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역행하는 한국식 漢字교육

김범송

  中國에서 태어나서 조선어(朝鮮語)와 중국어(漢語)로 이중(二重)교육을 받았고, 또한 中國문화권에서 오래 동안 생활한 필자는 최근 한국에서 (유학)생활하면서 놀랍고 의아(疑訝)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중년 이상의 많은 한국인들이 中國에서 대학을 다닌 필자보다 더 많은 한자(漢字, 古文)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中國 본토에서 ‘약식한자’(현대漢語, 簡體字)로 교육을 받고 있는 중국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漢字(古文, 繁體字)가 여간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中國에서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라고 해도 고문(古文)전업을 전공한 소수의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漢字(古文)를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현재 中國 본토에서는 ‘약식한자’(현대漢語)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고문(漢字)은 별로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인들이 쓰고 있는 漢字는 국내에서는 사용량이 적고, 또한 對中國 비즈니스(Business)나 中國人과의 교류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실용가치가 적은 문자이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漢字)는 퍽 오래전에 中國에서 전래(傳來)한 것으로서 현재 中國에서 쓰는 고문(古文)과 비슷하며, 일부 학술부문과 전문연구 부서를 제외하고는 中國 대륙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 국내에서도 漢字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어려운 한자(漢字)를 알고 있다는 것으로 인한 자부심과 中國 본토인들보다 더 많은 ‘漢字’를 알고 있다는 자호感으로 인해 꽤 많은 한국인이 긍지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양반사회 ‘잔류’로서의 漢字는 그 현실적 의의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漢字를 많이 알고 있다 해도 정작 中國語로 된 문헌을 읽거나 중국어 공부, 중국인과의 교류에는 현재 한국식 漢字교육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中國에 여행을 갔을 때 현지의 간판과 사적(史蹟)설명文 등을 보아도 현대문(漢語)을 사용하였기에 읽지 못하고 무슨 뜻인지 몰라 곤혹스러워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최근 한국 국내에 中國語 열풍이 불면서 많은 사람이 中國語를 배우고 있지만, 그전에 배웠던 한자(漢字)와 별도로 中國식 漢字(現代漢語)를 배워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中國語는 현재 中國 대륙에서 사용하는 現代漢語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한국인들이 쓰고 있는 漢字가 발전하여 대중화된 언어/문자이며, 중화圈 대부분 중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中國에서의 漢字의 발전은 과거의 ‘훈민정음’이 오늘날 한글로 발전해온 과정과 비슷하다.

  물론 외국인들과 비교할 때 한국인들이 中國語를 배우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동양의 ‘漢字 문화권’에서 성장했고, 현재 한국에서 쓰는 많은 漢字語들이 中國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뜻과 용도가 같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냉전시대 한국은 같은 古한자(繁體字)를 사용하고 있는 대만(臺灣)과 홍콩(香港)과는 비즈니스가 많았고, 또한 문화교류와 더불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글자의 소통(疏通)으로 크게 불편한 감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진입한 현재에는 中國과 韓國이 전면적동반자관계로 부상하였고, 많은 경제거래와 문화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또한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現代漢語를 사용하는 中國으로 유학을 가고 있고, 1년에 30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中國을 방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을 계기로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中國 대륙에 진입한다고 한다. 세계화시대에서 우선적으로 각광받고 해결해야 할 것은 ‘문자(漢字)의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같은 ‘漢字’인데 그 뜻과 사용용도가 다르다면 中國語를 배우는 한국인들에게는 많은 불편과 혼란이 올 것은 자명하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현재 中國에서나 한국 국내에서 中國語를 배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식 漢字교육으로 인해 한자(漢字)와 한어(漢語)를 이중(二重)으로 배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에, 정력과 투자를 비롯해 적지 않은 ‘딜레마’(dilemma)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식 漢字교육이 안고 있는 중복 투자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지하다시피 中國語를 배우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中國의 현대문(現代文, 漢語)이 필요하지 고문(古文, 漢字)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현대문(漢語)을 먼저 배운 뒤 고문(古文)이 필요한 사람들만 그때 가서 진일보 고문(漢字)을 배우면 될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한자(古文)를 먼저 배운 다음 현대문(漢語)을 배우도록 하는 것은 ‘得不償失’(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뜻)로서, 순서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를테면 초등학생(小學生)이 먼저 대학교 과정을 배우고 나서 다시 초등학교 과목을 배우는 것과 같이 순서가 전도(顚倒)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현재의 漢字교육시스템은 국어(國語)와 英語를 함께 배우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여간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漢字교육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한자(漢字)가 이미 국어(國語)의 일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식 漢字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이 만들어준 [훈민정음], 한글이 있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英語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만, 漢字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하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서울시내 도체에서 볼 수 있는 <英語학원> 간판을 보면 단순히 외국어만 아닌 한국 국민들의 英語에 대한 집착과 붐을 실감할 수 있고, 또한 ‘세계語’나 다름없는 英語의 중요성을 우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美國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또한 ‘美國문화 영향권’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英語를 모르면 ‘寸步難行’이지만, 한글만 능통하다면 漢字를 몰라도 사회생활과 진로(進路)에 별로 불편한 점과 영향이 없다. 그리고 수백 년 전의 ‘진부한 漢字’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용도(用途)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아울러 漢字가 복잡하고 어려워 배우기 힘들기에 그에 따르는 ‘事倍功半’(들인 공에 비해 얻는 효과가 아주 적다는 뜻)의 효과도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한국인들이 여전히 애용하고 있는 사자성어(四字成語)와 같은 내용의 中國語/성어(成語) 중에는 그 뜻이 전혀 다르게 사용[例: 백척간두(百尺竿頭), 자가당착(自家撞着), 자업자득(自業自得) 등]되는 것이 적지 않다는 것도, 한국인들이 中國語를 배우는데 혼란을 조성하고 역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漢字語가 많이 들어와 있지만 이를 國語(한글)로 다 표시할 수 있고, 韓國史 등 특수과목을 제외하고는 漢字語 해석이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英語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漢字는 외국어를 표현하는 방식일 뿐인데, 종주국(中國)에서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우리가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일각의 견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세종대왕이 한글(訓民正音)을 창제하기 전까지는 中國에서 전래한 漢字가 한국인의 주요 문자로 사용된 것은 사실이다. 또한 <훈민정음> 창제 후에도 실제 문자생활에서 양반층은 주로 한문(漢文, 한자)을 사용하였고, 관찬사업(官撰事業)에 의하여 이루어진 허다한 중요/서적들은 대개 한문(漢文)으로 편찬되었으며, 당시 한글은 언문(諺文)으로 비하(卑下)되었고, 통치계급인 양반과 사대부들은 한문(漢文)을 숭배하고 한글을 배우는 것을 수치로 여겼던 것이다.

19세기 후반까지 한자(漢字)는 유교사회인 조선시대에서 고위층과 관청의 주요한 문자(文字)로 사용되었고, 19세기 말엽까지 조선시대의 공용어(公用語) 및 공용(公用)문자는 한문(漢文)과 한자(漢字)이었다. 고종(高宗) 31년 1894년 갑오개혁(甲午改革) 때 한문(漢文)대신 국문(國文)을 공문(公文)으로 바꾸었으며, 國文(한글)을 기본으로 하고 한문(漢文) 번역 혹은 國/漢文을 덧붙여 사용하도록 규정하였던 것이다. 그 후 일제식민지와 美군정, 한국전쟁(朝鮮戰爭)을 거쳐 냉전시대를 겪으면서 한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한글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漢字는 점차 ‘소외’(疏外) 시 되었고, 英語가 주요 외국어로 급부상하면서부터 漢字를 대체하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漢字는 이미 ‘도태된 文字’임에 틀림없다.

  현재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문자는 한글과 英語이다. 또한 현대 한국어에는 漢字사용량이 줄어들었고, 사이비한 ‘한국식 英語’가 한글과 ‘짬뽕’되어 사용되고 있다. 漢字는 소실되어가는 반면에 英語가 남용(濫用)되고 있다는 문화적 ‘폐단’을 직시해야 한다는 게 일부 학자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식 漢字교육이 지속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정부와 학교, 선생님들이 현재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식 漢字(現代漢語)를 가르치려면 교과서도 바꿔야 하고 한문(漢文) 선생님들이 대대적으로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며, 학생들 평가체계도 바꿔야 할 것이다. 이는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비용은 학생들이 앞으로 ‘쓸데없는’ 漢字를 배우면서 두고두고 치르는 비용에 비하면, ‘미소’(微小)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漢字교육 개혁은 정부와 선생님들이 교육서비스 수요자들인 학생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당연히 그리고 시급히 해결해야만 하는 사안(事案)이다. 현재 中國語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漢字는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걸림돌, 역기능의 작용을 하고 있다. 따라서 漢字의 사용을 제한하는 사회적 풍조와 漢字가 가지고 있는 내적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급변하는 사회발전에 부응하지 못하고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국제화되고 中國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英語와 中國語를 동시에 배워야 하는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옛날식 漢字까지 배워야 하는 부담과 큰 짐을 지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 漢字 교육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정부와 선생님들의 자신들의 편안함을 위해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고 방기(放棄)하는 것이 아닌 가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의 결심과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며, 언론도 과거 틀을 깨고 중국식 한자(現代漢語) 사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소프트웨어에서는 한국식 한자(漢字, 古文)밖에 찾아지지 않는다. 中國식 한자(中國 대륙본토語)도 병행해 찾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시스템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中國語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漢字와 <現代漢語>를 함께 배우는 진부하고 낙후한 시스템과 ‘이중고’(二重苦)에서 벗어나 한국식 漢字(繁體字)가 아니라 현대식 中國/한자(簡體者)로 된 교과서를 받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대할 뿐이다. 그리고 시대에 역행하는 한국식 漢字교육을 종지부를 찍을 때가 지금이 아닌 가고 생각한다.

답변

bc8937  : 

안녕하세요.

아이디를 제자로 하시면 상대방이 불러주기가 좀...

저의 글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김범송님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원칙적으로 김범송님의 글에 불만을 성토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글은 중국정부의 잘못된 정책중 한가지를 비판한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냉정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글입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날 중국은 13억 인구라는 거대한 인력구조를 바탕으로 세계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고 언론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중국의 경제를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2030년경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를 사실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경제의 미래를 전망하는데는 거대인구가 가질 수 있는 장점만 취하여 후한 점수를 준것 이외에는 별다른 요소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집권한 이래 공산당이 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개혁이 아닌 실패한 정책이었음을 아무도 말하려하고 있지않습니다.

현재의 진정한 중국의 속 모습은 아직도 과거에 대해 변화한 것이 없습니다.

일당독재국가에 공산주의의 3대 이론, 즉 폭력혁명론, 프롤레타리아 독재론, 계급투쟁론을 신봉하고 있으며 이런 정권을 지켜나가기위한 권력층의 피눈물나는 노력 때문에 반대급부로 소외되어 왔던 중국의 서민들과 기초경제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오직 漢文字인데 1956년 중국공산당은 조상 대대로 면면히 유전(流傳)되어오던 漢文字를 버리고 많은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어 문자개혁을 단행 함으로서 수천년 역사의 한자는 불과 몇달 사이에 변형되었으며 새롭게 만들어진 간체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단절시키고 인민의 눈을 가리게 되었으며 文字를 개혁하겠다던 정부의 꿈은 오히려 문제만 일으키는 개혁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시, 간체자 운동의 배경에는 군대를 지휘하는 우두머리들의 교육수준이 낮았다는 것과 당원과 군인들 대부분이 문맹이었던 탓에 문자개혁은 더 시급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문자개혁에 반대하는 당원은 제거될 위험 때문에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고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학자들의 논의 마저도 없이 이 계획이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역사에 만약 이라는 것은 없지만 중국공산당이 정책적으로 문맹을 퇴치하기 위해서 한글을 國字에 포함시켜 漢文字와 병행해서 사용했더라면 아마 지금쯤은 세계일등국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 입니다. 한글의 잠재력과 중국의힘이 합치면 ...

한글에는 문맹을 퇴치시키는 힘이 내재해 있으며 오늘날 IT산업에도 잘 접목되어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발휘하는 문자적 힘이 있기 때문 입니다.

오늘날 간체자가 중국어 문자시스템에 주는 영향력이란 문맹을 퇴치하고 교육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고 치더라도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그 효과가 엄청나게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간체자의 보급에 따라서 오늘날 중국문자시스템에 혼란만 가중되었고 일반적으로 고문(古文)을 읽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데 50년대 이전 문자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고대인들이 암벽이나 바위, 또는 비석에 새긴 문자따위를 읽을수도 이해할 수도 있었지만 이와는 달리 요즘 중국 젊은이들은 고문(古文)은 커녕 홍콩이나 대만에서 쓰여진 현대소설 조차도 잘 읽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도서관에도 본래의 글자인 번체자로 쓰여진 고문(古文)이 많지만, 간체자로는 검색이 불가능하여 간체자와 번체자 두 가지 검색기능을 갖춰야 했지요.

간체자 사용으로 대만과의 문화교류에도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홍콩과 대만은 번체자에 아직 익숙하기 때문에 중국 대륙의 젊은이들은 홍콩, 대만의 미디어 정보를 읽기가 어려워 졌고 반대로 많은 해외 화교들은 간체자 뉴스를 보기 싫어합니다.

간체자가 만들어질 당시 한글의 위력을 과소평가 했을지도 모를 일 이지만 어쨋던 이 일은 중국정부 입장에서 보면 행운을 놓쳐버린 셈입니다.

그런데 김범송氏는 한국식 漢字교육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은 뭔가 단단히 꼬여버린 얘기인것 같습니다. 오해라기 보다는 인식의 차이 때문 일 것으로 생각이 드는군요.

바로 중국식으로 생각하는 것과 중국바깥식 즉, 주변국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바탕에서 시작된 개혁은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게 되는 것이며 중국이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 한다고 해도 국제화된 세상에서 용인되기는 더더욱 어려운 길을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

간체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문자적 힘을 발휘하기 보다는 중국의 역사와 전통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는 앞서 漢文字는 중국을 움직이는 힘 이라고 말 했습니다.

왜 漢文字가 중국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지는 지금까지 제가 써 올린 글들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현재 '한자의 발달사'에 대해서 시리즈로 글을 올리고 있으므로 일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추기>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청국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청국의 북양대신 리홍장(李鴻章, 1823∼1901)이 중국어의 표기 방법을 로마자 알파벳이 아닌 우리 한글을 가지고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망한 나라의 글자를 써서 뭐하냐 고 해서 그만 두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