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한편의 詩...

   
   No, 307
  2017/10/26(목)
 
떡 줄 놈 생각






떡 줄 놈 생각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고 해서 

밉다고 떡 하나 더 줬더니

미운 맘이 배가 되네.


칭찬도 많이 하면 욕이 된다고 해서

미운 놈에게 칭찬 많이 했더니

그놈이 오늘 내게 떡 사준다.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도 때려 달라고 하면 좋다고 해서 

오른쪽 뺨 맞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떡 장수 가게 문 닫았다.








       
   No, 306
  2017/10/24(화)
 
늙어가는 모습






늙어가는 모습

 




늙어가는 모습의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수백 년 물속에 뿌리내리고 

수천 년 안개가 녹아 호수를 이루었으니,

빛은 만 년 동안 그 정렴(貞廉)의 호사(豪奢)를 위해 비추었다. 


어제의 화사함도 오늘의 영화도 

매일 나처럼 늙어가는 것이리라. 


어느 날 학이 되어 날아오를 수 있다면 

물속에 비친 그 모습을 볼 것이다, 


벗겨진 살과 앙상한 몰골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새들은 집을 짓고 

보랏빛 안개는 스러진 나목(裸木)의 옛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No, 305
  2017/10/23(월)
 
노을의 사랑






노을의 사랑




사랑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뜨거울 수 있을까!


가보지 않고서야

그토록 그리워할 수 있을까!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해지는 언덕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기 때문.


나는 가리라

서편 하늘을 따라,


사랑햐였으므로 나는 참!

행복하였네라.







       
   No, 304
  2017/10/22(일)
 
쇠 금파리의 비가




 쇠 금파리의 비가



나는 파리가 되고 싶다.

나의 몸은 온통 검은색이라 

어두운 밤이면 나를 더욱 볼 수 없을 것이니 

그날 밤은 '먼로'의 침실로 가리라.


그녀가 잠들 무렵 

위스키 한 잔에 수면제를 타서 마시고 

샤넬 5번 향기를 입고 잠드는 모습을 훔쳐보리라.


어느 날 내가 파리가 되었을 때,

잠에 빠진 그녀의 모습을 보려 했으나 

너무캄캄해서 밤새 천정에 붙어 있어야만 했다.



나는 파리가 되고 싶다.

투명망토 위아래로 휘저으며 마음껏 날아다녀도 

지치지 않는 모습처럼 나도 공중부양하리라.


그날 밤은 '먼로'에게 다가가리라. 

그녀가 아침 햇살을 부딪고 막 잠에서 깨어날 때,

도톰한 입술에 입맞춤하리라.


어느 날 내가 파리가 되었을 때,

잠에 빠진 그녀는 온데간데없고,

나를 덮치는 파리채에 맞아 코에서 피가 났다.


신출귀몰 공중부양도 파리채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어디를 가나 똥파리 소리,

차라리 쇠 금파리라 불러다오.

피는 물보다 진하고,

파리의 생명은 공중부양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나비어-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




비정상

비압축

∞8∞泳

복잡한 와류, 

양력 추력 발생.


날개의 

운동력은

레실리인(resilin)

고무 단백질,

무한한 탄성력.





       
   No, 303
  2017/10/20(금)
 
반쪽 인생






  반쪽 인생





 어느 소설가의 아침은 참 꾀죄죄하다. 
누가 깨워주는 이 없으니 혼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자고 하는 사람 없으니 밥은 그냥 건너뛰고 혹시나 배고플까 봐 혈압약 한 알 입에 넣고 물 마시고 밖에 나간다. 
 인생 일 막 일장이 시작되는 아침에 자동차 시동을 걸고 무언가 분주한 듯 차를 달려가지만 갈 곳이라고는 시장 바닥에 깔아놓은 사과랑 고등어 반찬거리를 사는 것 외엔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살이다. 
 해가 중천에 올라 집에 오니 마누라 아직 기침 전이라 내가 깨우고 밤묵자 일라라 하니 배시시 눈 뜨는데, 
내 평생을 너를 사랑하며 살아온 것은 일찍이 이런 비극은 없을 것이다. 
 비극의 아침은 그렇게 끝났다. 


 달리는 자동차에 딮 퍼펄의 하이웨이스타가 울리고 귀청이 터질 것만 같은데 소설가의 인상은 부처님 얼굴이다. 
 뭔가 스트레스가 확 풀린 듯 잔뜩 비니루 빽을 가지고 집으로 오는데 막걸리 두 병과 생물 오징어 한 마리,

 
 마누라 앞에 앉혀 놓고 막걸리 마시며 놀고 있는데 세탁기 혼자 돌아가며 밤도 점점 깊어 간다.


 어느 소설가의 아침은 참 행복하다. 그것이 비록 반쪽 인생 일지라도. 







       
   No, 302
  이름: 박민우
  2017/10/14(토)
 
평광동 사과 밭 길





평광동 사과 밭 길

 

 

박 민우

 

 

 

찬바람이 불면,

 

긴 골짜기 따라가며 과수원 길에

주렁주렁 농심이 열린다.

 

키 작은 나무

넓게 뻗은 가지,

빨간 사과 터질 듯

가슴을 열었다.

 

농자여!

 

새 각시 젖무덤 같은 놈을 붙잡고

한 며칠 더 햇볕이 비춰주기를 연모하라.

 

느지막 가을 찬바람이 불면,

 

평광동 사과 낭게

봇물 터진다.

 

 

 

 

* 낭게 : ‘나무’의 古語, 경상도 말.





       
   No, 301
  2017/8/13(일)
 
오방(五方)은 술도가(酒道家)




 서대문 문학 14집 민조시 기고


  박 민우

 



  




*상고사 연구가
*환단원류사학회 회장
*제 13회 자유문학상(2014年) 민조시, 자유시 2개 부문 신인상
*저서 : 환단원류사, 환단시편 外 수 권.



오방(五方)은 술도가(酒道家) 



  박 민우


막걸리 술지게미 반(1/2)죽부인에,
발가벗긴 청주(淸酒).

고량주(高粱酒) 두강조주(杜康造酒) 소줏고리에,
목이 타는 빼갈(白酒).

포도주(葡萄酒) 오미(五味)의 피 참통에 숙성,
껍데기 맛 적주(赤酒).

흑하주(黑霞酒) 술 익을 땐 힌 아지랑이,
백하주(白霞酒)의 변신, 검은 누룩 흑주(黑酒).

곡물을 발효시켜 거칠게 내린,
종류 많은 황주(黄酒).

우리술 도가(道家)에서 술 익는 내음, 술이 술 말술이,
오방(五方)은 술도가(酒道家).



소도(蘇塗)

박 민우

소도(蘇塗)는
신성한 곳
솟대와 태양,
웅상(雄常)이 있는 곳.

실담어
소또^빠띠(stha^pati)
소도(蘇塗)라 하네,
the holy temple,
신성(神聖)한 피난처(避難處),

三神님
모신 곳.


*웅상(雄常)이란 수컷웅이 항상 높이 솟아 있다는 뜻인데, 환웅께서 항상 웅상이라는 나무에 깃들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웅상의 원래음은 솟대이며 싯담어 소또^빠띠(stha^pati) 였다. 소또^빠띠(stha^pati)의 뜻은 '신성한 곳, 피난처'라는 뜻이다.
* 蘇塗(소도). 蘇(소)[송 平]6:15. 塗(도)[똥 平]동국정운6:12. 솟대. 신성한 곳. 避難處(피난처).
*    -   I_t1.jpg , , stha^pati: 소또 빠띠. 蘇塗(소또). 神聖(신성)한 避難處(피난처). the holy temple, asylum, the sacredlter
강상원, '한자는 동이족 문자' 216쪽




       
   No, 300
  이름: 박민우
  2017/6/6(화)
 
쳐다보네



쳐다보네


박 민우


긴머리 짧은치마 키높은 구두 앞 질러가며 곁눈질로 빼꼼.
골목길 돌아서며 뒤돌아보는 내눈은 까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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