계가 락이나 재즈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드러머로서 한국음악계에 많은 업적과 영향력을 끼친 전설적인 인물" 글 - 심형섭 내가 64년 미8군에서 음악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첫 밴드에서 함께 연주한 드러머가 대환 형님이다. 많은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매우 가깝게 지냈으며, 내가 미국에 온 후 오랫동안 한국과 완전히 연락을 끊고 살다가 몇 년전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한국과 연락이 되었을때, 거기서 만난 젊은이에게 내가 제일 먼저 부탁한 것이 대환 형님의 연락처를 알아봐 달라는 것 일 정도로 항상 안부가 궁금했다. 결국 그 청년 덕분에 대환 형님과 30여년만에 통화를 할 수가 있었고 그 뒤 서 너번 전화를 드렸는데 언제 한국에 나오느냐는 질문에 준비중이니 곧 나갈거라고 말씀 드렸건만, 이젠 살아생전에 만나 뵐 기회를 영원히 잃었으니 너무 애석하다. 한국의 대중들이나 젊은 세대는 전혀 그를 모르고 관심도 없겠지만 그는 60년대 초 한국음악계가 락이나 재즈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드러머로서 한국음악계에 많은 업적과 영향력을 끼친 전설적인 인물이다. 진작 찾아뵙지 못 한 것을 사죄 드리며 형님의 명복을 빈다. * 심형섭은 김대환과 60년대 초 8군 무대인 "메키 쇼"에서 활동했고, 이후 자신의 그룹 '휘닉스(Phoenix)에서 활동하다가 도미, 현재 미국에서 자신의 블루스 클럽을 경영하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글 - 최유길 김대환과 김트리오 악단 - 드럼! 드럼 ! 드럼! 앰프키타 고고! 고고! 고고! (아세아, AALS-0004, 1972) Side A Side B 음반이 나왔을 당시인 1972년 국내 음악계의 열악한 상황을 전제조건으로 한다면, 테크닉이나 음악적 감각에서 김대환은 단연 지존급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각 곡의 전주부는 항상 드럼에 의한 인트로 필인으로 시작하는데, 밴드의 리더가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마침표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시 드러머들이 자의나 타의에 의해 외국연주스타일의 카피 수준에 있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김대환의 드러밍은 독특할 수 밖에 없다. 음반 수록곡들은 당시 외국 히트곡을 리메이크 했는데 드럼 패턴만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고집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락이나 팝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재즈 드러머로 특히 하드 밥에서 퓨전 재즈의 영향 하에 있다. 테크닉적으로 보자면 우선 눈에 띠는 곡이 브라인드 페이스(Blind Faith)의 [Do What You Want]를 리메이크한 [마음대로 해라]이다. 원곡은 진저 베이커(Ginger Baker)의 드럼 솔로잉이 삽입된 대곡으로, 김 트리오는 4분여 대로 축소 해서 연주하고 있지만, 김대환 드럼 솔로잉의 특징이 가장 잘 두드러진 곡이다. 기본적으로 김대환은 얼터네이트, 더블, 패러디들이 접목된 스피디한 양손 스트로킹을 주특기로 하는데, 스트로크의 속도감 때문에 롤링의 그것과 유사하게 들릴 정도로 빠르다. 솔로잉시 대부분 연주자 스스로 가장 자신있는 패턴이나 특기를 부각시키곤 하는데 김대환의 경우는 하이햇과 스네어드럼이 주체가 되는 솔로잉을 지향한다. 그 이유는 하이햇과 스네어 드럼이야 말로 다양한 액센트와 변화로운 톤을 새기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으로, 그가 재즈 드러머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네어드럼의 중앙부분과 가장자리 부분을 번갈아 두드려 서로 다른 음색이 한 모션에 연출되도록 하고 있고, 하이햇 심벌의 경우는 싱글 스트로크 주법 내에 더블이나 패러디들을 삽입해 다이내믹한 색책감을 조성한다. 여기에 하이햇 오픈 클로즈드 주법을 적절히 가미, 극적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 두가지 패턴이 독립되어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틀속에 컴비네이션을 이루고 있어 대단히 화려하게 들린다. 드럼 리프 사이 사이에 삽입된 드럼 필인시 스네어에서 출발해 탐탐과 심벌 그리고 종국에는 베이스드럼으로 마무리하는 과정이 물 흐르듯 한 모션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에 동반되는 스피드감으로 인하여, 이 긴 과정이 단 한 호흡에 처리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이러한 스피드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자기연마가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그의 성실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드럼 패턴는 결코 특별하지 않으나 스네어와 하이햇 심벌 위주의 리프 구성시 3잇단음이나 고스트 노트를 사잇음을 구성하여, 미세한 비트의 변화를 즐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솔로잉도 그러한 김대환의 드럼스타일에 기본을 두고 전개되는데, 우선 재즈를 기반으로 하는 드러머답게 하이햇 심벌 워크가 돋보인다. 하이햇 심벌 위에서 더블과 패러디들을 주로 하는 스트로킹이 현란하게 펼쳐지며, 이는 하이햇 심벌의 오픈으로 이어지면서 파장음의 극대화를 노리기도 한다. 스네어 드럼이나 탐탐류에서 전개되는 솔로잉시에는 주로 4박 3연 액센트를 부여하거나 탐류의 이동을 일방향으로 흐르게 하지 않고 울림의 다양성을 도모하는 패턴, 예를 들자면 8인치-12인치-10인치-14인치 순으로의 전개를 추구한다. 스네어 드럼과 심벌류의 화려함에 비해 그의 베이스드럼 베리에이션은 다소 열악한 편이지만, 그의 드럼 스타일이 락보다 재즈에 가깝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해가 쉽게 갈 듯한 부분이다. 이는 솔로나 필 인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락 드러머들이 즐겨 사용하는 스트로크와 킥킹의 컴비네이션 플레이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에 있어 베이스 드럼은 기본 박자를 새기고 솔로잉이나 필 인의 도입, 혹은 마무리에 액센트를 넣은 역할에 치중할 뿐, 많은 의미부여를 하진 않는다. [돌아오라 (Get Back)]의 경우 브러쉬를 사용해 그만의 독특한 비틀즈(Beatles)를 만들어냈다. 리메이킹의 수법에 있어서는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고 기본적인 드럼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연주이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스피드에 대한 연마가 충분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테크닉이나 필이 화려하게 나온다. 때때로는 그것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니 현란한 반면에 연주의 포인트가 잡히질 않아 때로는 혼돈스럽기까지 하고, 그가 자신 있어 하는 스타일이나 패턴에 지나치게 몰입해 각기 다른 형태의 곡임에도 드럼에 한해서는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하여 후반부로 흐를 수록 보다 새로운 그 무엇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상희 - 김상희 리싸이틀 쑈 (유니버살, KLH-7, 1970) Side A Side B 김상희의 골수 팬이 아니고, 락 음악을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Side B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Side B는 세곡의 트렉이 신중현의 곡들이고, 반주 역시 신중현과 퀘션스가 맡고 있다. B-1은 아마 8군에서 활동하던 3국의 가수인듯 싶다. 트리오 하파니스라는 일본의 트리오도 신중현의 '빗속의 여인'을 부른 바가 있듯이, 이들 고지미 자매도 다소 어눌한 한국 발음으로 그럴싸하게 '커피 한잔'을 부르고 있다. 펄 시스터스의 첫 앨범에 수록된 버젼과 거의 동일한 반주로 연주된다. 두번째 곡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포크 듀오 라나 에 로스포의 '사랑해'가 담긴 첫 번째 음반에 A-1에 수록되었던 곡이다. 라나 에 로스포의 분위기와는 어쩐지 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 였지만, 김상희는 탁월한 가창력으로 정말 제목이 주는, 그리고 곡이 주는 절망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B-3는 그 해에 스메쉬 히트를 기록했던 곡을 슬로우 템포로 편곡을 해서 들려준다. 신중현의 인터뷰에서 보면, 펄 시스터스에게 창법지도를 할때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분위기를 내도록 지도를 했다라는 내용을 볼 수 있는데 김상희의 실황으로 '어떻게 해'를 들어보면, 신중현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에게서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부분들을 들을 수 있다. 유럽의 사이키델릭 음악들에 비해 미국의 사이키델릭 음악이 주는 느낌은 어렵지 않은 코드 진행을 통한 점층적인 몰입을 들 수 있는데, 이 곡의 라이브를 들으면서 느낀 감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위에도 이야기 한 바 있는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명곡 'White Rabbit'을 들었을때의 감정과 비슷한 것이라고나 할까. 이 당시 신중현의 연주. 특히 와와 페달을 자유 자재로 이용한 사이키델릭한 연주는 정말 국보급 연주라는 생각이다. 펄 시스터스와의 작업보다, 오히려 단발 프로젝트였던 김상희와의 그것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을 생각하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중현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 되었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이 음반을 끝으로 김상희와 신중현의 짧은 만남은 끝을 맺고, 김상희는 여러 쟝르를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나게 된다.
Side B 퀘션스는 사이키델릭 음악을 추구하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었다. 이는 김상희의 실황음반이나, 퀘션스의 시민회관 공연 음반의 중간 중간 삽입된 멘트 중에도 들을 수 있는 '사이키델릭한 시도를 해 보이겠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퀘션스의 공식적인 데뷔 음반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음반을 들어보면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전반적인 연주는 물론 그들이 추구하려던 사이키델릭의 영향권 안에 있지만, 임성훈을 제외한 나머지 객원 가수들의 창법은 검은 빛이 물씬 풍기는 소울풍의 노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특히 국내에서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가 절묘하게 교차하고 때로는 융합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사이키델릭을 추구하던 신중현의 의도와 흑인적인 박인수와, 김대환의 취향이 맞물리는 부분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구성원들의 완벽한 조화 속에서 명곡 '봄비'는 그렇게 탄생했다. 김추자 - 님은 먼 곳에 / 기다리겠오 (유니버살, KLH-16, 1970) Side B 반 정도의 수록곡이 번호가 하나 앞선 박인수의 '봄비'가 수록된 음반과 겹치는 음반이다. 당시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A-1은 후에 전속 관현악단 풍의 편곡으로 녹음 된 [김추자 스테레오 힛트앨범 No.2]의 녹음 보다 퀘션스의 연주로 녹음 된 이 음반의 편곡에 손을 들어줄 만 하다. 연주곡으로 삽입된 A-2는 힘있는 김대환의 롤링으로 시작되며, 와와를 통해 미묘한 음의 차이를 만들어 낸 신중현의 연주는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들어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Side B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도어스(Doors)풍의 흐느적 거리는 키보드 소리는 미국 중심의 사이키델릭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김대환의 드러밍은 '인어가다다비다'의 드럼 솔로 부분이 아니라, A-3의 중반부에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업 비트로 변화되는 부분부터 잠깐이지만, 스트로킹을 이용한 김대환 특유의 현란한 플레이가 펼쳐진다. 신중현의 기타 연주는 테크닉 쪽으로의 접근 보다는 '소리의 탐구'를 보여준다. 당시 몇 안되는 이펙터의 조합으로 만들어 내는 도발적인 사운드는, 정교하고 꽉 짜여진 느낌의 히 화이브(He 5)시절 김홍탁이 연주한 징글 벨의 중반부분에 삽입된 [인어가다다비다]나, 히 식스 시절 라이브감 있게 녹음된 같은 곡과 비교 감상해 볼만한 대목이다. 부틀렉이기 때문에 거부감으로 다가오는 열악한 음질과, 음반의 한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인어가다다비다'의 너무나 원곡에 충실한 해석이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국내 '그룹 사운드'의 최고 전성기 시절 지존의 자리에 있던 대가들의 호흡소리까지도 느껴 질 법한 소중한 역사적 자료이자 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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