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역사수첩     http://blog.ohmynews.com/historynote/67212

역사수첩 2006/01/08 20:20 역사수첩|troch

   다음글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몽고와의 관계. 조선의 평안도와 함길도 일부가 몽고와 접경하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양성지의 " 조선은 만리의 나라"라는 표현과 함께 판단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내몽골자치구에 있던 달달(Tatars=달단= 달자=북원=몽고)과 접경하였고 일정한 외교적 관계를 맺었다면 조선의 영토, 강역은 어디까지 되어야 하며, 현행 국사교과서에서 조선은 왜 한반도에 국한되어 설정되었는지 의문을 품지않을 수 없다. 필자는 조선이 반도사관에 의해 한반도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몽고와의 관계를 설명할 수 없었고 따라서 삭제되었다고 판단한다. 또 아래의 성종실록의 기록은 북원(곧 몽고)와의 관계를 추적하게 하게 한 단서이자 기록이었다.

성종실록 12년 10월 17일

양성지의 상언중에서...

"지금 듣건대 중국이 장차 개주(開州)에 위(?편집자주석: 군사기지)를 설치하려 한다 하는데, 신이 거듭 생각해 보니 크게 염려되는 바가 있습니다. 개주는 봉황산(鳳凰山)에 의거하여 성(城)을 이루었는데, 산세가 우뚝하고 가운데에 대천(大川)이 있으며, 3면이 대단히 험하고 1면만이 겨우 인마(人馬)가 통하는 이른바 자연히 이루어진 지역이므로, 한 사람이 관(關)을 지키면 1만 명이라고 당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주둔하여 고구려(高句麗)를 정벌하였고, 또 요(遼)나라의 유민(遺民)이 여기에 근거하여 부흥(復興)을 도모하였으니, 예나 지금이나 누가 우리 나라와 관계 있음(편집자주석: 요나라와 우리나라가 관계가 있다고 얘기한다...)을 모르겠습니까? 지금 북쪽으로는 산로(山路)로 심양(瀋陽)·철령(鐵嶺)·개원(開元)을 가리켜 야인(野人)과 연접(連接)하였고, 남쪽으로는 해도(海道)로 해개(海盖)·금복(金復)을 가리켜서 등주(登州)·내주(萊州)와 접하였고, 서쪽으로는 요동(遼東)·광녕(廣寧)·금주(錦州)·서주(瑞州)를 가리켜 연주(燕州)·계주(줕州)로 통하니, 저들에게는 유주(維州)의 이로움이 있고, 우리에게는 한중(漢中)의 세가 있는 실로 동도(東道) 요충(要衝)의 땅입니다."

...

"명나라에서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영원한 근심꺼리입니다. 신이 고금(古今) 천하의 형세(形勢)로 말씀드리면, 구주(九州) 안은 오직 중국 황제가 다스리는 바이며, 사해(四海)의 밖으로 서역(西域)은 총령(?嶺)과 사막(沙漠)이 약 3만 리나 되며, 북쪽은 사막(沙漠) 불모(不毛)의 땅이어서 황막(荒漠)하기 끝이 없고, 동이(東夷)는 일본으로써 바다로 둘러쌓인 나라이며, 남만(南蠻)은 점성(占城)과 진랍(眞臘) 땅으로서 계동(溪洞)과 열병(熱病)이 심하여 중국과는 옛부터 통교가 없는 곳이며, 서쪽은 파촉(巴蜀)·검각(劍閣)으로의 길로서 진(秦)나라 때에 처음으로 개척하였고, 남쪽은 담이(쩑耳)·경애(?崖)의 땅으로 한(漢)나라가 비로소 군(郡)을 두었습니다. 동북관(東北關) 밖은 영주(營州)·요동(遼東)·요서(遼西)의 땅이고, 서북관(西北關)의 오른쪽은 양주(쪱州)·하서(河西)의 5군(郡)이 그것이며 이후에는 중국과 교통하였습니다. "

"우리 나라가 북원(北元)과 국경을 접한 형세가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게 한 것입니다."

....

 "우리 나라는 요수(遼水)의 동쪽 장백산(長白山)의 남쪽에 있어서 3면이 바다와 접하고 한쪽만이 육지에 연달아 있으며 지역의 넓이가 만리(萬里)나 됩니다. 단군(檀君)이 요(堯)와 함께 즉위한 때부터 기자 조선(箕子朝鮮)·신라(新羅)가 모두 1천 년을 누렸고 전조(前朝)의 왕씨(王氏) 또한 5백 년을 누렸습니다. "

 "우리 고황제(高皇帝)(편집자주석: 태조 이성계, 개국초기에 조선은 건원칭제하였다.)는 만리(萬里)를 밝게 보시어 요동의 동쪽 1백 80리의 연산 파절(連山把截)로 경계를 삼으셨으니, 동팔참(東八站)의 땅이 넓고 비옥하여 목축과 수렵에 편리함을 어찌 몰랐겠습니까? 그러나 수백리의 땅을 공지(空地)인 채로 버려둔 것은 두 나라의 영토가 서로 혼동(混同)될 수 없다는 것인데, 만일 간사한 무리들이 흔단(?端)을 일으켜 달자(達子)나 왜인(倭人)을 가장하여 도적질한다면 실로 예측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

위기록에 근거하여 조선초기 강역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기본지도는 하버드대학 출판의 중국역사지도집을 참고하여 재편성하였다.

북원(몽고)와의 외교관계(태조~성종24년까지)

태조총서/공민왕이 환조에게 쌍성의 백성을 진무하게 하다.

 처음에 쌍성(雙城)의 토지가 비옥하고 관리의 행정(行政)이 소홀하니, 동남방의 백성(편집자주석: 고려때 동남방의 백성이라 함은 어디를 말함일까? 대륙고려를 근거로 했을 때 현재의 한반도지역을 말하고 있다.) 으로서 "일정한 재산"[恒産]이 없는 사람이 많이 와서 있었다. 공민왕이 원(元)나라에 이 사실을 알리니, 중서성(中書省)과 요양성(遼陽省)에서 모두 관원을 보내 오고, 왕도 또한 정동성(征東省) 낭중(郞中) 이수산(李壽山)을 보내어 (편집자주석: 고려 공민왕 역시 황제였고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였으나 무엇인지 소개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 정동성과 같은곧 00성(省)과 같이 제국으로서의 중앙행정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서 회합하여 새로 온 사람과 그전에 있던 사람을 분간하여 백성을 등록시키고, 이를 삼성(三省)의 조감호계(照勘戶計)라 하였다. 그 후에 무수(撫綏)함이 적당하지 못하니, 백성들이 점점 이사해 떠나갔다. 왕이 환조에게 명하여 이를 진무(鎭撫)하게 하니, 백성이 이로 말미암아 그 직업에 안정하게 되었다. 명년(1356) 병신에 환조가 들어와서 왕을 뵈오니, 왕이 맞이하여 말하였다.

  “경(卿)이 완민(頑民)을 무수(撫綏)하는 데 또한 수고하지 않는가?”

태조총서 

환조가 기철등의 당여를 물리치고 쌍성을 수복하다.

이때 기황후(奇皇后)의 종족(宗族)이 황후의 세력을 믿고 몹시 난폭했으며, 황후의 형 대사도(大司徒) 기철(奇轍)은 쌍성(雙城)의 관리 조소생(趙小生)·탁도경(卓都卿)과 몰래 통하여 서로 당(黨)을 지어 반역을 꾀하였다. 왕이 환조에게 이르기를,

  “경(卿)은 우선 돌아가서 우리 백성들을 진무(鎭撫)하라. 혹시 변고가 있으면 마땅히 내 명령대로 하라.”

  하였다. 이해 5월에 기씨(奇氏)를 평정하고 밀직 부사(密直副使) 유인우(柳仁雨)를 명하여 가서 쌍성(雙城)을 토벌하게 하였다. 인우(仁雨) 등이 등주(登州)에 머무르니 쌍성과의 거리가 2백여 리(里)였다. 그곳에 머무르면서 나아가지 않으니, 왕은 이 소식을 듣고 환조에게 시소 부윤(試少府尹)을 제수(除授)하고, 자금어대(紫金魚袋)를 내리고 중현 대부(中顯大夫)로 계급을 승진시키고는, 병마 판관(兵馬判官) 정신계(丁臣桂)를 보내어 교지(敎旨)를 전하여 내응(內應)하게 하였다. 환조는 명령을 듣고 즉시 <군졸과 말을> 함매(銜枚)하고 행군(行軍)하여 인우와 더불어 군사를 합쳐 쌍성을 쳐부수니, 소생(小生)과 도경(都卿) 등은 처자(妻子)를 버리고 밤에 도망하였다. 이에 화주(和州)·등주(登州)·정주(定州)·장주(長州)·예주(預州)·고주(高州)·문주(文州)·의주(宜州)와 선덕진(宣德鎭)·원흥진(元興鎭)·영인진(寧仁鎭)·요덕진(耀德鎭)·정변진(靜邊鎭) 등 여러 성(城)과 함주(咸州) 이북의 합란(哈蘭)·홍헌(洪獻)·삼살(三撒)의 땅을 수복(收復)했으니, 고종(高宗) 때 원(元)나라에 점령당한 때로부터 99년만에 지금에 와서 이를 모두 수복하였다. 왕이 환조를 승진시켜 대중 대부(大中大夫) 사복 경(司僕卿)으로 삼고, 서울에 제택(第宅) 1구(區)를 내리고 이내 머물러 거주하게 하였다.

....(편집자주석: 여기까지 고려말 공민왕때 몽고와 접경하던 쌍성지역을 수복하는 과정에 대한 간략한 기록이다. 또 쌍성지역은 “화주(和州)·등주(登州)·정주(定州)·장주(長州)·예주(預州)·고주(高州)·문주(文州)·의주(宜州)와 선덕진(宣德鎭)·원흥진(元興鎭)·영인진(寧仁鎭)·요덕진(耀德鎭)·정변진(靜邊鎭) 등 여러 성(城)과 함주(咸州) 이북의 합란(哈蘭)·홍헌(洪獻)·삼살(三撒)의 땅” 이라 하였으므로 평안도와 황해도 사이의 일개 군(郡)이 아니고 훨씬 광대한 지역임을 기록하고 있다.)

태종실록 4년 5월 19일

계품사(計?使)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김첨(金瞻)을 보내어 경사(京師)에 가게 하였는데, 첨(瞻)이 왕가인(王可仁)과 함께 갔다. 주본(奏本)은 이러하였다.

“조사해 보건대, 본국의 동북 지방(東北地方)은 공험진(公탪鎭)으로부터 공주(孔州)·길주(吉州)·단주(端州)·영주(英州)·웅주(雄州)·함주(咸州) 등 고을이 모두 본국의 땅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요(遼)나라 건통(乾統) 7년에 동여진(東女眞)이 난(亂)을 일으켜서 함주(咸州) 이북의 땅을 빼앗아 웅거하고 있었는데, 고려(高麗)의 예왕(睿王) 왕우(王췓)(편집자주석: 고려예종을 왜 예왕 왕우라 폄하하고 있는지 이해할수가 없다...!!)가 요(遼)(편집자주석: 거란) 에 고(告)하여 토벌할 것을 청하고 군사를 보내어 회복하였고, 원(元)나라 초년(初年) 무오년(戊午年)에 이르러 몽고(蒙古)의 산길보지(散吉普只) 등 관원이 여진(女眞)을 거두어 부속시킬 때에, 본국(本國)의 반민(叛民) 조휘(趙暉)와 탁청(卓靑) 등이 그 땅을 가지고 항복하였으므로, 조휘로 총관(摠管)을 삼고, 탁청으로 천호(千戶)를 삼아 군민(軍民)을 관할하였습니다.

(편집자주석: 고려사에는 윤관이 동북지방을 정벌한 이후에나 요나라에게 알리고 요 임금으로부터 축전서신을 받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정벌하기 이전에 고(告)하고 청(請)한다는 말은 자칫 허락을 받았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곧 요나라로부터 통제받았던 국가이었던가 아니면 대등한 국가였던가 아니면 그 역일까? 우리는 외교상의 서신보다 당시의 실제적인 국제적인 역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 판단한다. 왜냐하면 조선조는 명과 사대관계에 있었고 또 요나라를 중국의 역대왕조로 이해하던 분위기에서 명나라에 전하는 주본(일종의 서신)에서 요나라와의 관계에 있어 우위적 입장을 밝히기 어려웠지 않나 판단되기 때문이다.

 당시 예종때는 현종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강감찬 장군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고려 현종때 강감찬 장군은 1010년(현종 1) 거란의 성종이 40만 대군으로 침입하자..하공진(河拱辰)으로 하여금 적을 설득하여 물러가게 하였다. 1018년 거란의 소배압(蕭排押)이 10만 대군으로 침입해 오자 이듬해 서북면행영도통사로 상원수(上元帥)가 되어 군사 20만 8000명을 이끌고 흥화진(興化鎭)에서 적을 무찔렀다. 그 위에 쫓겨 가는 적을 귀주에서 크게 격파하고...(네이버백과사전) 당시 거란(요)과의 관계에서 승전국이었던 고려는 왜 동북여진을 정벌하는데 있어 요나라에게 알리고 청할 필요가 있었을까??? 결코 그렇지가 않다. 요나라는 고려와의 관계에서 약소국이었고, 요나라는 고려사에 기록에축전서신을 보내고 이에 대해 고려 예종이 사례한다는 내용만이 있을 뿐이다. )

 이로 말미암아 여진(女眞)의 인민(人民)이 그 사이에 섞여 살아서, 각각 방언(方言)으로 그들이 사는 곳을 이름지어 길주(吉州)를 ‘해양(海陽)’이라 칭하고, 단주(端州)를 ‘독로올(禿魯兀)’이라 칭하고, 영주(英州)를 ‘삼산(參散)’이라 칭하고, 웅주(雄州)를 ‘홍긍(洪肯)’이라 칭하고, 함주(咸州)를 ‘합란(哈蘭)’이라 칭하였습니다. 지정(至正) 16년에 이르러 공민왕(恭愍王) 왕전(王?)이 원나라 조정에 신달(申達)하여 모두 혁파(革罷)하고, 인하여 공험진(公탪鎭) 이남을 본국(本國)에 환속(還屬)시키고 관리를 정하여 관할하여 다스렸습니다.

  성조(聖朝) 홍무(洪武) 21년 2월에 호부(戶部)의 자문(咨文)을 받았사온데, 호부 시랑(戶部侍郞) 양정(楊靖) 등 관원이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의 성지(聖旨)를 흠봉(欽奉)하기를, ‘철령(鐵嶺) 이북(以北)·이동(以東)·이서(以西)는 원래 개원(開原)의 관할에 속하였으니, 군민(軍民)을 그대로 요동(遼東) 관할에 소속시키라.’ 하였습니다. 본국에서 즉시 상항(上項)의 사건으로 인하여 배신(陪臣) 밀직 제학(密直提學) 박의중(朴宜中)을 보내어 표문(表文)을 받들고 조정(朝廷)에 가서 호소하여 공험진 이북은 요동에 환속하고, 공험진 이남에서 철령까지는 본국에 환속시켜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당년 6월 12일에 박의중이 경사(京師)에서 돌아와서 예부(禮部)의 자문(咨文)을 받아 보니, 본부 상서(本部尙書) 이원명(李原明) 등 관원이 당년 4월 18일에 성지(聖旨)를 흠봉(欽奉)하기를, ‘철령의 일로 인하여 왕국(王國)에서 말이 있다.’ 하시고, 전과 같이 관리를 정하여 관할해 다스리게 하였습니다. 지금 흠차(欽差)하신 동녕위(東寧?) 천호(千戶) 왕수(王脩)가 싸 가지고 온 칙유(勅諭)를 받들어 보니, ‘삼산(參散)·독로올(禿魯兀) 등처의 여진(女眞) 지역의 관민인(官民人) 등을 초유(招諭)한다.’ 하셨습니다.

(편집자주석: 공험진의 위치는 두만강가의 경흥 이북 700리 지점이다. 고려때와 마찬가지로 동북면으로 두만강 이북 700리 지점까지 조선의 영토다.)

  
 상고하건대, 삼산 천호(參散千戶) 이역리불화(李亦里不花) 등 10처 인원(十處人員)이 비록 여진 인민(女眞人民)에 속해 있기는 하나, 본국 지면(本國地面)에 와서 살아온 지가 연대가 오래고, 호인(胡人) 나하추(納哈出) 등의 군사와 왜구(倭寇)의 침략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조잔(凋殘)하여 거의 다 없어지고, 그 유종(遺種)의 남아 있는 것이 얼마 없으며, 또 본국의 인민과 서로 혼인하여 자손을 낳아서 부역(賦役)에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또 신(臣)의 조상(祖上)이 일찍이 동북 지면(東北地面)에 살았으므로, 현조(玄祖) 이안사(李安社)의 분묘가 현재 공주(孔州)에 있고, 고조(高祖) 행리(行里)와 조(祖) 이자춘(李子春)의 분묘(墳墓)가 모두 함주(咸州)에 있습니다. 생각건대 소방(小邦)이 성조(聖朝)를 만난 이래로 여러 번 고황제의 조지(詔旨)를 받았사온데, 화외(化外)를 구분하지 않고 일시동인(一視同仁)하였으며, 또 성조(聖朝)의 호율(戶律) 내(內)의 한 조목에 준하면, ‘홍무(洪武) 7년 10월 이전에 다른 고을로 유이(流移)하여 일찍이 그곳의 호적(戶籍)에 등재(登載)되어 부역(賦役)에 종사하고 있는 자는 논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소방(小邦)은 이미 동인(同仁)의 가운데에 있사옵고, 공험진 이남이 또 고황제의 ‘왕국유사(王國有辭)’라는 명령을 입었사오니, 그곳에 살고 있는 여진 유종(女眞遺種)의 인민(人民)들을 본국(本國)에서 전과 같이 관할하게 하시면 한 나라가 다행하겠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배신(陪臣)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김첨(金瞻)을 보내어 주본(奏本)과 지형 도본(地形圖本)을 받들고 경사(京師)에 가게 하여 주달(奏達)합니다.”하였다.

(편집자주석: 청태조 누르하치가 반란을 일으켜 후금을 세우기전까지 고려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금나라와 그 후예들은 조선의 속민이며 백성이었다. 다음 태종실록 4년 4월의 기록은 당시 명나라의 칙서를 조선왕조를 통해 전달하였음을 기록하고 있고 여진이 조선의 백성이자 관할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

태종실록 4년 4월 4일

요동 천호 왕가인이 동북면 여진족에 보내는 칙서를 가지고 오다.

  요동 천호(遼東千戶) 왕가인(王可仁)이 칙유(勅諭)를 받들고 오니, 임금이 백관(百官)을 거느리고 서교(西郊)에서 맞아 사신과 함께 태평관에 이르러 백관을 거느리고 칙서(勅書)에 절하고 고두(叩頭)하였다. 그리고 나서 사신과 더불어 사사 예[私禮]를 행하고 잔치를 베풀었다. 칙서에 이르기를, (편집자주석: 사대의 예란 이런것이었습니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만 어쩔수 없이 그대로 전재합니다.)

  “삼산(參散)·독로올(禿魯兀) 등처의 여진 지방(女眞地方) 관민인(官民人) 등에게 칙유(勅諭)하여 알린다. 지금 짐(朕)이 대위(大位)에 올라서 천하(天下)가 태평하고 사해(四海)의 안팎이 모두 한집이 되었다. 너희들이 이를 알지 못하여 서로 통속(統屬)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능멸하고, 많은 무리가 적은 무리에게 포악하게 하면, 어찌 편안히 쉴 때가 있겠느냐? 지금 짐의 말을 들으면, 인신(印信)을 주어서 스스로 서로 통속(統屬)케 하고, 사냥[打圍]하고 방목(放牧)하여 각각 생업을 편하게 하고, 상업(商業)을 경영하고 매매(買賣)하여 편의대로 왕래(往來)케 하여, 함께 태평(太平)의 복(福)을 누리리라.

 지금 삼산(參散)·독로올(禿魯兀) 등 11처(處)의 계관 만호(溪關萬戶) 영마합(寗馬哈)·삼산 천호(參散千戶) 이역리불화(李亦里不花)·독로올 천호(禿魯兀千戶) 동삼합(큤參哈)·동아로(큤阿蘆)·홍긍 천호(洪肯千戶) 왕올난(王兀難)·합란 천호(哈蘭千戶) 주번실마(朱풆失馬)·대신 천호(大伸千戶) 고난(高難)·도부실리 천호(都夫失里千戶) 김화실첩목(金火失帖木)·해동 천호(海童千戶) 동귀동(童貴洞)·아사 천호(阿沙千戶) 주인홀(朱引忽)·알합 천호(斡合千戶) 유설렬(劉薛列)·아도가 천호(阿都歌千戶) 최교납(崔咬納)·최완자(崔完者)를 초유(招諭)한다.”

 하였다.【이역리불화(李亦里不花)는 곧 이화영(李和英)이고, 최교납(崔咬納)은 곧 최야오내(崔也吾乃)이다.】

태종실록 11년 12월 2일

예조에서 몽고어와 몽고음악을 교육시키도록 계청하다.

예조에서 몽고학(蒙古學)을 익히도록 계청(啓請)하였다.

  “사역원(司譯院)의 직책은 사대(事大) 교린(交隣)에 있는데, 지금 몽학 훈도(蒙學訓導)가 겨우 두 사람이고 익히는 자가 또 적으니, 마땅히 5부학(五部學) 중에 총명하고 지혜 있는 자 30인을 뽑아서 그 말을 익히게 하고, 또 그 악음(樂音)이 장차 폐하게 되었으니, 관습 도감(慣習都監)으로 하여금 아울러 익혀서 교린(交隣)에 대비하게 하소서.”

  정부에 명하여 의논하게 하였다.

세종실록 3년 12월 12일

구경부(仇敬夫)가 요동으로부터 돌아와서 아뢰기를,

  “달달(쩏쩏)의 군사 40만 명이 심양로(瀋陽路)에 둔쳐 있으므로, 요동 성문(城門)을 낮에도 열지 않았으며, 말을 바꾸어 북경(北京)으로 보내다가 중로(中路)에서 4백여 필을 빼앗겼습니다.”

  라고 하였다.

세종실록 5년 2월 4일

몽학의 시험보는 예를 정하다.

예조에서 계하기를,

  “몽고자학(蒙古字學)이 두 개의 모양이 있으니, 첫째는 위올진(偉兀眞)이요, 둘째는 첩아월진(帖兒月眞)이라 합니다. 전의 조서(詔書)와 인서(印書)에는 첩아월진(帖兒月眞)을 사용하고, 상시 사용하는 문자(文字)에는 위올진(偉兀眞)을 사용하였으니, 한 쪽만 폐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생도들은 모두 위올진만 익히고, 첩아월진을 익한 사람은 적은 편이니, 지금부터는 사맹삭(四孟朔)에 몽학(蒙學)으로서 인재를 뽑을 적에는 첩아월진까지 아울러 시험해서, 통하고 통하지 못하는 것을 나누어 헤아려 위올진의 시험보는 예(例)에 의할 것입니다.” 라고 하니, 그대로 따랐다.

세종실록 10년 3월 25일

파저강에 거주하는 올량합이 도움을 청하니 우선 사람을 보내 정탐하도록 하다.

병조에서 평안도 도절제사(都節制使)의 첩정(牒呈)에 의거하여 계하기를,

  “파저강(婆猪江)에 거주하는 올량합(兀良哈)의 지휘(指揮) 동소을호(童所乙好) 등이 강계 병마사(江界兵馬使)에게 알리기를, ‘달단(편집자주석: 몽고)의 군마(軍馬)들이 저희들끼리 공전(攻戰)하면서 봉주(鳳州) 지경에 와서 군장(軍裝)을 정비하는데, 만약 파저강(婆猪江)을 향하여 온다면, 우리들이 거주하기가 어려우니 압록강(鴨綠江)가로 와 주시기를 원합니다.’고 하였으니, 이 말은 믿기 어려우나, 적의 모략(謀略)이 두렵습니다. 또 소을호(所乙好) 등이 대개 압록강 이서(以西)에서 황성평(皇城平)에 와서 거주하는 까닭으로, 올량합(兀良哈) 장삼보(張三甫)의 처자(妻子)와 인구(人口)들이 출거(出去)한 것이 더욱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또 장삼보의 처자도 또한 산업(産業)이 간고(艱苦)하여 그의 족속(族屬)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이주(移住)할까 염려됩니다. 이보다 앞서는 군사를 6번(番)으로 나누어 방어하였는데, 이달 3월 15일의 수교(受敎)에, ‘공문(公文)을 보내어 변화에 따라 처리하고 3번으로 나누어 방수(防戍)하라.’고 하였으므로, 청하건대 전의 교지(敎旨)에 따라 고찰(考察) 방어(防禦)하고, 또 다른 일을 빙자하여 사람을 보내어 정탐(偵探)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세종실록 24년 5월 24일

달달의 독로올왕 등이 몽고황제의 칙서를 가져옴을 중국에 주문하기로 하다.

함길도 도절세자 이세형(李世衡)이 치계(馳啓)하기를,

  “달달(達達)의 독토올왕(篤吐兀王) 등 16인이 몽고 황제(蒙古皇帝)의 칙서(勅書)를 가지고 4월 16일에 아적랑이(阿赤郞耳) 지면(地面)에 도착하였는데, 신(臣)이 의리로써 거절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므로, 황희·신개(申죏)·황보인과 승문원 제조(承文院提調) 권제(權?)·김종서·정인지·유계문(柳季聞)·안지(安止) 등을 불러서 중국에 주문(奏聞)함이 편리한가 편리한지 않는가를 의논하게 하니, 여러 사람이 아뢰기를,

  “이것은 큰 일이오니, 도리상 마땅히 주문해야 될 것입니다.”

  고 하였다. 즉시 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 이변(李邊)을 주문사(奏聞使)로 삼았다.

문종실록 원년 3월 13일

함경도 감사와 도절제사에게 야인의 방비에 신중히..

함길도 감사(咸吉道監司)와 도절제사(都節制使)에게 유시(諭示)하기를,

  “지금 온 관압관(管押官) 당몽현(唐夢賢)의 사목(事目)에 황제(皇帝)가 요동(遼東)에 내린 칙서(勅書)에 이르기를, ‘선부 참장(宣府參將) 양준(楊俊)이 본년(本年) 2월 15일에 관군(官軍)을 거느리고 순행하여 야호령(野狐嶺) 관문(關門) 밖에 이르러, 적신(賊臣) 희령(喜寧)이 거느린 야선(也先)의 초마(哨馬) 2천여 명이 앞으로 와서 침구(侵寇)함을 만나서 희령(喜寧)과 적당(賊黨)까지 사로잡아 호송(護送)하여 북경(北京)에 도착하였다. 또 오랑캐 중에서 따라 돌아온 총기(摠旗) 고빈전(高斌全)이 상세히 말하기를,

「지금 와라(瓦剌)의 인마(人馬)가 네 길[四路]로 나누어져 야선(也先)은 자신이 와서 대동(大同)과 선부(宣府)를 공격하고, 아라지원(阿剌知院)은 영평(永平) 등지를 공격하고, 달달(쩏쩎)의 불화왕(不花王)은 요동(遼東)을 와서 공격하며, 또 한 지대(支隊)의 인마(人馬)는 감숙성(甘肅省)을 와서 공격하기로 기한을 정하여 약속을 정했다.」고 하는데, 더구나 지금 선부(宣府)가 또 희령(喜寧)을 사로잡아 북경(北京)에 호송(護送)하였으므로, 이 적(賊)이 반드시 분노(奮怒)하여 그들의 오는 것이 필시 빠를 것이니,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대들은 마땅히 방비와 방어에 근신해야 할 것이다.’고 하였으니, 경(卿) 등은 상세히 알아서 한결같이 방어(防禦)하는 여러 가지의 일에 날로 더욱 계엄(戒嚴)하고, 혹 조금이라도 해이(解弛)하지 말아서 뜻밖의 변고에 대비(對備)하여야 한다. 또 본도(本道)는 지경이 저들의 땅에 연해 있고(편집자주석:달달 곧 몽고와 접경하였다는 의미), 또 친신(親信)한 야인(野人)이 있어서 위의 달달적(쩏쩎賊)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죽 잇달아 오니, 비밀히 듣고 보아서 만약 확실한 정보를 얻는다면 한편으로 빨리 평안도(平安道)에 보고하고, 한편으론 빨리 나에게 아뢰어 올리게 하라.” 

(편집자주석: 조선의 평안도지역이 달달 곧 몽고와 접경하였다는 얘기다. 현행국사 교과서를 보면 달달과 접경할 수 없는 한반도 강역이다. 몽고가 현재의 압록강 이북지역까지 진출하였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하였다. 따라서 현행국사교과서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잘못되었다. 이어지는 조선왕조실록의 각 기록들은 조선이 현재의 내몽골자치구 지역의 몽고와 접경하지 않았다면 기록이 모두 허위라는 얘기가 된다. 우리는 일제의 반도식민사관에 의해 서술된 “조선사”와 현행국사교과서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신뢰하여야 하는 가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

  
문종실록 원년 3월 26일
평안도/함길도 도절제사에게 몽고병의 방비에 해이하지 말도록 유시하다.

평안도(平安道)·함길도(咸吉道)의 감사(監司)와 도절제사(都節制使)에게 유시(諭示)하기를,

  “바야흐로 달자(?子)의 군사가 횡행(橫行)하고 있으니, 방어에 근신하여 혹시라도 해이(懈弛)하지 말고 뜻밖의 변고에 대비하게 하라.” 하였다.

문종실록 원년 4월 20일

김종서가 올린 변방 방비의 상소를 의정부에 의논하게 하다.

 김종서(金宗瑞)가 상서(上書)하여 변사(邊事)를 논하니 의정부(議政府)에 내려서 이를 의논하게 하였다. 이때 달달(쩏쩎)의 탈탈왕(脫脫王)은 광녕(廣寧)과 요동(遼東)의 가까운 지역에 군사를 주둔(駐屯)시키고 야선(也先)은 대동성(大同城) 밖에 주둔하고 있으니, 이만주(李滿住) 등 여러 종족(種族)의 야인(野人)이 모두 그들에게 투항(投降)하고서 성언(聲言)하기를, 장차 요동(遼東)을 공격하고 우리 나라까지 칠 것이라고 하였다. 이때 평안도(平安道)에서는 성(城)을 쌓는 일에 시달리고, 잇따라서 기근(飢饉)과 질역(疾疫)이 발생하여 사망(死亡)하고 유리(流離)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나 되어 민생(民生)이 쇠잔 피폐(疲弊)하고 병마(兵馬)가 피곤하고 쇠약하여졌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만주(李滿住)가 우리에게 감정이 있으니, 만약 적(賊)을 이끌고 휘몰아 들어온다면 어찌할 수가 없을 것이다.’고 하면서 여러 사람의 마음이 어수선하였다. 김종서(金宗瑞)는 전일에 평안도에 있으면서 그 폐단을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성(城)을 쌓는 일을 그만두고 백성의 힘을 휴식(休息)시켜 주군(州郡)의 성보(城堡)를 수축하여 요해지(要害地)를 방비하기를 청하였으나, 의정부에서 이를 저지(沮止)시켰다. 이때에 이르러 김종서가 다시 상서(上書)하여 이 일을 말하니, 영의정(領議政) 하연(河演)은 상서(上書)를 접어두고 보지도 않았다.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이 말하기를,

  “우리 나라는 산천(山川)이 험고(險固)하고, 야선(也先)은 목적이 중원(中原)에 있는데, 어찌 능히 갑자기 우리 국경에 올 수 있겠습니까?”

하니, 김종서(金宗瑞)는 말하기를,

  “하루 아침에 적(賊)의 기병(騎兵)이 압록강(鴨綠江)에 도착된 뒤에야 비로소 계획을 세우려 하는 것입니까?”

 하였다. 무릇 국사(國事)를 의논할 적엔 3인이 항상 주장하는 이론이 본래 스스로 같지 않았는데, 지금 변사(邊事)를 의논함에 있어서도 이론의 다름이 이와 같았다.

(편집자주석: 압록강 역시 현재의 압록강이 아닌 요하일대임을 말하고 있다. 또 조선의 당론이 치열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사결정이나 진행과정에서 건강했다는 얘기다. 당파망국론은 일제의 간악한 조선역사에 대한 흠집 내기에 다름 아니다.  )

단종실록 1년 2월 15일
달달 야선의 군사가 조선을 향해 떠났다는 보고를 듣고 대신들의 의논에 따라..

정조사(正朝使) 유익명(兪益明)이 통사(通事)를 먼저 보내어 아뢰기를,

 “달달(達達) 야선(也先)이 군사를 3로(三路)로 나누어, 1로는 조선을 향하여 떠났다.”

  하니, 의정부(議政府) 당상(堂上)·육조 판서(六曹判書) 및 도승지(都承旨)를 불러 평안도(平安道)와 함길도(咸吉道)의 방어에 대한 일을 의논하였다. 병조 판서 조극관(趙克寬)·예조 판서 이승손(李承孫)·호조 판서(戶曹判書) 이견기(李堅基)·중추원 사(中樞院使) 김효성(金孝誠)·좌의정 김종서(金宗瑞)·영의정 황보인(皇甫仁) 등은 의논하기를,

  “평안도에는 대장(大將)을 보내고, 함길도에는 병조 낭관(兵曹郞官)을 보내어 절제사(節制使)와 관찰사에게 일러서 방어를 엄하게 하도록 함이 마땅합니다.”

  하고, 좌참찬(左參贊) 허후(許텓)·판한성부사(判漢城府事) 조혜(趙惠)·중추원 사 이징석(李澄石)·우찬성(右贊成) 이양(李穰)·좌찬성(左贊成) 한확(韓確)·일성위(日城尉) 정효전(鄭孝全) 등은 의논하기를,

  “양도(兩道)에 모두 장수를 보내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고, 공조 판서(工曹判書) 권맹손(權孟孫)은 의논하기를,

  “마땅히 양도의 연변(沿邊) 장수(將帥)에게 유시(諭示)하여 비어(備禦)를 엄하게 하도록 하고, 다시 성식(聲息)을 기다려 대장(大將)을 보내도 늦지 않습니다.”

  하였다. <위의 의논들을> 아뢰니, 황보인 등의 의논에 따랐다. 또 아뢰기를,

  “영오(穎悟)한 통사(通事)를 택하여 화자(火者)의 친상(親喪)에 대한 자문(咨文)을 주어 요동(遼東)에 보내어 성식(聖息)을 탐문하게 하고, 또 몽역(蒙譯) 한 사람을 평안도에 보내고, 한역(漢譯) 한 사람을 함길도에 보내소서.”

  하니, 모두 그대로 따랐다.

단종실록 2년 2월 9일

명나라에 진위전만 가져가게 하다.

정조사(正朝使) 김윤수(金允壽)가 통사(通事) 전사립(全思立)을 먼저 보내어 문견(聞見) 사건(事件)을 아뢰기를,

  “야선(也先)이 달달 황제(達達皇帝)를 시해(弑害)하고 스스로 황제라 일컫고 천성(天成)이란 연호(年號)를 세우고, 천여 명의 사람을 연경(燕京)에 보내서 사신을 보내어 진하(陳賀)하기를 청하였습니다. 또 예부 낭중(禮部郞中) 손무(孫茂)가 성지(聖旨)라고 이르며 ‘황태자에게 진향(進香)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하니, 곧 의정부(議政府)에 내려서 의논하고, 향(香)과 예물(禮物)은 도로 가져오게 하고, 다만 진위전(陳慰箋)만 가져가게 하였다.

단종실록 2년 2월 30일

함길도에 내금위 3인과 몽고어와 한어 통사 1인씩을 보내게 하다.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김문기(金文起)가 아뢰기를,
  “고령 성저(高嶺城底)에 사는 알타리 도만호(斡朶里都萬戶) 이귀야(李貴也)가 진고(進告)하기를, ‘아치랑귀(阿赤郞貴)에 사는 올량합 지휘(兀良哈指揮) 모다대(毛多大)가 나의 집에 와서 말하기를, 「나단벌(羅短伐)에 사는 화라온 올적합(火剌溫兀狄哈) 허이소(虛伊所)가 나에게 말하기를, 달달(쩏쩎)이 지난 정월 20일 경에 성지(聖旨)를 받들고 화라온(火剌溫) 지면(地面)에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둔수(屯戍)해 있다.」고 하였다.’ 하였고, 또, 벌인(伐引)에 사는 올량합 수은두(愁隱豆)가 진고(進告)하기를, ‘모리한(毛里罕)에 사는 종제(從弟) 상충(尙充)이 나에게 말하기를, 「달달(쩏쩎)의 군마(軍馬)가 화라온 지면의 가하성(可下城)에 이르렀는데, 그 군사의 수가 많고 적은 것은 알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하였는데, 지금 이 사변(事變)은 비록 확실하지는 않으나, 사람을 보내어 내서(퍱書)를 보내기를 임신년의 예(例)와 같이 하고, 그 접대(接待)하는 절차는 마땅히 여러 번 내리신 사목(事目)에 의하여 시행하겠으니, 청컨대 먼저 몽고어(蒙古語)와 한어(漢語)를 아는 사람을 보내주소서.”

  하니, 병조에 내려 의논하게 하였다. 병조에서 아뢰기를,

  “지금 함길도의 소식은 확실하지는 않으나, 마땅히 내금위(內禁衛) 3인과 몽고어와 한어의 통사(通事) 1인씩을 보내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단종실록 2년 3월 2일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김문기(金文起)에게 유시(諭示)하기를,

  “지금 경(卿)의 계본(啓本)을 보니 이귀야(李貴也) 등의 말한 바가 비록 거짓인지 사실인지를 알기 어려우나, 역시 예비(預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농삿달을 당해서 소요(騷擾)하게 하는 것은 마땅치 않으니, 무릇 방비[備禦]하고 접대(接待)하는 일에 관하여는 경이 잘 헤아려서 하고, 아울러 사목(事目)을 잘 살펴서 비밀히 포치(布置)하라.”   하였다. 사목에 이르기를,

  “1. 야선(也先)이 만약 글[書]을 보내어 귀순(歸順)하려고 하거든, 우선 글을 받아들이지 말고 사양(辭讓)해 말하기를, (편집자주석: 몽고의 야선이 조선에 귀순하려 한다???, 조선은 명나라에 비해 작았지만 명나라와 대적하던 몽고의 야선을 받아 들일만한 충분한 국력과 강역을 갖추었다는 얘기다. 또 아래는 명과의 사대관계 때문에 몽고의 귀순을 거절하며 이들에 대한 대처방법을 상세하고 아주 현명하게(?) 지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명나라를 신하로써 섬긴 지가 이미 오래 되었으므로 의리상 두 마음을 가질 수 없다.’고 하고, 저들이 만약 말하기를, ‘변장(邊將)이 마음대로 사신(使臣)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하거든, 대답하여 말하기를, ‘여기서 서울까지 매우 멀어서 형편상 계달(啓達)하기가 어렵다.’ 하고, 저들이 만약 임술년에 접대하지 않은 일을 들어서 말하기를, ‘이제 또 대접하지 않으면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책(責)하겠다.’고 하거든, 사양하여 말하기를, ‘우리 양국(兩國)은 예전부터 서로 사이좋게 잘 지냈고, 또 남북(南北)으로 멀리 처해 있어서 본래 아무 틈[?隙]이 없으니, 나의 생각에는 반드시 군사를 일으켜야만 될 원한을 맺을 만한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대의 말은 희언(?言)일 것이었다.

  대국(大國)의 사신으로서 어찌 의(義)를 알지 못하는가? 내가 변장(邊將)이 되어 전하(殿下)의 명령이 없이 함부로 대접하면 의리에 어떻겠는가?’ 하고, 권도(權道)로써 성(城) 밖에서 후히 대접하라. 그리고, 저들이 만약 양식(糧食)을 청하거든, 적당히 주어서 저들로 하여금 노(怒)하지 말게 하고, 또 가지고 온 글을 잘 기억[默記]하여 비보(飛報)하도록 하라. 만약 달달(쩏쩎)이 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싸워야겠다는 기세가 있을 것 같거든, 성문(城門)을 닫고 들어가서 남도(南道)의 군사를 징발(徵發)하여 <달달에게> 이르기를, ‘너희들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혐의[宿嫌]도 없는데, 명분(名分) 없이 공략(攻掠)하는 것이 가하겠는가? 군마(軍馬)와 병장(兵杖)은 우리도 있다.’ 하고, 저들이 만약 성을 공격하거든, 마땅히 굳게 지켜 저들을 피로하게 하고 경솔히 나가지 말며, 싸울 만한 형세를 살핀 연후에 나가서 싸우도록 하라. 저들이 만약 군사를 나누어 여러 성을 일제히 공격하여 계속 남쪽으로 내려오거든, 마땅히 군사를 내어 공격하고, 저들이 만약 그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군사를 몰아 남하하거든, 마땅히 경기(輕騎)로써 그 뒤를 밟되 공(功)을 이루려고 하지 말고, 후미(後尾)만 치도록 하라. 그리고, 경솔하게 비굴한 말을 하여 중국에 허물을 보이는 것도 불가하며, 강직(强直)한 말을 고집하여 북적(北狄)에게 노여움을 사는 것도 또한 불가하다. 그러나 병법(兵法)에 말하기를, ‘작거든 교만 하게 하되, 권도(權道)로 겸손하게 말하며 물러나게 하는 것이 상책(上策)이다.’ 하였다.

  1. 삼위 달자(三衛쩏子)와 해서 야인(海西野人)·화라온 올적합(火剌溫兀狄哈) 등이 성심(誠心)으로 귀순(歸順)하거든 마땅히 허락하여 복종[納款]하게 하고, 그 중에 서울에 와서 조현(朝見)하려고 하는 자가 있으면 적당히 헤아려 치치(處置)하되, 만약 야선(也先)의 침공과 겁탈에 못 이겨, 형세가 궁하여 오는 것이면, 이를 불러들여 틈을 여는 것은 가하지 못하다.

  1. 만약 달달이 군사를 일으켜 침범하여 오거든 취약(脆弱)한 구자(口子)의 군민(軍民)을 대구자(大口子)로 옮겨 들이고, 비록 대구자라 할지라도 완고하지 못하거나, 또는 형세가 고립되어 후원(後援)이 없을 것 같으면 곧 읍성(邑城)으로 옮겨 들여라. 그러나 앞일을 멀리 헤아리기가 어렵거든 경이 형세를 보아서 조치토록 하라.

  1. 만약 달달의 사인(使人)이 국경에 이르러 소재 진장(所在鎭將)으로 하여금 나와서 영접하게 하면, 그 좌차(坐次)는 객(客)은 동쪽에, 주인은 서쪽에 앉되, 만약 부득이하거든 도절제사(都節制使)가 친히 영접하라. 저들이 만약 황제의 사자(使者)라고 자칭하여 억지로 남쪽을 향하여 앉으려고 하거든 곧 말하기를, ‘군신(君臣)의 분수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전하께서 아시지 못하는 일인데, 신자(臣子)로서 어찌 감히 함부로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고, 만약 저들이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나와 맞이하라고 권유하거든 정세를 헤아려서 그릇되는 바가 없게 하라.

  1. 변(變)에 응하여 접대(接待)하는 일을 육진(六鎭)의 변장(邊將)에게 이문(移文)하여 비밀히 알려 주라.

  1. 편의에 따라 변(變)함에 대처할 기틀을 사목(事目)에서 다 이를 수 없으니, 경이 나의 위임(委任)한 뜻을 체득(體得)하여 잘 조처하라.”

  하고, 또 사목(事目)과 함길도의 계본(啓本)을 평안도 관찰사(平安道觀察使) 기건(奇虔)과 도절제사(都節制使) 이승평(李昇平)에게 보내었다.

성종실록 7년 11월 18일

도을온 달단의 실상을 알아본 뒤 이주 문제를 재론하기로 하다.

영안북도 절도사(永安北道節度使) 여의보(呂義輔)가 치계(馳啓)하기를,

  “본위(本?)의 달단[쩏쩎]이 도을온 달단(都乙溫쩏쩎)을 초유(招諭)하였으나, 도을온 달단이 따르지 아니하고 흔단(?端)을 일으켜 서로 싸웠는데, 도을온 달단의 추장(酋長) 하나가 화살에 맞아 죽었습니다. 본위(本?)의 달단(편집자주석: 조선에 귀화한 몽고부족장)이 사람을 시켜 말하기를, ‘어째서 복종하지 않느냐?’ 하니, 도을온 달단이 그 사자(使者)를 죽여 버리고는 <본위 달단의> 침공(侵攻)을 당할까 두려워하여 온성(穩城) 건너편의 화라온 올적합(火刺溫兀狄哈)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옮겨 살고자 합니다.”

  하였다. 명하여 정승(政丞)과 병조 판서(兵曹判書)에게 보이도록 하니, 여러 사람이 의논하기를,

  “도을온 달단(都乙溫쩏쩎)의 사람 수와, 그들이 실제로 이사해 오고 싶어하는가의 여부(與否)와 화라온 올적합의 사는 곳에서 경원(慶源)·온성(穩城)까지의 원근(遠近)의 거리를 절도사(節度使)로 하여금 계문(啓聞)하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므로, 명하여 절도사에게 하서(下書)하여 이를 물어보게 하였다.

성종실록 8년 2월 8일 

영안북도 절도사 여의보가 치계한 올적합의 사변에 대하여 의논하다.

영안북도 절도사(永安北道節度使) 여의보(呂義輔)가 온성진(穩城鎭) 올적합(兀狄哈)의 사변(事變)을 치계(馳啓)하니, 명하여 여러 의정(議政)과 병조 판서(兵曹判書)에게 보이었다. 정인지(鄭麟趾)와 심회(沈澮)·조석문(曹錫文)·이극배(李克培)는 의논하기를,

  “올적합이 저희들끼리의 수혐(?嫌)으로 올량합(兀良哈) 영수(永守) 등의 집에 와서 포위하니, 연대군(煙臺軍) 김순경(金順京)과 임두검(任豆儉) 등이 먼저 스스로 활을 쏘아, 저들로 하여금 맞아 싸우게[逆戰] 하였고, 진장(鎭將)이 또한 올적합 6인과 말 4필을 쏘아 맞히고, 익사자(溺死者)도 또한 있었습니다. 신은 두렵건대, 이뒤로 혐극(嫌隙)이 더욱 깊어져서 변흔(邊?)이 혹 생길까 염려되니, 방어(防禦)의 제사(諸事)를 더욱 마땅히 삼가하고 엄하게 하며, 또 김순경 외에 우리쪽 사람이 저들의 화살에 맞아 사상(死傷)된 자가 없는지 또한 의심스러우니, 관찰사(觀察使) 이극균(李克均)으로 하여금 일의 수말(首末)을 상세히 빠짐 없이 조사하여 아뢰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함이 어떻겠습니까?” 하고, 정창손(鄭昌孫)과 한명회(韓明澮)·김질(金?)·김국광(金國光)은 의논하기를,

  “올적합은 본래 성저(城底) 올량합과 원수(怨?)가 된 지 오래 되어, 쥐처럼 숨고 개처럼 훔치는 것이 저희들끼리의 상사(常事)이므로, 다시 상장(上將) 아속(阿速) 등으로 하여금 적당(賊黨)들을 살펴보고 염탐하여, 그들이 갔는지 머물러 있는지의 형적(形迹)을 아뢰게 한 연후에 다시 의논함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정인지 등의 의논을 따랐다.

성종실록 15년 12월 11일

성절사(聖節使) 한치형(韓致亨)이 문견(聞見)한 사목(事目)을 치계(馳啓)하기를,

  “11월 14일에 마지휘(馬持揮)라는 자가 대동 구자(大同口子)에서 돌아와 태감(太監) 곡청(谷淸)의 집에 이르러 곡청에게 말하기를, ‘북원(北元)의 작은 왕자(王子)가 20여 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진영에서 나와 우리의 허실을 엿보며 동북(東北)을 향해 갔고, 그 뒤에 한 추장(酋長)이 또한 10여 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변경(邊境)을 엿보았습니다. 우리 군사가 진격(進擊)하려고 하자, 추장이 거짓말로, 「우리들은 변경을 침범하려고 온 것이 아니고 다만 소황(燒黃)을 하기 위하여 온 것이다.」 라고 하기에, 우리 군사가 믿고서 군대를 물렸는데, 피인(彼人)들은 우리 군대의 20여 기(騎)를 약탈해 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27일에 요양관(遼陽館)에 이르렀더니, 진무(鎭撫) 왕헌(王憲)이 말하기를, ‘근래에 칙지(勅旨)가 있었는데, 작은 왕자가 군사를 거느리고 동북쪽을 향해 갔다.’고 하므로, 이로써 지금 변방의 방어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의 장사(將士)들이 작은 왕자가 간 곳을 추적하여 갔었는데, 그것은 삼위 달자(三衛達子)가 일찍이 그의 관하(管下) 사람과 말과 소·염소들을 도둑질하였으므로 달자를 추적하여 간 것이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지금 사목을 보건대, 북원(北元)의 작은 왕자가 군사를 거느리고 동북쪽으로 향했다고 하는데, 나는 동북쪽이 어느 지역인지를 모르겠다. 또 삼위(三衛)로 향했다고 하는데, 삼위는 우리의 국경을 연접하고 있으니, 이는 염려가 된다. 비록 우리 나라는 무사하다고 하더라도 만약 중원(中原)에 일이 많으면 또한 어찌 안심이 되겠는가? 또 우리 나라는 태평한 지 오래 되어 변방의 방비가 반드시 해이해졌을 것이니, 이 뜻을 변방의 장수들에게 알리도록 하라.”

  하였다.

성종실록 24년 8월 25일

전 개성부 유수 고태필이 제주의 일에 관해 아뢰다.

전(前) 개성부 유수(開城府留守) 고태필(高台弼)이 상서(上書)하기를,

  “신이 조모(祖母)를 따라 제주(濟州)에서 자라나서 본주(本州)의 일을 갖추어 경험하여 압니다. 삼가 양전(量田) 및 국둔 자마(國屯雌馬)를 쇄출(刷出)하는 것의 적당하지 못한 일을 아래에 조목으로 진술하여 우러러 성감(聖鑑)을 번거롭게 합니다.

  1. 본주는 천사방성(天駟房星)이 비치는 땅인지라 원(元)나라 세조(世祖)가 목장(牧場)을 만들기를 명하여 달단마(쩏쩎馬)를 들여보내어 놓았는데 지금에 와서 일컫기를, ‘용매(龍媒)의 소생(所生)이라.’고 하니, 이 까닭으로써 어승마(御乘馬)를 많이 생산하는데, 매년 별초(別秒)하는 삼명일(三名日)의 공헌마(貢獻馬) 외에 ‘국둔 자마는 비시(非時)에 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저 암말은 2,3월에 잉태(孕胎)하여 8,9월 사이에 골격이 이미 이루어지게 되는데 말의 낙태(落胎)가 추절(秋節)에 더욱 심합니다. 목자(牧子)들이 그 낙태를 두려워하는 것은 새끼와 어미 말이 함께 죽으면 따라서 징속(徵贖)하는 때문으로, 물과 풀이 함께 풍족한 곳에 서서히 성질에 순응하여 몰아서 놓고 아들처럼 보호하더라도 오히려 낙태하게 됩니다.

  이번 점마(點馬)하러 들어가는 때가 바로 날씨가 춥고 바람이 싸늘한 9,10월 사이인데(편집자주석: 제주의 날씨가 9,10월이면 춥고 바람이 싸늘하다???), 환장(環場)·사장(蛇場)의 협착한 곳에 모두 몰아넣어서 골라잡게 할 때에 암수가 샘[猜妬]하여 스스로 물고 차기를 좋아하므로 낙태하는 것이 반(半)이 넘거니와, 이로 인하여 국마(國馬)가 감손(減損)되니, 신은 감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부득이한 일이라고 하면, 오는 갑인년(甲寅年) 3,4월 사이에 잉태한 말이 생산을 마치기를 기다린 뒤에 잡아내면 낙태로 감손되는 폐단이 없을 것입니다.

《대전(大典)》가운데, 자원하여 암말을 진상(進上)하는 자는 상등(上等)은 대가(代價)의 쌀이 15석이고 중등(中等)은 10석이며 면포(綿布)를 서로 반씩 주게 하였으므로, 일체 서울에 머무르는 자제(子弟)와 상번(上番)하는 군사들이 쌀과 면포를 받아서 서울에 머무는 양식으로 삼게 하였으니, 은혜가 지극히 컸습니다. 지난 을사년(乙巳年)에 흉년으로 인하여 임시로 없앴는데 그대로 따라 이제까지 회복되지 아니하여, 본주(本州)의 시위(侍衛)하는 사람들이 계옥(桂玉)의 한탄을 견디기 어려워서, 이로 인해 자제(子弟)가 서울에 머무는 자가 매우 적습니다. 다행히 지금 여러 해 풍년이 들어서 국가의 저축이 남음이 있으니, 만약 암말을 자원하여 진상하는 법을 회복하면 사람들이 값을 받는 것을 즐거워하여 품질이 좋은 우량한 말[馬]을 아끼지 아니하고 화류 숙상(턜?쳁?)의 암말을 수년이 아니되는 사이에 다투어서 서로 진상할 것이거니와 곧 육지의 여러 섬에서 모아다 놓으면 자연히 좋은 말이 산출될 것인데, 국둔 빈마(國屯牝馬)를 쇄출(刷出)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파부마(把父馬)는 민간에서 얻기 어려우니, 그 진상하는 암말의 수에 따라서 국둔 파부마(國屯把父馬)로 합당한 만한 숫말[牝馬]을 매년 봄철에 조금씩 쇄출하여 합해서 놓으면, 국가에서 실책이 되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법을 준수하는 아름다움이 또한 있을 것입니다.

   1. 본주(本州)는 다른 육지와 비할 것이 못되어, 사면의 석산(石山)에 흙이 덮였는데, 산 중턱 이상은 지맥(地脈)이 두터우나 국용(國用)에 가장 긴요한 산유자목(山柚子木) 이년목(二年木)·비자목(榧子木)·안식향(安息香) 나무가 많이 생산되므로 일찍이 경차관(敬差官)을 보내어 표(標)를 세워서 벌채를 금하고 경작을 금하게 하였고, 산 중턱 이하의 주위에 열 군데 목장을 설치하였는데 한 목장의 주위가 1식(息) 반(半), 혹은 2식이며, 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지맥이 엷어서 한 번 경작한 뒤에는 모름지기 5,6,7년을 묵혀서 그 지력(地力)을 쉬게 하여야 경작해 먹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석: 현재의 제주도는 동서 약 100리, 남북 약 50리 가량에 불과하다. 산 가운데 10여개의 목장이 있는데 한 목장의 주위가 1시반, 혹은 2식이라 하였다. 곧 1식은 30리이므로 45리에서 60리에 이르는 큰 목장 10여개가 있다하면 현재의 제주도로는 포용할 수 없는 광대한 지역이다. 곧 최소 4~5백리쯤은 되어야 산과 그 주변의 목장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이의 땅이 된다. 곧 여기서의 제주는 제주도와 또다른 제주라는 지역이며 목장의 넓이만 4~5백리에 달하는 지역으로 몽고와의 접경지대인 현재의 만주대륙 서북부쯤에 존재하는 큰 섬일것으로 추정된다. )

  또 이 땅은 바위와 돌이 많고 삼루(渗漏)가 많아서 2,3일 비가 오지 아니하면 가뭄이 먼저 드는 형편이라 씨를 붙이는 시기를 잃게 되고, 겨우 싹이 서게 되어도 말라 죽기가 쉽습니다. 개간하여 경작할 만한 땅은 겨우 10분의 1이며 오곡(五穀)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논이 드물어서 세 고을 수령의 공궤(供饋)하는 쌀은 단지 물고기와 미역을 가지고 육지에서 바꾸어야 겨우 채울 수 있으며, 민간에서는 오직 말[馬]을 파는 것으로 생업을 삼고 보리·기장[稷]·산채(山菜)·해채(海菜)로 보충합니다.

  또 바다(海)에 폭풍이 갑자기 일어나서 짠 물결이 충격(衝激)하여 사방에 흩어져 떨어지기를 비가 오는 것과 같이 하니, 벼가 타고 곡식이 죽어서 해마다 실농(失農)하여 봄철에 곡식이 다할 때에 이르면 백성들이 굶주려서 얼굴빛이 짙게 검어서 사람 모양과 같지 아니하고는 밀·보리가 처음 패자 성숙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이삭을 뽑아다가 죽을 만들어 마시나 얼굴빛은 여전하니, 이는 오로지 토지가 척박(瘠薄)한 소치로 그러한 것입니다. 지금 대개 9등의 공법(貢法)으로 성적(成籍)하는데, 한 번 성적을 한 뒤에는 백성이 바치는 취영(取盈) 의 수(數)는 20년의 기한을 기다리지 아니하므로, 살을 깎고 뼈를 부수어 백성들이 살 수 없어서 사방으로 흩어져 가게 될 것이니, 세 고을이 이로 인해 비어 있게 되면 누구와 더불어 섬을 지키겠습니까?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제주 목사(濟州牧使)로 하여금 적당한지 아니한지를 물어서 계문(啓聞)하게 한 뒤에 양전(量田)하여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는데, 해사(該司)에 내리기를 명하고, 인하여 전교하기를,

  “고태필(高台弼)이 지금 직임(職任)이 없는가? 어찌하여 오래 보지 못하겠는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