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과 惡

朴民宇

善없다 惡도 없다

惡없다 善도 없다

善惡은 同出
有無一言同生.

有可無 無可有 有無同生 善惡不可分 生死道天日言.

*** 노자 38장

失道而後德(실도이후덕) : 도가 없어지면 덕이 나타나고

失德而後仁(실덕이후인) : 덕이 없어지면 인이 나타나고

失仁而後義(실인이후의) : 인이 없어지면 의가 나타나고

失義而後禮(실의이후례) : 의가 없어지면 예가 나타난다.

水 源 客

朴民宇

마침 비가 내려서 오늘은 水의 근원을 찾으러 나섰다.

흐르는 水의 根源을 찾으려 깊은 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水의 근원이 아니었다.

水는 구름을 타고 神壇樹 아래 옛터로 내려왔다.
五加의 우두머리는 팔백 무리를 이끌고  波奈留에서 天海의 동쪽으로 흘러 十二國 朝鮮의 深山幽谷에 이르니 비로소 山川樹木은 活生하더라.

나그네 쉴 곳은 찾지 못하였다.

水 源 客 / 題 2 

朴民宇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

사람의 발자국 따라 한없이 걷다가 굽이굽이 깊은 산골짜기에 이르렀으나 그곳은 길의 근원이 아니었다.

길은 波奈留에 내려 桓因氏의 나라에서 남북 5만 리, 동서 2만 리에 이르렀다.
풍백(風伯) 석제라(釋提羅), 운사(雲師) 육약비, 우사(雨師) 왕금영(王錦營)이 환인씨(桓因氏)의 뜻을 받들어 길을 닦으니 비로소 朝鮮은 道의 나라가 되었다.

물의 근원을 찾아 떠난 나그네, 길 위에 서 있다.

水 源 客 / 題 3

朴民宇

水의 근원을 찾아 떠난 나그네,
波奈留에서 삼백예순여섯 계곡을 지나 땅끝까지 왔으나 그 근원은 찾을 수 없었다.

水는 길처럼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水에서 태어났고 길은 먼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날은 大羅天 玉皇壬 청학을 타고 天海의 동쪽으로 와서,
天付印 큰 뜻 넓게 펴시고 主穀 主命 主病 主刑 主善惡하고,
삼백예순여섯 가지 사람의 일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리라.

終

중이 미워 2

중중중 따따중
나는 중이 그리워서

중중 따따중
중보고 산다

중이면 중이지
중담기 어려워.
 

中中中 地地中
나는 중이 그리워서

中中 地地中
중보고 산다

中裏面 中理智
중담기 어려워.

빛과 소금

朴民宇

바다여 소금이 되려 하네
가슴 가득히 풍요로움을 안고

지구 일곱 바퀴 반을 돌아
우정을 위하여 기꺼이 소금이 되어야 하네

土약볕 아래 소금이 온다.

쓰레질에 지리는 소금들이 쌓여가면서
8월의 강렬한 햇볕이 올해는 소금 풍년을 알리네

아무도 오지 마라,

시어머니 혼자 쓰레 잡고
지구 일곱 바퀴 반을 돌아
우정을 위하여 기꺼이 소금을 친다.

파랑새

朴民宇

나의 일상에 맛있는 것들, 나는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엄마 졸라 대며 동전 한 닢 얻어 비행기 모양 비스킷을 맛있게 사서 먹었던 나의 어린 시절부터 나 스스로 모든 일상을 헤쳐나가는 참 비루한 지금까지, 여러 맛있는 것을 섭렵하면서...

지금은 맛의 한계를 넘어 그 의미도 모르는 세속의 맛들 속에 어머니 젖 맛도 잊어버렸고, 단지 썩은 내 나는 술과 담배의 맛을 즐기며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막걸리,
그 속에는 쌀가루가 익어서 효모와 뒤엉켜 군내를 풍기며 내 골속에 들어와,
미안하지만 어제 당신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무효로 돌리는 것이 어찌 효모의 할 짓 인가,
기억하는 것이라면 안주라 불리던 매운맛 나는 나막스의 붉은빛뿐.

담배,
그 자욱한 연기를 누군가와 공유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지도 않았으면서,
줄을 대 피어대던 그 밤이 부끄럽다.

맛있는 것은 나만의 착각, 나는 어느 결엔가 지구의 한구석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어머니의 젖 맛을 생각하며 찌루찌루의 파랑새처럼 창문을 열고 너를 찾는다.

중이 미워

朴民宇

중중중 까까중
나는 중이 미우면서

중중 까까중
중이 부러워

중이면 중이지
중담기 어려워.

中中中 覺覺中
나는 중이 미우면서

中中 覺覺中
중이 부러워

中裏面 中理智
중담기 어려워.

*중담기=중담그기,  장담기=장담그기 

피막(皮膜)

朴民宇

내가 나의 껍질을 벗기고자
내가 나의 껍질을 벗기고

내가 나의 껍질을 벗기고자
내가 나의 껍질을 벗는다.

벗으면 새가 되고
벗기면 쇠가 된다

홀로된 일에 골몰하니
사람이 그립다. 

적막(寂寞)

朴民宇

넓은 세상
사람 없는 세상

서로 웃고
사랑하며 살자

살다 보면 
사랑 맛 새콤달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