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부이사관인 박종국과장(52세)은 특이한 개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고등학교(경남고) 때는 학생회 부회장을 했으며 대학은 부산수대를 갔다.

대학에서는 대부분 학생들이 수산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가는데 그는 기술고시를 보지 않고 행정고시(23기)를 통해 공직에 들어 왔다. 부산수대에서는 유일하게 행시에 합격한 사람이다. 바꿔 말하면 남들이 가는 그런 길을 따라 가지 않은 것이다.

그는 남들보다 개성과 자존심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공직생활은 음과 양을 번갈아 가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대한민국 팔자 좀 고쳐 봅시다’와 ‘우리 팔자 좀 고쳐 봅시다’란 2권의 책을 펴냈다. 동양철학의 근본인 음양오행의 원칙으로 역사를 분석하고 인생의 원리를 분석한 책이다. 출판사가 일간 신문에 책 광고를 내니까 벌써 여기저기 언론사서 전화가 걸려 오는 모양이다.

어떻게 해서 그가 이런 책을 냈고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궁굼한 것들을 들어 본다.

-어떻게 해서 이 책을 쓰게 됐나.
“한 5-6년 전부터 음양오행에 심취된 뒤 사람들에게 좀 도움이 될 수 없을까 해서 이 책을 쓰게 됐다”

-이 책의 바탕이 되는 음양오행이란 무엇인가.
“모든 사물을 밖으로 나타난 것과 나타나지 않은 것 등을 수 목 화 금 토 등 성질이 다른 5행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음양오행 이론은 일명 제왕학이라고도 불리며 퓨전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낸 책은 이런 분석을 통해 앞으로 국운과 개인의 인생 등을 얘기한 것이다”

-음양오행을 공부한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음양오행을 공부하게 됐나.
“처음에는 국가나 개인의 운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왜 사람들이 운세라는 얘기를 하는 건지 그 학문적 근거가 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역사서적, 주역 등 관련 서적들을 줄 잡아 3백권 가까이 읽었다. 그러나 머리가 맑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서점에서 사단법인 상고사학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중재씨의 책을 읽고 그를 수소문해 찾은 뒤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제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나.
“지난 해 5월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본부에 있으면 책을 쓰기 어려웠겠지만 세종연구소에 있었기 때문에 다소 여유가 있엇던 것 아닌가 싶다. 주로 저녁에 밤을 새워 가면서 고시 공부하듯 썼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대한민국 팔자 좀 고쳐 봅시다’는 책은 고조선으로부터 오늘날까지의 국운의 흐름과 근 현대사의 180년간의 흐름과 최근 60년간의 흐름을 오행의 순환의 법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각각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운을 전망했다. 특히 이 책에는 구한말과 오늘날의 시대적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국운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분석했다. ‘우리 팔자 좀 고쳐 봅시다’에서는 자신의 팔자와 운세에 관한 원리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는 운세를 지배하는 원리가 중용인 점을 감안, 중용의 이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왜 책 저자에 설송암(雪松岩)이란 필명을 썼느냐.
“난 이 필명을 좋아 한다. 내가 다시 태어나 이름을 고르라고 한다면 아마 난 이 이름을 쓸 것이다. 공무원이란 신분도 작용했다”

-책이 나오자 마자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독자들에게 어떤 것을 바라며 앞으로도 책을 계속 쓸 것인가.
“공직에 근무하면서 계속 책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직에 있을 때는 국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바램이 있다면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미래의 희망적 가치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박과장은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토인비는 당초 역사는 발전한 것이다고 했으나 역사는 순환하는 것이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따라서 국운은 역사의 흐름을 보는 것으로 고조선에서부터 근현대사 흐름 등을 분석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 받은 절대적인 천명이 있지만 선택과 판단, 자유와 의지로 새로운 운명을 창조할 수 있다”며 “양자의 조화가 이 책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외부 세계 체험이 잠시 외박이 될지 오랜 기간이 될지 궁굼하다.

<문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