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의 최후

박 민우

강원도 산골 마을 긴 머리 소녀, 펜팔 한지 삼 년.

꽃 편지 주고받다 시집갔다네, 어느 날 갑자기.

긴 머리 뒷모습만 예쁘게 찍은, 흑백 사진 한 장.

백지로 보낸 편지 그 숨은 뜻은, 이별이라 하네.

백문이 불여일견 총각 집배원, 정이 들었나 봐. 

꽃 편지 전해주던 배달부 새끼, 우정국 도둑놈.

무릉원 가는 길
(민조시)

박 민우
 
 
긴 계곡
바람 타고
불로동까지,
꽃물살 흐른다.
 
사립문
털렁이는
과수원 길에
하얀 꽃들이,
새봄을 알린다.
 
능금골
평광에서
도동까지는
무릉원 가는 길.

*도동(道洞), 불로동(不老洞), 평광동(坪廣洞)은 대구광역시 동구 소재 지명이다. 불로동에서 평광동까지 길게 펼쳐진 도동계곡은 년중 물살이 마르지 않고 흐른다. 평광동의 사과 집단 재배 지역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남은 곳으로 그 옛날 유명했던 대구사과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당신이 더 아름다워 
(민조시)
 
 
박 민우
 
 
 
지구의
끝에 서서
발밑을 보라
수고 마이 했다.
 
 

씹다
(민조시)
 
 
박 민우
 
 
단맛의
古香은
쓴맛일까
달콤한 참외
꼭지를 씹었네.
 
 

사랑 곳불
(민조시)

박 민우

곳불든
사랑인가
열병이 났네
밤새워 애가타.

기차가 서지 않는 역사(驛舍)
(민조시)

박 민우

부엉이
슬피 우는
고모령 길은
바람도 슬프다.

역사에
홀로 남은
키 작은 비석
묘비명 되었네.

돌아올
기약 없는
기적 소리는
자장가 됐을까.

이별이 남긴 것
(민조시)

박 민우

어느덧
20년이
지났구나

낙엽 떨어진
그 길 위에서,

말띠 가이나,
울고 있었구나.

사랑의
오체투지(五體投地)
너를 보내고
나도 울었단다.

 * 오체투지(五體投地) : 부처님께 귀의하여 공경,예배하는 큰절의 형태로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최상의 존경을 표시하는 몸의 동작이며 교만과 거만을 떨쳐 버리는 가장 경건한 예법이다.

 라아(La)-무우(Mu)

  (자유시)

  박 민우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빛나는 것

 세상의 마지막 날에,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외쳤다.

 "라무(La-Mu)여 우리를 구해주소서"

 그러나 아! 슬프도다.
 어찌 이것이 아름다움을 부르는 소리인가?

  라무(La-Mu)는 하늘에 있고,
  노을 빛은 세상 모든 시름을 잊게 한다.